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이달 6~7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다. 세계 경제를 이끌고 있는 두 정상 간 첫 대면인 만큼 글로벌·지역·양국 간 현안에 대한 해결책 모색에 관심이 쏠린다. 회담 테이블에는 북핵 문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한반도 배치,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화, 사이버안보 등 안보 현안과 미국의 중국 무역적자 해소,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을 위한 중국의 인프라 투자, 위안화 안정 등 경제 현안들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어느 것 하나 난제가 아닌 게 없다.
양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달 중순 중국을 방문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대결보다는 상호 존중에 바탕을 둔 상생 해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외교적 수사이긴 하지만 시 주석의 외교전략인 ‘신형대국관계’를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회담을 낙관하는 관측도 있다. 경제 현안에 관한 트럼프 행정부의 태도 변화가 그 근거다. 트럼프는 대선 유세 때 밝힌 환율조작국 지정이나 중국 상품에 대한 45% 고율 관세 부과는 언급하지 않는 대신 대중국 무역적자 축소나 위안화 안정에 대한 협조를 구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대신 트럼프의 미국 내 최우선 과제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인프라 투자에 대한 약속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양국이 첨예하게 갈등해온 만큼 낙관적이지 않다. 특히 양국은 북핵과 사드 문제 해법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여왔다. 중국의 북핵에 대한 미온적 태도에 불만을 보여온 미국은 북한에 대한 군사적 행동 가능성으로 중국을 압박했고, 중국은 사드 배치가 중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북한에 대한 군사 위협 중단을 요구했다. 동북아 질서와 한반도 안보에 직결되는 문제이기에 우리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중국은 이번 회담이 트럼프 행정부 4년을 넘어 향후 50년간 미·중 관계를 결정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을에는 지도체제 개편이 예정된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앞두고 있어 국내 안정이 필수적이다. 미국으로서는 국내 최대 현안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중국의 지원이 절실하다. 미래를 위해 양국 모두 타협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회담이 플로리다의 태양이 작열하는 트럼프 소유 리조트에서 열리는 만큼 두 정상이 갈등 현안을 대화로 풀어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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