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무기가 쓴 칼럼 썸네일형 리스트형 [여적]은행강도(170424) 조찬제 논설위원 미국 서부 개척시대를 다룬 영화에는 은행강도가 단골소재로 나온다. 대공황 시절에도 은행강도가 설쳤다. 워런 비티 주연의 (원제 Bonnie and Clyde)가 대표적이다. 미 역사상 첫 은행털이 사건은 1798년 8월 말 필라델피아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위조 열쇠로 금고문을 연 것이어서 엄밀한 의미의 은행강도는 아니다. 첫 은행강도는 65년 뒤인 1863년 12월15일 매사추세츠주에서 발생했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은행강도 사건은 정치적 성격을 띠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스탈린이 연루된 ‘1907 티플리스 은행강도 사건’이다. 제정 러시아 시절인 1907년 6월26일 카프카스 지역의 티플리스 예레반광장(지금의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 자유광장)에서 수류탄 폭발음과 총성이 진동했다. 소.. 더보기 [여적]술탄(170418) 조찬제 논설위원 이슬람에서 지도자를 뜻하는 대표적인 용어가 칼리프와 술탄이다. 흔히 칼리프는 종교지도자, 술탄은 정치지도자로 통한다. 칼리프는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 사후에 그를 대리하는 인물에게 부여된 칭호다. 술탄은 칼리프가 통치하는 지역의 통치자를 의미하며, 칼리프보다 나중에 등장했다. 다시 말하면 술탄을 임명하는 지위에 있는 자가 칼리프다. 그러나 오스만제국(1299~1922) 시기 두 지위가 역전됐다. 이때부터 술탄은 이슬람 최고 지도자를 뜻했다. 보통은 1922년 터키 건국의 아버지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에 의해 무너진 오스만제국의 군주를 의미한다. 623년 동안 36명이 이 칭호를 받았다. 오스만제국이 무너지면서 술탄이라는 용어도 사실상 사라졌다. 지금은 오만과 브루나이가 정부 형태로 술탄.. 더보기 [여적]미세먼지 대책(170412) 조찬제 논설위원 해마다 전체 사망자의 17%인 160만명이 공해로 죽는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은 스모그 및 미세먼지 퇴치에 기발한 방법을 동원해왔다. 2014년 3월 중국은 스모그 제거용 드론(무인기) 개발에 성공했다. 대기로 화학물질을 분사시켜 스모그 입자와 반응하게 한 뒤 오염물질을 얼려 지상으로 떨어뜨리는 방법이다. 700㎏의 화학물질을 탑재해 반경 5㎞ 범위에 살포할 수 있다. 그해 7월 허베이(河北)성 장자커우(張家口)시에서는 ‘안개 포탄’이라는 다기능 정화차량이 등장했다. 이 차량은 상공을 향해 수증 안개를 발사할 수 있는 분사시스템을 탑재해 수증 안개를 100m 밖, 60m 높이까지 쏘아올려 스모그를 제어할 수 있다고 한다. 지난해 9월29일 베이징에서 새 기술이 선보였다. ‘스모그프리타워’다.. 더보기 [편집실에서83]봄날은 간다(2017.03.28ㅣ주간경향 1219호) 탄핵 선고를 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난 며칠 뒤 인왕산에 올랐다. 불과 일주일 전과 공기부터 달랐다. 봄기운이 만연한 듯했다. 새싹들과 새순들의 아우성에 무거운 머리가 이내 맑아지는 걸 느꼈다. 어느 정도 오르자 청와대가 한눈에 들어왔다. 탄핵 전과 후, 멀리서 바라보는 청와대에 무슨 차이가 있을까마는 주인 없다는 씁쓸함이 상념의 한자락을 불러냈다. 29년 전 88서울올림픽 전후 기간 동안 나는 대전 시가가 내려다 보이는 식장산 정상부에 있었다. 군복무 중이었는데, 정상에 있는 방송사 중계탑 보호가 우리의 임무였다. 반복되는 일상의 무료함을 달래준 것은 대전 시내 야경과 북쪽으로 희끗 보이는 대청호였다. 당시 대청호 그 어딘가에 있을, 가본 적 없는 대통령 별장 청남대를 떠올리며 권력의 무상.. 더보기 [편집실에서82]박근혜 없는 나라(2017.03.21ㅣ주간경향 1218호)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되기 열흘 전쯤부터 불안한 내 마음을 달래준 이들이 있다. 정태춘과 안도현,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그리고 헨리 데이비드 소로였다. 출퇴근버스 안에서 나는 정태춘의 노래 ‘다시 첫 차를 기다리며’를 무한반복해 들었다. “투명한 유리창 햇살 가득한 첫 차를 타고 초록의 그 봄날 언덕길로 가마.” 사람이 없는 곳에서는 이 대목을 흥얼거리기도 했다. 덕수궁 돌담길 한쪽에 자리잡은 설치작품 ‘연탄재 위에 핀 꽃’을 보고는 안도현을 만났다.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냐”는 그의 시구가 떠올라 가슴이 훈훈해졌다. 폴란드 시인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시구 “확실성은 아름답지만 불확실성은 더욱 아름답다”는 고백컨대, 지인이 전해주기 전까지는 몰랐다. ‘첫.. 더보기 [편집실에서81]반지성주의자들의 초상(2017.03.14ㅣ주간경향 1217호) 탄핵 반대 태극기 집회에 나온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왜 나왔느냐”는 한 어르신의 질문에 말똥말똥 묵묵부답이다. 당황해 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계속되는 어르신의 채근에 “잘 모르겠다”고 얼버무린 채 사라진다. 인터넷과 SNS에 떠도는 동영상은 이런 그에게 ‘어벙 김문수’라는 이름을 붙였다.