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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자 대공세와 민간인 희생자 미국과 영국, 아프가니스탄이 중심이 된 연합군이 지난 13일부터 탈레반의 근거지인 마자르에 대한 대공세에 돌입했습니다. 당초 외신들은 사흘만에 마르자 지역 대부분을 장악했다고 전했지만 간헐적인 전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연합군 입장에서 보면 최대 복병은 탈레반이 퇴각하면서 도로 곳곳에 심어둔 급조폭발물(IED)과 치고빠지는 게릴라 전술일 겁니다. 이 때문에 미군은 9시간만에 겨우 1마일밖에 진격하지 못했다는 보도가 나옵니다. 미군 입장에서 보면 닫답하기 그지 없을 겁니다. 또하나 미군을 답답하게 하는 것이 있습니다. 미군이 이번 전투에서 민간인들에게 함부로 총을 겨냥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탈레반이 민간인으로 변장해 그들 속에 숨어 있을 가능성도 있지만, 설사 그렇다 하다라도 민간인들이 적대적인 행위를 .. 더보기
마감후2/모든 것은 오바마에 달렸다 지난달 19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연방 상원의원 특별선거에서 민주당은 공화당에 패했다. 매사추세츠주는 공화당이 1972년 이래 상원선거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한 민주당의 ‘아성 중 아성’이었다. 그런 곳에서 패했으니 민주당으로서는 좌불안석일 터이다. 민주당이 잃은 것은 연방 상원의원 ‘1석’만이 아니다. 정국 주도권을 빼앗겼다. 당장 상원에서 ‘슈퍼 60석’이 붕괴되면서 보건의료개혁 논의는 중단됐다. 오바마의 개혁은 빛바랠 위기에 놓였고, 그의 재선 가도에도 ‘빨간불’이 커졌다.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평범한 재선 대통령보다는 좋은 단임 대통령이 되겠다”는 다짐은 빈말이 아니다. 민주당의 앞날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중간선거가 ‘발등의 불’이다. 하지만 ‘1994년의 악몽’이 유령처럼 주위를 .. 더보기
예멘 알카에다 손보기 ‘미국의 고민’ (2010 01/19ㅣ위클리경향 859호)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 발생한 미국 디트로이트행 여객기 테러 기도 사건을 계기로 예멘이 ‘극단주의자들의 온상’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사건 용의자인 우마르 파루크 압둘무탈라브(23. 왼쪽사진)는 나이지리아 출신이지만 예멘에서 활동하는 아라비아반도 알카에다(AQAP)로부터 테러 훈련을 받은 데다 이번 사건 배후에 AQAP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 이후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예멘을 국제적인 위협국으로 언급하는 등 예멘에 직접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예멘 정부는 미국의 도움을 받아 알카에다 소탕전을 강화하고 있다. 최대 관심거리는 과연 미국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이어 ‘테러와의 전쟁’ 명분을 내세워 예멘에 직접 군사적으로 개입할지 여부다. 오는 27일 영국 런.. 더보기
마감후1/아프간전은 정당한 전쟁인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노벨평화상 수락연설을 통해 ‘정당한 전쟁(just war)’이라는 화두를 꺼냈다. 앞서 오바마가 3만명 증파를 핵심으로 하는 새 아프가니스탄 전략을 밝힌 터여서 곧바로 ‘아프간 전쟁은 정당한 전쟁인가’ 하는 논란을 낳았다. 오바마는 노벨상 수상연설에서 “전쟁은 특정 조건이 맞아야만 정당화될 수 있다”며 세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최후의 자위 수단일 경우, 군사력이 비례적으로 사용될 경우, 민간인들을 폭력으로부터 보호할 경우다. 그러나 “우리는 대부분의 역사에서 정당한 전쟁을 거의 보지 못했다”고 했다. 오바마가 정당한 전쟁 논리를 꺼낸 의도는 명백하다. 아프간 전쟁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오바마는 이를 위해 비폭력주의자인 간디와 마틴 루터 킹마저 배격한다. .. 더보기
9·11 테러 주모자 ‘세기의 재판’ (2009 12/01ㅣ위클리경향 852호) 9·11 테러 주모자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44)와 공모자 4명에 대한 민간재판이 미국을 뒤흔들고 있다. 민주당과 공화당 간, 유가족과 시민들 간의 열띤 찬반 논란은 물론 내년 중간선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미 정가의 핵폭탄’이 될 것이라는 분석마저 나온다. 에릭 홀더 미 법무장관이 지난 11월13일 모하메드를 비롯한 5명의 테러 용의자들을 관타나모 수용소 내 군사법정이 아닌 뉴욕 맨해튼의 연방법원에서 재판을 받도록 하자 온 미국이 들끓고 있다. 홀더 장관의 발표는 약 3000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미국의 국가안보에 심대한 위협을 준 테러 용의자를 군사법정이 아닌 민간법정에서 다루는 것이 적절한가를 둘러싼 찬반 논란을 낳고 있다. 그러나 이번 재판은 찬반 논란과 별도로 고문에 의한 자백이 증거로 채택되.. 더보기
