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4일 전 세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1만2326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하루 기준으로 최고다. 하루 확진자가 20만명을 넘은 것도 처음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선언된 지 4개월이 다 돼가지만 사태가 더욱 악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 사정도 다르지 않다. 이달 들어 신규 확진자는 5일 연속 50명을 넘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것보다 전염성이 강한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가 확인됐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로스앨러모스국립연구소를 비롯한 국제공동연구팀은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가 유럽과 미주 지역에서 확산되고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국제학술지 ‘셀’ 3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변종 바이러스는 기존보다 전파 속도가 3~9배 빠르다. 전염성이 강하다는 의미다. WHO도 이날 코로나19 바이러스 샘플 6만개를 수집해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약 30%가 변이 징후를 보였다고 밝혔다. 변이 바이러스는 지난 2월 초에 확인됐으며, 유럽과 미주 지역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했다. 다만 변종 바이러스가 치명성이 강하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을 준다.
세계적으로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하루 20만명을 넘었지만 아직 1차 대유행조차 끝나지 않았다고 한다.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은 4일 의학적인 돌파구가 없다면 내년 봄까지 누적 확진자가 2억~6억명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런데 의학계의 걱정은 다른 쪽에 있다. 변종 바이러스가 백신 개발에 차질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연구자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 속으로 침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이 변이되기 이전 형태의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백신을 개발 중이기 때문이다.
유행이 지속할수록 바이러스는 변이하면서 전파력을 키우는 속성이 있다. 변종 바이러스 소식이 반갑지 않은 이유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로스앨러모스국립연구소의 베티 코버 박사는 “변종 바이러스가 전염성이 더 강하다 해도 마스크 착용과 물리적 거리 두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결국, 변종에 대항하는 방법도 기본 수칙을 지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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