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11일(현지시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공식 선언했다. 지난해 12월 말 중국 우한에서 첫 발병한 지 70여일 만이다. 세계 110여개국에서 12만여명이 감염된(사망자 4300여명) 상황을 감안하면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가 더 이상 개별 국가의 문제가 아닌 지구촌의 최대 현안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국제공조가 절실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어서 문제 해결의 실질적인 출발점이라고 평가한다.
코로나19가 세계에 미친 심리적·경제적 영향은 상상을 초월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버금갈 정도로 세계 금융시장은 요동치고 소비 심리는 순식간에 얼어붙고 있다. 코로나19가 얼마나 심각하고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이 같은 상황을 상당기간 연장시킬 공산이 크다. 실제로 최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으며, 1년 내에 세계 전체 인구의 40~70%가 감염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 세계가 팬데믹 공포에 빠질 수 있다는 뜻이다. 다행이라면 코로나19가 신종플루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보다 치사율이 높지 않고,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팬데믹을 선언하면서 “여러 나라가 이 바이러스는 통제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지나친 낙관론은 금물이지만 집단감염이나 지역사회 감염을 겪은 국가들의 사례에서 지혜를 모으면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의지의 문제다. 무엇보다도 팬데믹 공포심리를 진정시킬 수 있는 각국의 공격적인 조치와 함께 국제협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고 절실하다.
국제사회는 그동안 국가 간 공조의 필요성에도 자국 내 확산 방지를 위한 입국 제한 조치에 치중해왔다. 일부 국가 지도자들은 지나치게 낙관적인 태도와 정치적 판단으로 사태를 악화시켰다. 같은 실수를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인류는 운명공동체라는 인식 아래 전 국가가 글로벌 공중보건 협력 및 경제위기 방지책을 찾는 데 머리를 맞대야 한다. 공동 방역을 위해 감염 경로의 확인과 확산 차단을 위한 국가 간 협력이 절실하다. 한국 등 감염사태를 먼저 겪은 국가의 경험이 참고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장기적인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공포심리를 해소하고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처방책인 양적완화 도입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 정부는 국내 방역과 경제 활성화에 주력하면서 전 지구적인 해법 찾기에 동참하기 위해 정책을 가다듬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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