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전체 사망자의 17%인 160만명이 공해로 죽는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은 스모그 및 미세먼지 퇴치에 기발한 방법을 동원해왔다. 2014년 3월 중국은 스모그 제거용 드론(무인기) 개발에 성공했다. 대기로 화학물질을 분사시켜 스모그 입자와 반응하게 한 뒤 오염물질을 얼려 지상으로 떨어뜨리는 방법이다. 700㎏의 화학물질을 탑재해 반경 5㎞ 범위에 살포할 수 있다. 그해 7월 허베이(河北)성 장자커우(張家口)시에서는 ‘안개 포탄’이라는 다기능 정화차량이 등장했다. 이 차량은 상공을 향해 수증 안개를 발사할 수 있는 분사시스템을 탑재해 수증 안개를 100m 밖, 60m 높이까지 쏘아올려 스모그를 제어할 수 있다고 한다. 지난해 9월29일 베이징에서 새 기술이 선보였다. ‘스모그프리타워’다. 높이 7m짜리 대형 옥외 공기청정기다. 이온기술을 이용해 스모그·미세먼지를 흡수해 정화한 뒤 내보내는 방식이다. 시간당 3만㎥를 처리할 수 있고,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의 75%를 흡수할 수 있다고 한다. 필터 가격이 고가이며, 소음이 심하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걸러진 오염물질을 압축해 얻은 탄소물질을 가공, 반지나 귀걸이 등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을 생산해 소비자에게 팔아 더 많은 타워를 만드는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 타워는 1년 전 네덜란드 로테르담시에 처음 등장했다. 네덜란드 예술가이자 발명가인 단 로세하르데가 개발했으며, 베이징 것도 그가 설치했다. 과거의 방법이 그랬듯 스모그프리타워의 효과는 크지 않았다. 시행 50일을 맞아 측정한 결과를 보면 타워 주변의 공기조차 정화시키지 못했다. 그래서 ‘스모그경계타워’로 이름이 바뀌었다. 개발자 측은 미세먼지 해결책은 아니지만 경각심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미세먼지 대책의 하나로 스모그프리타워를 시범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미세먼지 대응을 개인에게 맡긴 상황에서 관심을 끌 순 있겠지만 효과나 예산 등을 감안하면 현실성이 전혀 없다. 오죽하면 문재인 후보 측이 MB 정부의 ‘로봇물고기 사기극’에 비유했겠는가. 스모그프리타워는 다이아몬드를 만들어낼 수는 있지만 폐를 보호하는 데는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