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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기가 쓴 기사/경향신문 사설

[사설] 국내 확인된 영국발 변이 코로나19, 모든 수단 동원해 막아야(201229)  

빠른 전파력으로 지구촌을 긴장시키고 있는 영국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도 유입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22일 영국 런던에 거주하다 입국한 가족 3명에게서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됐다고 28일 밝혔다. 지난달 8일과 이달 13일 입국한 다른 일가족 4명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변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조사 중이다. 이 중 80대 남성은 며칠 전 사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국내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1000명을 오르내리는 비상 상황에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상황이 엄중한 만큼 당국의 대책이 시급하다.

영국을 중심으로 기승을 부리는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기존보다 전염력이 70% 더 강한 것이 특징이다. 영국이 세계보건기구(WHO)에 변이 발생을 보고한 지 2주 만에 유럽과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 북미 20여개국에서 확인됐다. 이 정도라면 전 세계로의 확산은 시간문제이다. 설상가상 이보다 더 전염력이 강한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도 출현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이와는 또 다른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했다고 한다. 확산을 막지 못한다면 다시 한번 전 세계는 일상과 경제가 봉쇄되는 최악의 상황에 빠질 수밖에 없다.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 것이 지구촌의 최우선 과제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는 변이 바이러스 차단 조치로 영국발 항공편 운항중단을 1주일 연장했다. 또 영국·남아공발 입국자에 대해 유전자증폭검사 음성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한편 모든 해외 입국자 대상으로 격리해제 전 추가 진단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번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들은 지난 23일 정부의 영국발 항공기 운항중단조치 이전에 입국했다. 이미 지역사회가 변이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확진자들과 동승한 항공기 탑승객 전원을 대상으로 당장 추적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추적 조사 대상을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한창이던 11월 입국자들에게로 확대할 필요도 있다. 항공편 운항중단도 영국과 남아공에 한정할 것이 아니라 변이 바이러스 확인 국가 전체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한시가 급하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거리 두기 지키기 등 방역 지침 준수에 가뜩이나 지친 시민들에게 변이 바이러스 공포까지 안겨서는 안 된다. 정부는 모든 수단을 다해 변이 바이러스 조기 차단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