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브하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준 나라가 코소보였다. 발칸반도의 소국 코소보는 20세기 말 유고연방 해체 과정에서 내전의 아픔을 겪은 뒤 우여곡절 끝에 2008년 독립했다. 리우는 코소보의 첫 올림픽 무대였다. 코소보는 겹경사를 맞았다. 첫 금메달까지 딴 것이다. 코소보의 ‘첫 출전 첫 금메달’ 스토리는 ‘국제평화 증진’이라는 올림픽 정신과 맞물리면서 큰 인상을 남겼다.
지난달 23일 개막한 일본 도쿄 올림픽에서도 많은 국가들이 첫 금메달에 도전 중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따르면 도쿄 이전까지 하계올림픽 ‘노 금메달’ 국가는 98개국이나 된다. 나우루나 모나코처럼 인구가 수만명에 불과한 작은 나라뿐만 아니라 방글라데시나 필리핀처럼 1억이 넘는 나라까지 망라돼 있다.
1일 현재 두 나라가 ‘노 금메달’에서 벗어났다. 필리핀과 영국령 버뮤다다. 필리핀 첫 금메달은 여자역도에서 나왔다. 올림픽 도전 97년 만의 쾌거였다. 주인공 하이딜린 디아스가 역경을 딛고 이룬 승리였기에 감동이 컸다. 전지훈련차 말레이시아에 머물다 코로나19 봉쇄령 탓에 귀국하지 못했는데, 체육관이 문을 닫을 땐 대나무에 물통을 건 역기로 훈련을 했다고 한다. 버뮤다의 첫 금메달 종목은 여자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이었다. 주인공 플로라 더피는 올림픽 출전 4번 만에 목표를 달성했다. 인구 6만5000여명의 버뮤다는 역대 하계올림픽 금메달 국가 중 최소 인구 기록도 세웠다.
첫 금메달 못지않은 감동도 이어졌다. 코소보는 5년 전 첫 금메달을 딴 여자유도에서 금메달 2개를 추가했다. 종주국 일본의 금메달 싹쓸이를 저지했을 뿐 아니라 여자유도 강국으로 우뚝 서게 됐다. 홍콩 남자펜싱 선수는 1997년 중국 반환 후 첫 금메달을 안겼다. 홍콩 사상 두 번째 금메달이다.
올림픽 금메달은 전적으로 선수 개인의 땀과 노력의 결과다. 그러나 “내 자신과 국가를 위해 금메달을 따고 싶었다”는 버뮤다 첫 금메달리스트 더피의 말처럼 개인뿐 아니라 국가의 영광이기도 하다. 올림픽 의의가 ‘승리보다 참가, 성공보다 노력’에 있다지만, 금메달을 향한 도전 역시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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