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을 맡고 있는 그는 탄핵 기각을 당론으로 채택하자는 의견까지 냈다. “바람이 불면 촛불은 꺼진다”는 발언으로 악명을 날린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도 태극기 집회의 단골손님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변호인으로 활동한 김평우·서석구 변호사는 주말이면 태극기를 온몸에 두른 시위꾼으로 변신해 탄핵 기각을 외친다. 김 변호사는 신문에 태극기 집회를 선동하는 광고까지 냈다. 이들은 탄핵정국이 탄생시킨 대표.. 더보기 [편집실에서80]멈출 수 없는 최순실 재산 추적(2017.03.07ㅣ주간경향 1216호) 얼마 전 한 월간지가 유력 대선후보를 표지사진으로 내세우고 집권 플랜 기사를 다룬 적이 있다. 그런데 사달이 났다. 잡지가 나온 지 얼마 안 돼 그 후보가 대선 출마를 없었던 일로 해버린 것이다. 예상치 못한 일을 당한 잡지사의 당혹감은 안 봐도 눈에 선하다. 이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언론은 시간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다루지 않기 때문이다. 당시 그 후보에 대한 출마 포기 압력이 있었고, 사퇴할 수 있다는 예측이 있긴 했지만 실제로 그럴 건지는 당사자만이 아는 일이었다. 구더기가 무섭다고 장을 담그지 않을 수 없는 노릇 아닌가. 내가 그런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 이 글을 쓰는 시점은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의 활동시한 만료(2월 28일) 나흘 전이다. 대통령 권한대행 황교안 총리는 특검 연장 여부.. 더보기 [편집실에서79]끝없는 기다림(2017.02.28ㅣ주간경향 1215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되던 날, 얼마나 많은 이들이 밤잠을 설쳤을까. 나라 걱정, 경제 걱정, 삼성 걱정 등 저마다의 걱정거리를 품고 평소보다 일찍 눈을 뜬 이들이 많았을 것이다. 나도 그들 중 한 명이었다. 물론 목적은 달랐다. 마감날이면 남들보다 먼저 일어나 늦게 자는 게 일상이 됐지만 이날은 지면 걱정이 다른 때보다 컸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의 구속은 안 그래도 정신 없는 마감날을 더 부산하게 만들 게 뻔했다.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체크했다. 내가 정한 예상시간이 지나도 관련 뉴스가 뜨지 않았다. 졸면서 기다렸다. 난데없이 궁금증이 일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이 부회장의 구속 여부에 관심을 갖고 평소보다 일찍 일어났을까. 장담컨대 새벽에 열리는 스포츠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서만큼은 아닐 .. 더보기 [편집실에서78]56세 퇴임 대통령 오바마의 행보(2017.02.21ㅣ주간경향 1214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좌충우돌 행보에 세계가 휘청일 때 카리브해 푸른 바다로부터 신선한 사진이 날아왔다. 어린아이마냥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영국 기업가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과 해양 스포츠를 즐기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었다. 보름여 전 헬리콥터를 타고 백악관을 떠나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사라진 오바마가 사실상 퇴임 후 첫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시기심과 질투심의 발로인가. 즐거운 표정의 오바마 모습을 보자 몇 가지 궁금증이 일었다. 오바마는 왜 억만장자 브랜슨의 초청에 응했을까. 오바마는 자신의 사진이 공개되는 것을 원했을까. 원했다면 그 의도가 무엇일까. 그리고 사진 공개로 더 큰 이득을 보는 쪽은 오바마일까, 브랜슨일까. 첫 번째는 자연스런 궁금증의 소산일 뿐이다. 두 번째와 세 .. 더보기 [편집실에서77]트럼프 ‘리얼리티쇼’에 놀아난 세계(2017.02.14ㅣ주간경향 1213호) 어떤 나라에서든 헌법 이야기가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은 불길하고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그 나라가 비정상 상황이나 위기에 처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일주일 만에 수정헌법 25조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25조는 대통령 유고 시 승계절차를 규정한 것이다. 쉽게 말하면 트럼프를 탄핵해 대통령 자리를 부통령에게 물려주자는 얘기다. 취임 일주일 만에 탄핵이라니. 8년 전 버락 오바마가 취임 일주일 만에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른 일만큼이나 어처구니없다.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다. 지난해 집권 5년 만에 탄핵된 지우마 호세프에 이어 브라질 대통령이 된 미셰우 테메르에 대한 탄핵안이 제출된 것도 취임 3개월 만의 일이었다. 보수 진영 쪽에서도 같은 목소리가 나오니 반트럼.. 더보기 이전 1 ··· 19 20 21 22 23 24 25 ··· 3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