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에 대통령이 된 이는 시어도어 루스벨트였다. 1901년 9월 전임자 윌리엄 매킨리 대통령이 암살되자 부통령이던 그가 직을 이어받았다. 만 42세였다. 1904년 대선에서 당선된 그는 선출된 사례로도 미 대통령 가운데 2번째로 어렸다. 선출된 최연소 대통령은 만 43세의 존 F 케네디다. 현재 국가 지도자 가운데 가장 어린 이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다. 1982~84년생으로 알려진 김정은은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후 최고지도자가 됐으니 당시 20대 후반~30대 초반이었다.
독재국가나 세습왕국에서는 김정은보다 어릴 때 승계한 이가 제법 있다. 아버지 ‘파파 독’(프랑수아 두발리에)이 사망하자 대통령직을 이어받은 아이티의 독재자 ‘베이비 독’(장 클로드 두발리에 대통령·사망)은 19세에 대통령이 됐다. 스와질란드 국왕 음스와티 3세(49)는 1986년 18세 나이로 즉위했다. 부탄 국왕(37)은 26세에 왕위를 계승했다.
프랑스에서 30대 대통령의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주인공은 지난 23일 치러진 대통령선거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중도정당 ‘앙마르슈(전진!)’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로 39세다. 여론조사 결과 그는 다음달 7일 치러질 결선투표에서 극우정당 민족전선의 마린 르펜 후보를 누를 것으로 점쳐진다. 그럴 경우 현대 프랑스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이자 서방 주요국 가운데 가장 젊은 지도자가 탄생하게 된다. 마크롱은 유럽연합(EU) 내 경쟁자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63)나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61)보다 20살 이상 젊다. 현재 EU 내 최연소 지도자는 2015년 43세에 대통령이 된 폴란드의 안제이 두다(45)다.
프랑스 역사상 30대에 최고 지도자에 오른 유명인으로는 나폴레옹이 있다. 프랑스혁명 후 1804년 제1제정 때 황제가 된 나폴레옹의 나이는 만 35세였다. 마크롱을 나폴레옹과 비교할 수는 없다. 다만 나폴레옹의 등장이 시대의 산물이었듯 마크롱의 부상도 그러하다. 프랑스의 좌우를 대표하는 기존 정당은 국민들의 바람에 부응하지 못했다. 그가 4선에 도전하는 메르켈 독일 총리나 ‘럭비공’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어떻게 맞설지 벌써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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