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무기가 쓴 칼럼/정동탑

정동탑3/굿바이 럼즈펠드 그의 입에서 닳고 닳은 주제들이 거침없이 쏟아져나왔다. 북한 전력난, 이라크 저항세력의 언론전략과 미국 언론의 이라크전 보도에 대한 불만 등등. 그도 그럴 것이 취임 이후 약 6년 동안 병사들과 얼굴을 마주하는 이 자리가 벌써 42번째다. 이골이 날 만도 했다.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말도 나왔고, 조지 워싱턴 미국 초대 대통령도 등장했다. 1970년대 유럽공산주의에 대한 상세한 설명도 곁들여졌다. 그리고 그의 결론은 “이라크전은 성공할 것”이었다. 지난 8일 퇴임을 열흘 앞두고 미국 펜타곤에서 진행된 도널드 럼즈펠드 고별회에 대한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의 보도 내용이다. 기자는 거침없으면서 냉정함을 잃지 않는 그의 모습이 유감없이 발휘된 자리로 묘사하면서 ‘럼즈펠드 쇼의 마지막 무대’가 될 수도 있다.. 더보기
정동탑2/새로운 전쟁법칙 '관타나모' 쿠바 안 관타나모 미 해군 기지를 무대로 한 영화 ‘어 퓨 굿맨’(1992)이 다룬 것은 군대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폭력이었다. 이는 적어도 ‘미국의 문제’였다. 9·11 이후 ‘테러와의 전쟁’으로 관타나모는 테러 교관, 폭탄제조자, 자살폭탄테러범 등 알카에다 요원들을 감금, 불법 고문과 인권침해를 자행한 악명높은 수용소의 대명사가 되면서 ‘국제적인 문제’가 됐다. 9·11 이전에 익숙지 않던 ‘불법 전투원’ ‘수감자’ ‘계약자’와 같은 용어도 관타나모에서 비롯됐다. 용어만이 아니다. 전쟁의 새로운 법칙도 이곳에서 생겨났다. 스웨덴의 영화감독 에릭 간디니가 지난해 발표한 다큐멘터리 영화 ‘관타나모-전쟁의 새로운 법칙’은 이를 잘 보여준다. 영화에 따르면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002년 2월7일 서명한 .. 더보기
정동탑1/현장기자 피스크를 위하여 저렴한 요금의 국제전화가 없을까? 23일은 미국의 일간 ‘뉴욕타임스’의 저명한 칼럼니스트이자 세계화의 전도사로 이름 높은 토머스 프리드먼(53)이 생애 첫 기사를 쓴 지 30년이 되는 날이다. 중동 전문기자가 되기 위해 언론계에 몸담아 그 꿈을 이룬 프리드먼은 결코 이 날을 잊지 못할 것이다. 프리드먼은 첫 저서인 ‘베이루트에서 예루살렘까지’(1989) 서문은 물론 책 말미 ‘감사의 글’에서조차 이 사실을 자랑스럽게 언급했다. 지난 14일 휴전으로 포성이 멈춘 이스라엘와 헤즈볼라 분쟁사태는 두 기자를 떠올리게 했다. 프리드먼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중동특파원 로버트 피스크(60)이다. 두 사람 모두 당대 최고의 중동 전문기자로 꼽힌다. 프리드먼이 받은 3번의 퓰리처상 가운데 2번이 중동 관련 기사였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