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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기가 쓴 칼럼/여적

[여적] 펜실베이니아가 뮈길래(201029)

미국 대통령선거를 1주일 앞둔 지난 27일,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는 남편을 위해 단독 유세를 했다. 멜라니아가 트럼프 대통령 재선 유세에 합류한 것은 16개월 만이었다. 그가 찾은 곳은 펜실베이니아주였다. 전날엔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주 3곳을 누비며 집중유세를 벌였다. 하루에 같은 주 3곳에서 유세하는 일은 드물다. 게다가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를 찾은 것은 이달에만 세 번째였다. 지난 26일 유세 일정이 없던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도 갑자기 펜실베이니아를 찾아 유세를 펼쳤다. 대선 막판 이들은 왜 펜실베이니아를 찾는 것일까.

펜실베이니아주는 대선 결과를 좌우하는 핵심 경합주의 하나다. 선거인단 수는 20명으로, 경합주 가운데 플로리다(29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2016년 대선에서는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0.72%포인트 차로 신승했다. 후보 간 득표율 차로는 1840년 대선(0.12%) 이후 176년 만에 최저였다. 1992년 대선 이후 내리 6번을 승리한 민주당으로서는 뼈아픈 패배였지만 공화당으로서는 대선 승리를 확정짓는 결정타였다. 1900년 이후 30번 치러진 대선 중 이곳 승리자가 백악관에 입성한 경우는 23차례였다. 트럼프는 수성, 바이든은 탈환해야 할 곳이 펜실베이니아주인 것이다.

 

현재 펜실베이니아주 판세는 바이든 후보가 앞서지만 격차가 줄고 있어 누구도 승리를 낙관할 수 없다. 선거분석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바이든은 27일 현재 트럼프에 3.8%포인트 앞서고 있다. 전국 격차(7.1%포인트)보다 낮지만 4년 전에 비하면 형편이 낫다. 관건은 부동층과 대도시 필라델피아의 표심이다. 최근 한 여론조사를 보면 부동층 비율은 5~10%다. 필라델피아에서 바이든 지지도(73%)는 4년 전 클린턴(83%)보다 낮다. 반면 트럼프 지지도는 2016년 대선 출구조사(24%)보다 9%포인트 높다. 흑인 비율이 40%에 이르는 이 도시를 지난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방문한 이유이다.

 

4년 전 펜실베이니아 유권자 가운데 대선 일주일 안에 후보를 결정한 비율은 15%로, 경합주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들 가운데 트럼프를 선택한 비율이 클린턴보다 2%포인트 많았다. 이번엔 누가 펜실베이니아의 표심을 거머쥐고 백악관에 입성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