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무기가 쓴 칼럼 썸네일형 리스트형 [여적] 당내 청년당(201207) 앙겔라 메르켈 총리 이전에 독일을 이끈 세 남성 총리는 10~20대 때부터 정당에 몸담았다. 1974~1982년 총리를 지낸 헬무트 슈미트는 28살 때인 1946년 사회민주당(SPD)에 가입해 이듬해 학생조직을 이끌었다. 슈미트 뒤를 이어 16년간 독일 총리를 지낸 헬무트 콜이 중도우파 기독민주당(CDU)에 들어간 나이는 더 어린 16살이었다. 그는 1년 뒤 CDU와 기독사회당(CSU)의 청년 연합조직인 ‘융에 유니온’ 지역조직을 공동으로 설립했다. 콜의 후임 총리인 게르하르트 슈뢰더(76)는 19살 때 사민당에 가입해 34살에 청년조직 의장이 됐다. 유럽 정치가 중에는 정당의 청년조직부터 시작한 사람이 많다. 독일뿐만 아니다. 역대 최연소 여성 총리인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35)는 21살 때 사회민주.. 더보기 [여적] 바이든의 '유리천장' 깨기(201202) 지난 3월8일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유리천장 지수(Glass-ceiling index)’ 순위에서 미국은 29개국 가운데 22위였다. 1위는 아이슬란드였다.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북유럽 3국이 그 뒤를 이었다. 이 지수는 고등교육을 받은 남녀 비율, 여성의 취업률, 남녀 임금차, 여성 고위직 진출 비율 등 10개 항목을 100점 만점으로 산정한다. 미국은 2016년 대선에서 첫 여성 대선후보(힐러리 클린턴)를 배출했다. 하위권 순위는 일터에 팽배해 있는 남녀 불평등의 심각한 현주소를 보여준다. 클린턴 후보는 4년 전 대선 패배 인정 연설에서 “가장 높고 단단한 유리천장을 깨진 못했지만 언젠가 누군가가 깰 것”이라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지난 8월11일 조 .. 더보기 [여적] '셀프 사면' 꼼수(201128) “대통령은 완전한 사면권을 갖고 있다고 모두가 동의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7월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미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러시아 게이트’로 한창 궁지에 몰렸을 때다. ‘완전한’이란 단어에 주목한 언론과 헌법학자는 권력남용 의혹을 받고 있던 트럼프가 스스로를 사면 대상에 넣으려는 의도로 해석했다. 이렇게 시작된 ‘셀프 사면’ 논란이 트럼프 퇴임 목전에 미 정가의 현안으로 재부상했다. 트럼프는 탈세, 보험사기, 성폭행 의혹 등으로 수사받고 있다. 현직 대통령은 형사소추를 받지 않지만 퇴임하면 보호막은 사라진다. 셀프 사면이 퇴임 후 안전망이 될 수 있지만, 관건은 어느 것 하나 문제가 간단치 않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사면권을 보장한 헌법엔 관련 규정이 없다. 전례도 없다.. 더보기 [여적] 코로나 백신 ‘언행불일치'(201123) 상위 20%가 80%의 부를 가져간다는 ‘80 대 20 법칙’이 있다. 그처럼 보건 분야에도 불평등을 설명하는 용어가 있다. ‘90 대 10 격차’다. 세계의 90%가 감염병 위험에 처해 있지만, 정작 세계 의약품의 90% 이상은 인구의 10%에만 공급된다는 의미다. 2009년 신종플루 사태 때 백신은 부자 나라의 몫이었다. 지난 3월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 이후 이 문제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 국제사회가 손을 맞잡았다. 국제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를 추진한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주도해 2021년까지 ‘참여국 인구 20% 접종’을 목표로 백신 생산·분배에 협력하자는 프로젝트다. 지난 4월 시작돼 10월 말 현재 180여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WHO가 강조하는 ‘백신=공.. 더보기 [여적] 폭스뉴스의 변신(201111) 폭스뉴스는 미국의 시청률 1위 케이블 방송이다. 지난 3일 대선 개표방송에서도 모든 방송사를 통틀어 가장 많은 시청자를 끌어모았다. 보수 성향 폭스뉴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떼려야 뗄 수가 없다. 2016년 그를 대통령으로 만든 1등공신 가운데 하나였다. 트럼프는 2011년 아침 프로그램 에 고정 출연하면서 관계를 맺었다. 사내 성추문을 다룬 영화 의 장본인인 로저 에일스 전 폭스뉴스 회장(2017년 사망) 덕분이었다. 당선 후에는 주요 인사들을 백악관과 행정부에 중용하며 공생관계를 이어갔다. 대표 인사가 앵커 출신인 헤더 나워트 전 국무부 대변인과 해설자 출신인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이다. 폭스뉴스와 백악관 간 ‘회전문 인사’만 20명이 넘는다. ‘국영 TV’라는 비아냥이 나올 만하다. 그런데 .. 더보기 [경향의 눈14] '혼돈의 79일’ 고어의 길, 후버의 길, 트럼프의 길(201105) '혼돈의 인터레그넘.’ 