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하에 신형 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7일 보도했다. 북한은 이어 “전술핵운용의 효과성과 화력임무 다각화를 강화하는 데서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고 밝혔다. 군당국은 이번 유도무기의 비행거리가 짧아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 축소형인 것으로 추정했다.
올 들어 13번째 무력시위인 이번 발사에는 이전과 다른 특징이 있다. 앞선 12번의 발사체보다 거리가 짧은 유도무기를 쐈는데, 타격 대상을 한반도 내 그것도 남측의 전방지역으로 제한하고 있다. 특히 조선중앙통신이 ‘전술핵 강화’가 이번 발사의 의의라며 김 위원장이 ‘핵전투 무력’ 강화 지침을 줬다고 소개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번 단거리 전술유도 무기가 소형 핵탄두를 탑재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어서다. 이달 초 유사시 남측에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협박한 데 이어 또다시 신형 유도무기에 전술핵무기를 실어 운용할 수 있다고 위협한 것이다. 또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확보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단거리 미사일에서 ICBM에까지 핵탄두를 탑재하기 위해 소형 핵탄두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매우 우려스러운 변화이다.
한·미가 18일부터 9일간 일정으로 상반기 연합훈련에 들어간다. 북한이 이를 또 다른 도발의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 오는 25일은 북한 인민군 창설 90주년이고, 내달 10일에는 윤석열 당선인이 취임식을 치른다. 북한이 군사적 긴장을 한층 높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인민군 창건 9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새 무기를 선보인 뒤 7차 핵실험과 신형 다탄두 ICBM이나 소형 탄두를 갖춘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도발이 예상된다. 어느 때보다 한반도 상황 관리가 절실하다. 당장 북한의 대남 전술핵 위협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군당국은 대북 경계태세를 완비하는 한편 신형 유도무기에 대한 정밀분석을 통해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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