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균제를 몸 안에 주사하거나, 폐에 들어가게 한다면 어떻게 될까?"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 말이다. 표백제 같은 살균제가 표면이나 공기 중 코로나바이러스19를 죽였다는 국토안보부 국장의 연구 결과 발표 후 나왔다. 살균제가 코로나19 치료제가 될 수 있다고 믿었던 걸까? 담당 국장은 살균제를 인체에 주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는 “어쩌면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미련을 버리지 않았다. 이른바 트럼프의 ‘살균제 치료법’ 소동은 다음날 그가 농담이라고 했음에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를 “돌팔이 약장수’(a quack medicine salesman)”라고 조롱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트럼프의 대응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비과학적인 주장을 하는가 하면 심지어 기적을 바라는 식의 코로나19 대처법도 서슴없이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약장수’ 스타일식 코로나19 대응은 지금은 무의미해진 기온과 코로나의 상관관계에 대한 언급으로 시작됐다. 지난 2월10일 트럼프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기온이 올라가면 코로나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열과 햇빛이 코로나19의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호도한 것이다. 지난달 19일에는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과 하이드로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게임 체인저’라고 했다. 이후 의약 전문가들이 이 치료제들의 부작용 가능성을 경고했음에도 트럼프 발언 이후 미국 내 소매약국에서 이들에 대한 처방이 평상시보다 6배나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보다 못해 미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4일 심각한 부작용 가능성을 경고하기에 이르렀다.
트럼프는 성공한 부동산 개발업자다. 이밖에 스테이크에서부터 보드게임, 보드카, 호텔, 카지노, 골프장, 항공사, 미식축구팀 등 다양한 사업을 경험했다. 사업가로서의 성패는 단지 그의 명성에만 영향을 줄 뿐이다. 하지만 그의 엉터리 ‘코로나19 치료법’은 차원이 다르다. 국가 지도자로서 너무나 위험하고 무책임하다. 그에게 필요한 말은 이 한마디다. “목숨 가지고 장난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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