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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기가 쓴 기사/경향신문 사설

[사설]세월호 3주기를 기억하는 아주 나쁜 방법(170417) 세월호 참사 3주기 추모식이 16일 안산·목포신항·서울 광화문광장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대선후보들은 안산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3년 기억식’에 참석해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그런데 유독 한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였다. 홍 후보는 “정치권에서 얼마나 많이 우려먹었나. 더 이상 정치에 이용하는 그런 것을 안 했으면 한다”고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한마디로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것이 정치적 행위라는 것이다. 지난해 2년 기억식에 참석했던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불참했다. 그 이유는 군색하게도 예년과 달리 대선 정국을 맞아 역할이 없다는 것이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도 기억식에 불참한 채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회 국민안전의날 국민안전다짐대회에.. 더보기
[사설]미세먼지 대책 낸 문·안, 화려한 공약보다 실천의지가 중요(170414) 더불어민주당 문재인·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각각 미세먼지 대책을 공개했다. 문 후보는 어제 4~5월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가동 전면 중단, 미세먼지 대책 한·중 정상회담 의제 격상, 유치원·학교의 공기질 향상을 위한 비상조치 즉각 실시를 뼈대로 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안 후보는 지난 주말에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 재난으로 관리, 미세먼지 기준 국제수준 강화, 중국에 할 말 하는 환경외교 필요 등 6대 제안을 내놓았다. 문 후보의 대책이 안 후보보다 내용이 좀 더 풍부하다는 점을 제외하면 두 후보 간에 큰 차이는 없다. 석탄화력발전소 승인 취소나 신규 건설 중단, 선진국 수준으로 미세먼지 기준 강화, 중국과의 환경공조 강화 등 목표가 대동소이하다. 두 유력 대선후보가 시민의 관심사인 미세먼지 대책을 신.. 더보기
[사설]정상회담 마친 트럼프·시진핑, 갈등 넘어 협력으로 가야(17040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첫 정상회담이 오늘 새벽에 끝났다. 두 정상은 환영만찬, 확대 회담, 업무 오찬으로 이뤄진 1박2일 동안 양국의 현안과 지역·국제 문제를 논의했다. 미·중 새 지도부 간의 첫 만남이다보니 대립보다는 협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의례적이지만 우호적인 만찬 분위기가 이를 뒷받침한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때의 공언과 달리 ‘빅맥 햄버거’ 대신 스테이크, 생선, 와인 등으로 시 주석을 예우했다. 또 “장기적으로 우리는 매우 위대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며 그렇게 되기를 매우 고대한다”면서 양국 간 협력을 강조했다. 시 주석도 “중·미가 협력해야 할 이유는 1000개가 있지만, 관계를 깨뜨릴 이유는 하나도 없다”고 화답했다. 이번 회담은 최강국 정상의 .. 더보기
[사설]어린이에 화학무기 사용한 아사드 정권의 만행(170407) 시리아에서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대형 화학무기 참사가 또 발생했다. 엊그제 시리아 북부 시리아 반군 장악지역에서 정부군의 화학무기 공습으로 최소 80여명이 사망하고 300여명이 다쳤다. 사망자가 100명을 넘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특히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 30명·여성 20명이 포함돼 있다. 현지 구호단체 관계자의 증언과 공개된 사진을 보면 피해 어린이들은 경련과 동공 수축, 구토 등을 일으키다 숨졌다. 눈을 뜬 채 의식을 잃고 가설 병원에 누워 있는 아이들은 보기가 애처롭다. 공동묘지에 묻기 전 싸늘해진 9개월짜리 쌍둥이 시신을 두 팔로 감싸 안은 채 울고 있는 아버지 사진을 보노라면 억장이 무너지는 느낌이 든다. 화학무기는 금지된 사린가스나 염소가스, 신경작용제 등으로 추정된다. 무고한 어린이와.. 더보기
[사설]겉도는 미세먼지 대책으로는 빼앗긴 봄 되찾을 수 없다(170405) 정부는 공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초미세먼지(PM2.5) 기준을 오늘부터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초미세먼지로 수도권 공기가 나쁠 때 취하는 미세먼지 비상 저감조치 발령 요건을, ‘다음날 미세먼지 예보가 수도권 3개 시·도에서 모두 나쁨’일 때로 낮췄다. 저감조치가 발령되면 공공기관 차량에 대해 강제로 2부제 운행을 실시한다. 행정기관이 운영하는 대기배출 사업장과 공사장은 스스로 운영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반면 공공기관 방문 민간인 차량의 2부제와 민간 사업장·공사장의 조업 단축은 예외로 했다. 초미세먼지 발생이 잦은 상황에서 정부와 지자체들이 초미세먼지 대책 발령 요건을 완화한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2월15일 비상 저감대책 시행 한 달 보름여 만에 추가로 내놓은 것이.. 더보기
[사설]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와 우려(17040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이달 6~7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다. 세계 경제를 이끌고 있는 두 정상 간 첫 대면인 만큼 글로벌·지역·양국 간 현안에 대한 해결책 모색에 관심이 쏠린다. 회담 테이블에는 북핵 문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한반도 배치,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화, 사이버안보 등 안보 현안과 미국의 중국 무역적자 해소,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을 위한 중국의 인프라 투자, 위안화 안정 등 경제 현안들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어느 것 하나 난제가 아닌 게 없다. 양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달 중순 중국을 방문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대결보다는 상호 존중에 바탕을 둔 상생 해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외교적 수사이긴 하지만 시 주석의 외.. 더보기
[사설]비정규직 차별 없애는 아베의 노동개혁을 주목한다(170331) 일본 정부가 최근 9개 노동개혁안 세부 실행계획을 제시했다. 골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차별을 없애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적용, 시간외 노동 규제, 고령자 취업 촉진 등이다. 아베 신조 내각은 노동개혁안을 2019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관심을 끄는 것은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위한 동일노동 동일임금 적용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업무와 책임, 근속연수 등에 객관적인 차이가 없다면 원칙적으로 기본급과 상여금을 동일하게 지급해야 한다. 만약 차이를 둔다면 기업 측이 그 이유를 의무적으로 설명하도록 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 적용 내용이 나온 것은 지난해 12월 말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이후 3개월 만이다. 그만큼 아베 내각이 비정규직 차별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음을 확인해준다. 아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