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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위에서/국내

통영 앞바다와 바하버(미국) 앞바다

 지난 24일 겨울 휴가길에 경남 통영을 찾았습니다. 대전에 사는 막내 여동생 이사를 도울 요량으로 갔다가 이사를 끝낸 뒤 부모님, 동생과 함께 구경갔습니다. 반나절이라는 일정에 쫓기긴 했지만 통영은 유독 추운 겨울을 지내고 봄을 기다리는 제게 큰 기쁨을 가져다 줬습니다. 지난해 여름 휴가 때 어머님이 그렇게 가고 싶어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가지 못한 곳을 반년만에 방문할 수 있었기 때문이지요.

 통영 시내와 통영 앞바다의 한려수도의 수려한 풍광을 조망할 수 있는 미륵산에 케이블카를 타고 올랐습니다. 날이 쾌청하지는 않았지만 높이 올라갈수록 눈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한려수도는 과연 허명이 아니었습니다. 한번 열린 입은 닫힐 줄 모르고 연방 감탄사를 자아냈습니다.

 미륵산 정상에서 바라본 통영 앞바다 전경(경남 통영시 한려수도 해상국립공원)

 미풍을 벗삼아 한려수도를 조망하는데, 문득 낯익은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바다에 점처럼 떠있는 섬들이 몇년 전 미국에서 본 풍경과 너무나 닮았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1년간 연수할 때인 2008년 5월말 북동부 메인주에 있는 아카디아 국립공원을 찾은 적이 있습니다. 아카디아 국립공원의 배후도시가 바하버입니다. 조그마하면서도 참 운치있는 도시입니다. 바하버 뒤편에는 해발 500미터 남짓한 캐딜락 마운틴이 있는데, 바하버 앞쪽으로 펼쳐진 섬들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나 다름없는 곳입니다. 그날따라 대기가 얼마나 청명한지, 바다빛깔은 하늘에서 푸른 물감을 떨어뜨려 놓은 듯 빛났습니다. 그 앞바다에 펼쳐진 섬들...한마디로 환상적이었습니다.

캐딜락 마운틴 정상에서 바라본 바하버 앞바다 전경(미국 메인주 아카디아 국립공원)

 그런 아름다운 모습을 통영 앞바다에서 본 것입니다. 한국의 바다 풍광이 이렇게 아름다울 줄이야...그때 어머님이 한마디 던졌습니다. 

 "한국에 좋은 곳이 얼마나 많은데, 자꾸 해외로만 나가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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