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5일 오전 자강도 일대에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올해 처음이자 지난해 10월19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 이후 78일 만의 무력시위다. 더구나 이번 발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철도 복원을 위한 동해선 착공식에 참석하기 직전 이뤄졌다. 북·미 협상이 지지부진한 데다 남측에 새 정부가 들어서는 과정이어서 한반도 정세가 불안해지고 있다. 북한의 긴장 조성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그 내용이나 시기로 볼 때 매우 부적절한 군사행동이다. 북한이 이날 발사한 것이 합참의 추정대로 탄도미사일이 맞다면 그 자체로 유엔 제재 결의 위반이다. 북한은 지난해 1월 당대회에서 국방력 강화 5개년 계획을 천명한 뒤 1월22일 순항미사일 2발 발사를 시작으로 10월19일 신형 SLBM까지 지난해에만 8차례 시험 발사를 했다. 제재 위반인 탄도미사일 발사는 피하려는 노력도 보였다. 그런데 이번에 새해 벽두부터 탄도미사일을 쏘았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한반도 주변 정세를 불안하게 하는 변수들도 나타나고 있다. 먼저 북·미관계는 개선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북핵 해결과 관계 개선을 뒤로 미루는 전략적 인내로 다시 돌아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도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국방력 강화 기조를 재강조하면서 대외 정책에 대해서는 따로 밝히지 않았다. 모호성 유지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좋은 징조가 아닌 점은 분명하다. .
이번 미사일 발사는 남북협력을 통해 대화를 복원하려는 남측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강원 고성군 제진역에서 열린 동해선 강릉~제진 구간 착공식에 참석했다. 부산에서 두만강까지 남북철도를 잇는, 2018년 판문점선언에서 남북이 동해선 및 경의선 연결사업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이런 의미 있는 행사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빛이 바랬다.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도발로 규정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도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근본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대화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대화 복원 의지와 함께 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뜻이다. 북한이 무력시위로 얻을 것은 없다. 추가 도발을 멈추고 대화를 통한 관계 개선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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