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8일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 북한의 ICBM 능력이 상당한 진전을 거둔 것으로 평가되면서 북한의 위협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게 됐다. 북한과 한·미·일 간 강 대 강 대치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다.
함동참모본부는 ICBM의 비행거리는 약 1000㎞, 고도는 약 6100㎞, 속도는 약 마하 22(음속 22)로 탐지했다. 고도를 낮춰 정상각도로 발사할 경우 비행거리가 1만5000㎞가 넘을 것으로 추산돼 미 본토가 사정거리 안에 놓이게 된다. 군은 정상비행과 대기권 재진입 성공 여부는 아직 확인 중이다. 하지만 사거리와 속도, 고도뿐만 아니라 추진체 2단 분리에도 성공해 ICBM 기본 능력을 충족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진전은 지난 3일 등 올해 7차례 ICBM 발사 실패 끝에 나왔다. 향후 ICBM 추가 발사는 물론 핵탄두 소형화를 위한 7차 핵실험 등 북한의 도발 수위가 갈수록 높아질 것임을 예고한다.
이번 ICBM 발사는 최선희 외무상이 한·미·일 3국의 확장억제 강화에 반발해 비례 대응을 경고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최 외무상은 한·미·일 정상이 지난 13일 캄보디아 3자 회담에서 합의한 대북 확장억제 강화 방침에 대해 “미국이 후회할 도박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욱이 한·미 정상은 지난 14~1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대면 회담에서 북핵 관련 협조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중국의 암묵적 지지 속에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기 위한 도발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날 군 당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맞대응에 나섰다. F-35A 스텔스 전투기를 동원해 북한 이동식발사대(TEL) 모의표적 정밀타격 훈련을 한 데 이어 한·미 연합 공격편대군 비행도 실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를 지시했고, 미 백악관은 “한·일 안보를 위해 모든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했다. 향후 B-1B 전략폭격기 등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진 배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양측 모두 강 대 강 대결을 불사한다는 결의를 보이면서 한반도 긴장이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일상화돼서는 안 된다. 북한의 위협에 대비하면서도 긴장 국면을 전환할 방법이 절실하다. 북한은 도발을 자제하고, 한·미는 평화적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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