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오는 21일부터 수도권 유치원과 초·중·고교에서 등교수업을 재개한다고 15일 밝혔다. 이에 따라 추석연휴 특별방역 기간이 종료되는 다음달 11일까지 유치원과 초·중교는 전체 학생의 3분의 1 이내, 고교는 3분의 2 이내 범위 안에서 등교할 수 있게 된다. 등교수업은 지난달 26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물리적(사회적) 거리 두기가 ‘2.5단계’로 강화돼 전면 원격수업에 들어간 지 약 4주 만이다. 사실상 2학기 개학일인 등교에 맞춰 교육당국과 학교는 방역과 수업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
등교수업은 청소년의 행동 및 정서 발달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3일째 1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조기 종식 가능성도 희박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등교수업의 조기 정착을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오히려 전면 원격수업이 도입된 지난 4월9일 이후 학교 폐쇄-간헐적 등교-학교 폐쇄라는 패턴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학생들로서는 학교 대신 원격수업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원격수업이 코로나19 시대 교육의 ‘뉴 노멀’이 된 지 오래다. 하지만 여전히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 수업 방식만 온라인으로 바뀌었을 뿐 기존 방식대로 짜인 시간표에 맞춰 동영상 강의를 수강하거나, 동영상 강의를 틀어놓고 다른 과목이나 학원수업을 듣는 등 부작용이 드러났다. 그런가 하면 부모의 경제력 차이에 따른 학습 격차의 심화라는 문제점도 노출시켰다. 그동안 교육당국은 2학기 들어 실시간 수업을 도입하는 등 초기 문제점을 개선해왔다. 하지만 원격수업의 질을 높이고, 학습 격차를 해소하는 일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최대 과제로 남아 있다.
교육부는 이날 원격수업의 질 향상을 위한 개선책도 내놨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실시간 쌍방향 화상수업 실시, 콘텐츠 활용 수업 시 실시간 채팅 등을 통한 피드백 활성화, 실시간 조·종례 실시 등이다. 동시에 모든 교실의 무선 인터넷 환경 조성과 노후 기자재 20만대 교체 방안도 제시했다. 쌍방향 수업과 교사·학생 간 소통 강화, 교육 장비로 인한 차별 개선은 원격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한 기본 대책이다. 코로나19 사태는 향후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변수다. 그 어떤 것보다 교육의 역할이 더 중요한 시기다. 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한 교육당국의 노력은 더 강화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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