정동탑13/노벨평화상과 즐거운 상상 한 번 상상해보자. 버락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이 되지 않았다면 올해 노벨평화상을 받을 수 있었을까. 반대로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미 대통령이 됐다면 노벨평화상 수상이 가능했을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핵개발을 중단한다고 발표하면 노벨평화상을 받을 수 있을까. 오바마가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지 열흘이 지났지만 그의 수상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비판론자들 주장의 핵심은 ‘시기상조론’이다. 대통령 재임기간이 1년도 되지 않아 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그의 업적 평가에 대한 불만이 깔려 있음은 물론이다. 미 정가에서도 왈가왈부 중이다. 공화당 쪽에서는 그가 이뤄낸 성과보다 그의 스타 파워의 반영물이라고 주장한다. 민주당에서는 전쟁 중인 대통령은 평.. 더보기
미국 로비스트 ‘물 만난 고기’ (2009 10/27ㅣ위클리경향 847호) 미국 상원 재무위원회에서 보건의료 개혁법안이 표결에 부쳐지기 하루 전인 지난 10월12일 워싱턴 정가는 미국 의료보험 업계를 대표하는 최대 로비단체의 깜짝 보고서로 하루종일 술렁였다. 1300여 개 의료보험사의 권익옹호단체인 미국의료보험계획(AHIP)이 발표한 보고서는 의료보험 미가입자에 대한 벌금과 의보비용 인상률이 커질 것이라는 회색빛 전망이 핵심이다. 카렌 이그냐니 AHIP 회장은 “의보 가입 의무화를 어길 경우 벌금은 4인가족 기준으로 연간 최고 3800달러가 될 것이며, 앞으로 10년간 보험료 인상률이 18%에 이른다”고 밝혔다. AHIP 측은 다국적 회계컨설팅 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의 연구 결과를 인용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의료보험 업계 최대 로비단체인 미국의료보험계획(AHIP)의 카렌 .. 더보기
정동탑12/이란 아프간 대선과 미 이중잣대 1년 전 국제문제 전문지 포린폴리시(9·10월호)는 미국 대외정책의 이중잣대(double standard) 가운데 걱정되는 것이 무엇인지 독자들에게 물었다. 다양한 답변 가운데 ‘민주선거를 권장하면서도 싫어하는 나라의 경우 결과를 인정하지 않기’ ‘민주주의와 자유를 강조하며 독재정권 지지하기’ 등 선거 관련 내용이 눈길을 끌었다. 전자의 대표적 사례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선거와 하마스가 언급됐다. 고개가 끄덕여졌다. 팔레스타인 양대 정파 가운데 강경파인 하마스가 2006년 선거에서 온건파인 파타에 승리를 거뒀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를 인정하지 않아 급기야 지난 겨울 전쟁까지 치렀으니 말이다. 선거를 바라보는 미국의 이중잣대는 여전하다. 최근 두 달여 시차를 두고 치러진 이란과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선거가 .. 더보기
오바마 미국서 태어난 거 맞다고요(2009 08/18ㅣ위클리경향 838호) 미국은 정치 음모론이 끊이지 않는 나라다. 대표적인 음모론이 인류의 달 착륙은 거짓이라는 주장이다. 달 착륙 40주년을 맞은 지난 7월 이 음모론은 미국에서 다시 한 번 달아올랐다. 비밀결사대로 불리는 프리메이슨이 1700년대 후반에 국가를 장악하기 위해 조지 워싱턴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다는 것에서 시작된 정치 음모론은 소수 극단주의자들의 행동으로 치부돼 왔지만 끈질긴 생명력을 과시하고 있다. 미국 신문 (CSM)는 인류의 달 착륙 거짓설을 포함해 △린든 존슨과 쿠바·마피아의 존 F 케네디 암살 배후설 △9·11 테러의 미국 정부 배후설 △뉴멕시코주 로스웰에 불시착한 미확인비행물체의 미국 정부 은폐설 △에이즈는 중앙정보국이 동성애자와 흑인을 죽이기 위해 개발한 전염병설 등을 5대 정치 음모론으로 꼽았다. .. 더보기
정동탑11/역사는 과연 진보하는가 지난 한 달 동안 지구촌에서는 굵직한 사건들이 잇따랐다. 이란 대선 불복시위(6월12일), 온두라스 쿠데타(6월28일),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유혈참사(7월5일) 등이다. 세 사건의 공통점을 찾기는 쉽지 않다. 굳이 들자면 모두 반(反) 서방국가라는 점 정도일 듯하다. 그럼에도 마치 한 몸에서 나온 돌연변이처럼 비슷하다는 착각이 든다. 그래선지 사건을 바라보는 마음도 편치 않다. 무엇보다도 ‘역사는 진보한다’는 명제에 의문부호를 붙여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진행형인 이 사건들이 함축하고 있는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향후 역사는 이 사건들을 어떻게 규정할까. 이란의 대선 불복시위 열기는 한 달이 지나면서 시들고 있다. 불씨마저 꺼진 것이 아닌가라는 분석도 나온다. 초기만 해도 테헤란 도심을 가득 메운 인파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