3일 치러진 미국 대선 이후 상황을 설명하는 데 이보다 적절한 말은 없을 듯하다. 인터레그넘(interregnum)은 ‘정권과 정권 사이’라는 의미다. 역사적으로는 왕이나 교황 등 최고지도자가 없던 기간을 일컫는다. 미국에서는 대선일과 대통령 취임일(1월20일)까지 기간을 말한다. 통상 권력이양이 이뤄진다. 보통 11주 정도 되는데, 이번엔 79일이다. 올해 대선일 밤 풍경은 여느 때와 사뭇 다르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모두 ‘승복’ 대신 ‘승리’를 주장했다. 심지어 트럼프는 우편투표가 사기라는 주장을 펴며 대법원 소송을 공언했다. 박빙의 승부 탓이긴 하지만 패배 시 대선 불복 가능성을 예고하는 불길한 징조가 아닐 수 없다. 최악의 경우 승자 미확정에 따.. 더보기 [여적] 펜실베이니아가 뮈길래(201029) 미국 대통령선거를 1주일 앞둔 지난 27일,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는 남편을 위해 단독 유세를 했다. 멜라니아가 트럼프 대통령 재선 유세에 합류한 것은 16개월 만이었다. 그가 찾은 곳은 펜실베이니아주였다. 전날엔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주 3곳을 누비며 집중유세를 벌였다. 하루에 같은 주 3곳에서 유세하는 일은 드물다. 게다가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를 찾은 것은 이달에만 세 번째였다. 지난 26일 유세 일정이 없던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도 갑자기 펜실베이니아를 찾아 유세를 펼쳤다. 대선 막판 이들은 왜 펜실베이니아를 찾는 것일까. 펜실베이니아주는 대선 결과를 좌우하는 핵심 경합주의 하나다. 선거인단 수는 20명으로, 경합주 가운데 플로리다(29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2016년 대선에서는 트럼프가 힐러리.. 더보기 [여적] 시말서 갑질(201026) 직장인 A씨는 회사 대표 의견에 토를 달았다는 이유로 시말서를 썼다. 대표는 시말서 내용을 직접 불러주면서 거부하면 징계하고 연봉을 삭감하겠다고 협박했다. B씨는 업무시간에 간식을 먹고 휴대폰을 봤다는 이유로 시말서를 강요당했다. 사장은 시말서에 ‘어떤 처벌도 감수하겠다’고 쓰도록 했다. C씨는 상사가 A4 3장에 자신의 잘못을 적어와 그대로 써서 제출할 것을 강요받았다. D씨도 사소한 업무 실수로 경위서를 썼다. 그런데 경위서를 제출하면 상급자가 빨간펜으로 긋고 다시 써오라고 계속 반려했다. 용역업체 직원 E씨는 경위서를 두 번 작성했다는 이유로 해고당했다. 직장갑질119가 25일 공개한 ‘시말서 갑질’은 다양했다. 올해에만 9월까지 시말서로 괴롭힘을 당하거나 모욕을 받고, 징계·해고당한 사례는 143.. 더보기 [여적] 렘데시비르 맹신자들에게 고함(201017) 코로나19 발병 후 치료제로 가장 주목받은 것이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렘데시비르다.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3월 중순 팬데믹을 선언한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의 선물’이라고 해 관심을 끌었다. 그 후 너도나도 이 약을 구하려는 바람에 품귀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5월에는 트럼프 스스로 이 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 식품의약국(FDA)은 코로나19 치료에 별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자 지난 6월 사용 승인을 취소했다.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도 코로나19 초기부터 ‘기적의 치료제’로 주목받았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같은 코로나 바이러스 계열 감염병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WHO는 지난 3.. 더보기 [여적] 긴즈버그의 유산(200928) 지난 18일 세상을 떠난 미국 연방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RBG)는 ‘진보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법조인으로서의 긴즈버그의 삶은 ‘여성 차별과의 투쟁’ 그 자체다. 그가 남긴 최대 유산이기도 하다. 변호사 시절은 물론 대법관 시절, 그는 성차별적 법률을 폐지하며 여성권 신장에 앞장서왔다. 연방대법원 구성의 성비 불균형에 대해서도 가차없이 비판했다. “나는 가끔 질문을 받는다. ‘연방대법원에 여성이 충분할 때가 언제인가.’ 내 대답은 ‘9명 있을 때’이다. 사람들은 놀란다. 하지만 9명 모두 남성이었을 때 아무도 그런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그의 또 다른 유산은 ‘자신보다 못한 사람과 개인이 아닌 공동체를 위한 삶’이다. 긴즈버그는 ‘노토리어스(악명 높은) RBG’로도 불린다. 그가 대법원에서 “.. 더보기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3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