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이름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김봉룡, 유치진, 유치환, 전혁림, 윤이상, 정윤주, 김상옥, 김용익, 김춘수, 박경리, 이한우, 주평, 김형근, 김성수, 심문섭
경향신문 3월16일자 인물면에 소설가 강석경씨와 유익서씨가 박경리 선생의 친필원고를 통영시에 기증했다는 소식과, 17일자 트래블 면에 소개된 통영을 보고 문득 지난달 말 겨울 휴가 차 방문했던 통영의 인상적인 한 장소가 떠올랐습니다.
통영의 전통음식으로 불리는 해물뚝배기를 전문적으로 파는 '항남뚝배기'라는 음식점입니다. 같이 간 동생 말로는 통영을 찾는 관광객에게는 입소문을 통해 제법 알려진 곳이라고 합니다. 입구 간판에 씌인 '원조통영전통 해물뚝배기'라는 글자에서 한편으로는 상술을, 한편으로는 주인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느 음식점과 같겠거니 하고 들어가 자리에 앉았는데, 갑자기 저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이 있었습니다. 한쪽 벽면을 가득 메운 눈에 익은 얼굴 사진들이었습니다. 글머리에 열거한 사람들입니다. 얼굴사진과 함께 간단한 약력도 담겨있었습니다.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사진과 약력 위엔 제가 던진 질문의 해답이 씌여있었습니다.
'통영을 빛낸 예술가들'
일단 놀라움을 감추고 "음식점에 웬 예술가들의 초상이람" 하는 '덤덤함반, 호기심반'으로 다가갔습니다. 찬찬히 살펴보면서 다시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통영 출신 예술가들이 이렇게 많았나" 하는 저의 무지가 여지 없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김춘수나 박경리 같이 이름난 분이 통영 출신인줄은 몰랐습니다.
한편으로는 음식점 주인의 통영을 사랑하는 마음과 자부심이 느껴졌습니다.
같이 간 부모님과 해물뚝배기를 맛있게 먹으면서 '한국의 나폴리'로 불리는 통영 풍광의 아름다움 속에 깃들어 있는 내적 정신의 풍요로움과 이 고장 주민들의 자부심을 덤으로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사족을 달자면, 식사를 하고 나온 뒤 본 음식점 벽에 붙어있는 '점포전세'라는 글자가 기분 좋은 마음을 조금 가라앉히더군요. "장사가 되지 않아 세를 내놓은 것인가"라는 생각이 미쳤지만, 안타깝게도 주인(사진에 나온 분)에게 물어보지 못했습니다.
언젠가 다시 통영을 찾았을 때 옛날 모습 그대로 만날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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