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39세의 프랑스 정치 신예 에마뉘엘 마크롱이 7일 치러진 대선 결선투표에서 새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의 당선이 프랑스는 물론 유럽과 전 세계에 던지는 메시지는 결코 작지 않다. 그의 승리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경종이자 새로운 정치에 대한 희망의 근거가 될 수 있어서다.
원내 의석이 하나도 없는 신생 정당의 후보가 창당 1년 만에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주요 서방국가에서는 유례가 없는 일이다. 기존 정치문법을 깨뜨린 그의 승리는 기존 정치권의 무능과 부패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회당 정부는 경제를 살리고 국민을 통합하는 데 실패했고, 애초 당선이 유력했던 제1야당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 후보는 부패 혐의로 스스로 몰락했다. 그 결과 1958년 제5공화국 출범 이후 사회·공화 양당은 처음으로 대선후보가 결선에 진출하지 못하는 치욕을 당했다. 마크롱은 그 틈을 파고들어 승리를 이뤄냈다. 물론 그의 승리 요인에는 극우 포퓰리즘 정권의 출몰을 반대한 프랑스 국민들의 지혜도 있다. 무능·부패 정권은 결코 두번 다시 선택받을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보여준 좋은 예다.
마크롱의 새로운 정치의 핵심은 중도주의다. 그는 법인세 인하, 복지 및 공공 일자리 축소 등 우파 정책은 물론 이민과 하나의 유럽을 존중하는 좌파 정책을 아우르며 프랑스 국민들의 마음속으로 파고들었다. ‘프랑스판 제3의 길’로도 불리는 그의 중도주의가 프랑스 현실 정치에서 실현될지는 불투명하다. 오랜 정치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정책이라기보다는 시대적 산물이라는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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