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밟고 있는 땅이 폭우로 인해 갑자기 폭삭 꺼진다면 어떨까. 그것도 지름 20미터, 깊이 30미터나 되는 거대한 구멍이라면 말이다. 거짓말 같은 일이 중미 과테말라에서 지난달 29일에 일어났다.
3일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 등에 따르면 이 지역 올해 첫 열대성 폭풍인 ‘애거사’가 지나간 후 수도 과테말라 시티 시내에 미스터리 구멍(sinkhole)이 생겼다. 현장 사진은 조작한 것이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둥글고 깊다. 그 위에 있던 3층짜리 의류공장은 지하 구덩이 속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다행인 점은 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뒤에 발생해 피해자가 한 명도 없다는 것이다. 특이한 것은 이 같은 일이 과테말라에서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3년 전 2007년에도 이 곳에서 15블록 떨어진 곳에서 똑같은 일이 일어났다. 당시 깊이 100미터 거대한 구멍은 3명의 인명과 가옥 수 채를 삼켰다.
거대한 구멍은 도대체 어떻게 생긴 것일까. 원인 규명에 나선 과학자들은 일단 지진에 따른 단층에 의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과테말라 당국은 낡은 하수도가 지반을 침식해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알바로 아르주 과테말라 시티 시장은 “36년된 낡은 하수도와 관련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현지 신문 21세기가 전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땅이 꺼져 생긴 구멍은 물에 약한 석회암 지반에서 종종 일어나는 현상이다. 석회암이 용해되면서 거대한 구멍이 생기며, 땅을 지탱할 만한 것이 없으면 붕괴돼 큰 구멍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USGS의 지하수 전문 수문학자 마크 카스마렉은 이 구멍이 오랜 전부터 존재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지하 구멍을 덮고 있는 지표면이 시간이 지나 위태로운 상태가 되면 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3년전에 생긴 거대한 구멍은 현재 메워져 안전하다고 과테말라 당국은 밝혔다.
*더 많은 관련사진을 보려면 다음 사이트를 클릭하세요.사진출처는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6월3일자
http://www.csmonitor.com/CSM-Photo-Galleries/In-Pictures/Guatemala-sinkho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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