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고용률 감소가 지난 4월부터 6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같은 기간 동안 고용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연령대는 없었다. 청년 고용률이 떨어지는 것과 동시에 청년 실업률은 9~10%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9월 고향동향을 보면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1년 전보다 0.2%포인트 하락한 9.2%를 기록했다. 20대만 떼어놓고 보면 9.4%다. 올해 1월 20대 청년 실업률이 8.5%를 기록한 이후 8개월 동안 9%대 수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구직단념자와 취업준비생까지 포함한 청년 체감실업률은 21.5%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2%포인트 뛰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5년 이후 9월 기준으로는 가장 높은 수준이다. 청년 5명 중 1명이 실업자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고용률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58.7%에서 57.9%로, 0.8%포인트 줄어들었다. 20대 가운데 ‘쉬었음’으로 분류되는 취업준비생도 1년 전보다 3만1000명(13.1%) 늘어났다.
청년 고용 감소와 체감실업률 상승은 안 그래도 잇단 공공 및 금융기관 채용비리로 맥 빠져 있는 취업준비생들을 더욱 우울하게 하는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엊그제 국정감사에서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우리은행의 채용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심 의원이 공개한 ‘2016년 신입사원 공채 추천현황’ 문건을 보면 우리은행은 지난해 신입사원 공채에서 국가정보원과 금융감독원 임직원 및 VIP 고객 등의 자녀와 친·인척 16명을 특혜 채용한 의혹이 있다. 문건에는 응시자 이름과 나이, 성별과 출신학교는 물론 ‘관련정보’란에는 응시자의 청탁자로 보이는 사람의 신상정보가 적혀 있다. ‘추천인’란에는 우리은행 간부의 이름과 직책이 적혀 있고, VIP 고객 자녀의 ‘비고’란에는 추천 응시자의 은행 거래 내역까지 나와 있다. 사실이라면 충격이다. 특히 거액대출과 채용비리에 이어 채용청탁 의혹까지 드러난 금감원 임직원의 도덕적 해이는 심각한 지경이다.
우리은행에 앞서 강원랜드와 금감원 채용비리로 취업준비생들이 받은 충격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공공 및 금융기관 채용비리는 기회의 균등 원칙을 무너뜨리는 처사이자 취업준비생들을 허탈하게 하는 범죄다. 정부는 이번 채용비리를 철저히 조사해 엄단해야 함은 물론 청년들의 고용을 촉진할 수 있는 정책 마련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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