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4일 “미국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보겠다”며 괌 포위사격 유보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군사적 충돌을 막자면 우리 주변에 수많은 핵전략장비들을 끌어다 놓고 불집을 일으킨 미국이 먼저 올바른 선택을 하고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언급으로 북한의 괌 포위사격이 당분간 실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한반도 위기상황이 해소됐다고 믿는 이는 아무도 없다. 다음주 예정된 한·미 연합군사훈련은 여전히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미국은 여전히 북한의 도발에 강력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괌 포위사격 유보 언급으로 공은 미국에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한반도 위기는 그 책임이 미국뿐만 아니라 북한에도 있다는 점과 대화만이 해결책임을 일깨워줬다. 두 나라는 벼랑 끝 대치 끝에 조성된 긴장완화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 우선 양국 모두 군사적 긴장을 높이는 어떠한 행위도 중단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김 위원장이 한발 물러선 만큼 한·미 연합군사훈련 축소를 포함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들일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김 위원장은 전쟁은 파멸을 가져올 뿐이라는 사실을 직시하고 대화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미국에 제시해야 한다. 괌 포위사격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때보다 두 나라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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