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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기가 쓴 칼럼/여적

[여적] 코로나 재감염(200826)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쓴 지난 5개월은 공포와 두려움의 연속이었다. 이미 2400만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빠른 변종도 확인됐다. 기대했던 스웨덴의 집단면역 실험도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 백신 개발 성공 여부도 아직은 불투명하다. 최근 재확산 움직임은 코로나가 피할 수 없는 ‘뉴 노멀’이 돼가고 있음을 보여줄 뿐이다. 희망적인 징조라고는 없는 답답한 상황에서 또 다른 악재가 발생했다.

지난 3월 말 감염 후 완치 판정을 받은 33세 홍콩 남성이 4개월여 만에 재감염됐다. 세계 첫 재감염 사례다. 1차 때와 달리 무증상이었다. 감염 바이러스도 변종이었다. 이번 사례는 적어도 두 가지 사실을 확인시켜준다. 우선 특정 환자에게는 평생 가는 항체가 형성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는 한 번 걸린 사람은 재감염되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무너뜨린다. 또한 백신 효과에 대한 한계를 드러냈다는 점이다. 독감 예방주사처럼 해마다 백신을 맞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동시에 여러 의문점을 던져 불안을 키우는 것도 사실이다. 재감염이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지, 다른 사람을 감염시키는지, 1차 감염 때보다 증상이 어떤지 등이다. 전문가들은 재감염이 무증상으로 나타나면 확인하기 어렵다고 한다. 홍콩 남성은 예외적으로 공항에서 걸러졌기에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공포에 떨 일만은 아니다. 재감염은 늘 있어 왔고, 원천적으로 막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영국에서 1980년대 코로나 감염자들이 1년 뒤 재감염된 사례가 있었다. 전문가들은 1차 때 강한 면역반응을 보이지 않은 환자가 재감염될 우려가 크고, 재감염자의 전파력은 1차 때의 10분의 1 정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재감염 사례는 그 확률이 2400만분의 1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 한 건만으로는 재감염의 위험도 등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 전문가는 홍콩 남성이 1차 때와 다른 변종에 감염됐다 하더라도 2차 감염에서 항체가 생긴 점은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백신의 효과도 마찬가지다. 재감염이 확산되더라도 백신은 필요하다. 여전히 중요한 것은 거리 두기, 마스크 쓰기, 손씻기 등 개인 방역 수칙을 지키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