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무기가 쓴 칼럼/여적 썸네일형 리스트형 [여적] 긴즈버그의 유산(200928) 지난 18일 세상을 떠난 미국 연방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RBG)는 ‘진보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법조인으로서의 긴즈버그의 삶은 ‘여성 차별과의 투쟁’ 그 자체다. 그가 남긴 최대 유산이기도 하다. 변호사 시절은 물론 대법관 시절, 그는 성차별적 법률을 폐지하며 여성권 신장에 앞장서왔다. 연방대법원 구성의 성비 불균형에 대해서도 가차없이 비판했다. “나는 가끔 질문을 받는다. ‘연방대법원에 여성이 충분할 때가 언제인가.’ 내 대답은 ‘9명 있을 때’이다. 사람들은 놀란다. 하지만 9명 모두 남성이었을 때 아무도 그런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그의 또 다른 유산은 ‘자신보다 못한 사람과 개인이 아닌 공동체를 위한 삶’이다. 긴즈버그는 ‘노토리어스(악명 높은) RBG’로도 불린다. 그가 대법원에서 “.. 더보기 [여적] ROTC 육군총장(200922) 학군사관후보생(ROTC)은 대학 3·4학년 때 군사교육을 받고 졸업과 동시에 장교로 임관하는 제도다. 사관학교 출신으로만 초급 지휘관을 다 채우기 어려운 데 따라 도입한 것이다. 1961년 6월 서울대를 비롯한 16개 대학에서 창설, 1963년 2월 2642명의 장교를 처음 배출했다. 올해에는 117개 대학에서 4100여명이 소위로 임관해 육·해·공군·해병대에서 복무 중이다. 전체 장교 임관자(약 8200명)의 절반이다. 여성 출신은 2013년에 처음 나왔다. ROTC중앙회 소속 회원이 22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초창기 ROTC는 등록금 없이 대학을 다닐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각광받았다. 전역 후엔 기업체 취직 등에서 이점이 있었다. 병사를 지휘하면서 몸에 밴 책임감과 관리 능력을 인정받은 덕분이다. 하.. 더보기 [여적] '흑색 표지' 타임지(200914) 세계적인 시사주간지 타임의 상징은 ‘붉은색 표지 테두리’다. 창간 4년 뒤인 1927년 도입돼 2001년 ‘9·11 테러’ 전까지 예외 없이 지켜졌다. 9·11 직후 제작된 호외판 테두리는 검은색이었다. 희생자를 애도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정규호 테두리는 다시 붉은색으로 돌아왔다. 그 후 표지 테두리에는 녹색과 은색도 등장했다. 녹색은 2008년 ‘지구의날’ 기념호에서 처음이자 유일하게 쓰였다. 은색은 9·11 10주기에 처음 등장했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올해의 인물’(2012년)로 선정했을 때, ‘역대 가장 영향력 있는 사진’을 선정(2016년)했을 때까지 세 차례 선보였다. 타임의 파격적인 편집은 표지 테두리 색깔 변경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5월 말에는 처음으로 테두리에 문자가 들어.. 더보기 [여적] 암살 독극물 노비촉(200905) 미국은 쿠바혁명의 주역 피델 카스트로(1926~2016) 생전에 그를 상대로 638차례나 암살을 시도했다고 한다. 그중엔 독극물 활용도 포함돼 있었다. ‘박테리아 독약’을 그의 손수건이나 마시는 커피 속에 넣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미 중앙정보국(CIA) 실험과정에서 독약이 분해되는 바람에 이 방법은 채택되지 않았다. 2017년 2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독극물에 의해 암살됐다. 화학무기로 개발된 신경작용제 VX로, 1997년 발효한 화학무기금지조약 대상 물질이다. 하지만 VX의 첫 희생자가 김정남은 아니다. 1994~1995년 사린 가스 테러로 일본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사이비 종교집단 옴진리교가 인명 살상 목적으로 살포한 바 있다. 2018년 3월 영국 솔즈베리에서 발생한 전직.. 더보기 [여적] ‘조만(兆萬)장자’ 시대(200828) 오늘날 세계적인 갑부 소리를 들으려면 순재산이 10억달러(약 1조1853억원)는 넘어야 한다. 이런 억만장자(billionaire)가 올해 3월18일 현재 전 세계에 2095명(포브스 선정) 있다. 세계 첫 공식 억만장자는 20세기 전후 석유로 재산을 모은 존 록펠러(1839~1937)다. 1916년에 기록을 세웠다. 억만장자보다 10배 더 부자인 100억달러 부자는 80년 뒤에 탄생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 빌 게이츠(65)가 주인공이다. 첫 1000억달러 부자는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 설립자 제프 베이조스(56)다. 2017년 11월 이 기록을 세운 베이조스는 3년째 세계 최고 부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베이조스의 순재산이 지난 26일 사상 첫 2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지분 11.2%를 가지고 있는.. 