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국내 신규 확진자는 18일 0시 기준으로 93명 늘어나 나흘 연속 두 자릿수를 유지했다. 대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이날 추가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했지만 국내 상황은 뚜렷한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대신 조금씩 늘어나는 해외 유입 확진자를 눈여겨봐야 한다. 이날 0시 현재 해외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확진자는 65명이다. 하루 전보다 2명 늘어났다. 그중 유럽발 확진자(32명)가 중국(16명)보다 두 배 많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유럽이 중국을 넘어 새로운 코로나19의 주무대로 떠오르고 있는 데 따른 현상이다. 유럽발 입국자를 철저히 관리하지 못할 경우 국내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될 수 있음을 뜻한다. 정부가 코로나19 역유입 차단에 각별히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이유다.
정부가 중국과 이탈리아, 이란 등을 대상으로 실시해 온 특별입국절차를 19일 0시부터 전 세계 국가에서 입국하는 모든 내·외국인으로 확대한 것은 적절하고도 바람직해 보인다. 하루 약 1만3000명에 이르는 입국자를 일대일 발열 검사, 특별검역신고서 제출, 개인 연락처 확인, 모바일 자가진단앱 설치 등을 통해 통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해외 유입 추정 확진자 65명 중 공항 검역에서 걸러진 숫자는 11명에 불과하다. 기존 특별관리 대상자 중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도 10% 정도 된다고 한다. 입국자에 대한 철저한 사후 관리를 통해 추가 확산을 막도록 관련 당국은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해외로부터 역유입 차단 못지않게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 재외국민과 여행객들에 대한 안전이다. 이날 오전 9시 현재 국적을 불문하고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는 나라는 48개국에 이른다. 전면 입국 금지국은 시간이 갈수록 늘어날 수밖에 없다. 최악의 경우 항공편이 없어 귀국하고 싶어도 못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실제 남미 페루에는 한국인 관광객 150명의 발이 묶여 있다.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의 온상이 된 이탈리아의 교민들은 귀국 전세기 수요조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필리핀 정부는 루손섬 봉쇄 후 72시간(19일 자정까지)만 외국인의 출입국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전격 철회했지만 아직 안심할 수 없다. 정부는 재외국민 보호를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영사 업무 지원을 최대한 확대해 불편을 덜어주는 것은 물론 임시 항공편 마련 등 귀국 방안을 찾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한다. 기존 여행경보 조치를 상향 조정해 국민이 해외에서 겪을 불편을 사전에 차단할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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