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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자 대공세와 민간인 희생자

 미국과 영국, 아프가니스탄이 중심이 된 연합군이 지난 13일부터 탈레반의 근거지인 마자르에 대한 대공세에 돌입했습니다. 당초 외신들은 사흘만에 마르자 지역 대부분을 장악했다고 전했지만 간헐적인 전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연합군 입장에서 보면 최대 복병은 탈레반이 퇴각하면서 도로 곳곳에 심어둔 급조폭발물(IED)과 치고빠지는 게릴라 전술일 겁니다. 이 때문에 미군은 9시간만에 겨우 1마일밖에 진격하지 못했다는 보도가 나옵니다. 미군 입장에서 보면 닫답하기 그지 없을 겁니다.   
  또하나 미군을 답답하게 하는 것이 있습니다. 미군이 이번 전투에서 민간인들에게 함부로 총을 겨냥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탈레반이 민간인으로 변장해 그들 속에 숨어 있을 가능성도 있지만, 설사 그렇다 하다라도 민간인들이 적대적인 행위를 하지 않으면 사격을 할 수 없도록 한 교전수칙 때문입니다. 지난해 부임한 스탠리 매크리스털 아프간 사령관이 내린 것입니다. 매크리스털 사령관은 아프간에서 궁극적인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민간인 희생을 줄이는 길이 최선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아프간 민간인 사망자는 2412명으로 아프간전 개전 이래 최대였다고 합니다. 매크리스털의 교전수칙 덕분에 그가 부임한 이후 아프간에서 민간인 사망자가 그 전보다 30%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이런 점에서 매크리스털은 현명한 사령관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민간인 희생자를 줄이는 것은 모든 전투에서 궁극적인 승리를 담보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인일 겁니다. 특히 아프간처럼 반미 감정이 두드러진 나라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연합군의 마르자 대공세도 마찬가지입니다. 대공세 이틀만에 발생한 미군의 오폭으로 민간인 12명이 사망하자 매크리스털 사령관이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에게 즉각 사죄하고 진상이 규명될 때가지 오폭을 낳은 로켓발사기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마르자 지역에서 탈레반을 내쫓는 것만 아니라 아프간 정부 이식을 원하는 연합군으로서는 민간인 희생을 줄이는 것이 이번 작전의 첫번째 과제이자, 최종 과제입니다. 지역 주민들로부터 환심을 사지 못하면 전쟁에서의 승리도, 아프간 정부 이식이라는 목표도 달성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과거 역사가 이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