더보기 [여적] 코로나 재감염(200826)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쓴 지난 5개월은 공포와 두려움의 연속이었다. 이미 2400만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빠른 변종도 확인됐다. 기대했던 스웨덴의 집단면역 실험도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 백신 개발 성공 여부도 아직은 불투명하다. 최근 재확산 움직임은 코로나가 피할 수 없는 ‘뉴 노멀’이 돼가고 있음을 보여줄 뿐이다. 희망적인 징조라고는 없는 답답한 상황에서 또 다른 악재가 발생했다. 지난 3월 말 감염 후 완치 판정을 받은 33세 홍콩 남성이 4개월여 만에 재감염됐다. 세계 첫 재감염 사례다. 1차 때와 달리 무증상이었다. 감염 바이러스도 변종이었다. 이번 사례는 적어도 두 가지 사실을 확인시켜준다. 우선 특정 환자에게는 평생 가는 항체가 형성되지 않는다는 .. 더보기 [여적] 사회주택(200824) 2011년 4월 서울 마포구 성미산 아래에 ‘한 지붕 아홉 가족’이 사는 공동주택이 탄생했다. 주거협동조합 ‘소통이 있어 행복한 주택(소행주)’이 서울시 땅을 빌려 건설한 공동체 주택 1호다. 집은 ‘사는(buying) 것’이 아니라 ‘사는(living) 곳’이라는 주거 개념을 현실에 옮긴 대표적인 사례다. 청년들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민단체 민달팽이유니온의 ‘달팽이집’도 마찬가지다. 직접 만든 협동조합이 출자와 후원을 받아 다가구주택을 임차해 청년층에 재임대하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소행주나 달팽이집처럼 협동조합 같은 사회적경제 주체가 정부로부터 택지·자금을 지원받아 주택을 건설하거나 사들여 주거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공급·운영하는 주택을 사회주택이라고 한다. 민간이 공급하지만 영리를 추구하지 않.. 더보기 [여적] 김정은식 '위임통치'(200822) 2011년 12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뒤를 아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었을 때 국제사회는 새 북한 지도자의 미래를 불안하게 보았다. 하지만 그는 이내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하며 신속하게 북한을 장악했다. 그렇다고 공포정치만 앞세우지 않았다. 은둔형의 아버지와 달리 공개석상에 나타나는 등 정상국가를 지향하고 나섰다.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노동당 제1비서에서 국무위원장으로 공식 직함도 바꿨다. 정상국가의 정부수반을 염두에 둔 변경이었다. 집권 9년차를 맞은 김 위원장이 1인 지도 체제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20일 김 위원장이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등 일부 측근들에게 자신의 권한을 이양하는 방식으로 ‘위임통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지도자의 ‘권한 나누기’는 중대한.. 더보기 [여적] 'G7 가치' 오른 애플(200821) 세계 최고 기술정보(IT)기업 애플이 또 하나의 신화를 썼다. 시가총액 2조달러 돌파다. 비록 장중이긴 하지만 지난 19일 미국 상장기업 중 가장 먼저 시가총액 2조달러를 찍었다. 매출 기준 세계 최고 IT기업 애플이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우뚝 선 것이다. 시총은 기업의 현재와 미래 가치를 측정하는 지표다. 애플의 시총을 국가경제(GDP)와 비교하면 미국·중국·일본·독일·인도·영국·프랑스·이탈리아에 이어 9위다. 서방국으로 구성된 G7에 당당히 입성할 수 있는 수준이다. 애플 신화의 주인공은 스티브 잡스다. 잡스는 1976년 4월1일 부모님 집에서 스티브 워즈니악, 로널드 웨인과 함께 애플컴퓨터를 설립했다. 창립 초기 애플 매출은 4개월마다 두 배로 커졌다. 1977년부터 4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53.. 더보기 [여적] 빈과일보(200812) 홍콩의 일간지 빈과일보(蘋果日報)의 로고는 글로벌 정보기술(IT)기업 애플처럼 ‘한 입 베어먹은 사과’다. 제호의 ‘빈과’는 사과를 뜻한다. 하지만 사과의 의미는 다르다. 애플은 IT기업답게 중력을 발견하게 한 아이작 뉴턴의 사과다. 빈과일보는 성경에 나오는 선악과다.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먹지 않았다면 악도 뉴스도 없었을 것”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빈과일보는 홍콩에서 발행부수(10만부)가 두번째로 많은, 반중국 성향의 대표적인 매체다. 1995년 6월 창간 때부터 화제를 모았다. 설립자 지미 라이(黎智英·72)는 창간 직전 도발적인 TV광고를 만들었다. 사격 표적지처럼 자신의 머리 위에 사과를 얹은 광고였다. 기존 매체에 던진 도전장이나 다름없었다. 다른 신문과 달리 타블로이드 판형을 도입하고, 표.. 더보기 이전 1 ··· 6 7 8 9 10 11 12 ··· 1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