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6일 개막한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업무보고에서 대만 문제에 대해 “우리는 평화통일이라는 비전을 위해 최대한의 성의와 노력을 견지하겠지만 무력 사용 포기를 결코 약속하지 않을 것”이라며 “조국의 완전한 통일을 반드시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의 3연임을 결정할 당 대회 개막식에서 ‘대만 무력 통일 불사’를 향후 역점 사업으로 대내외에 선언한 것이다. 더불어 이 같은 방침을 실현하기 위해 전반적인 국방력 강화 의지를 표명했다. 대만해협의 군사적 긴장은 물론 미·중 갈등도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그동안 겉으로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웠지만, 시 주석을 비롯한 역대 지도자들은 대만 통일을 역점 과제로 생각해왔다. 2012년 집권한 시 주석도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평화통일 방침을 기본 원칙으로 강조하면서도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선언으로 한층 무력 사용의 가능성을 높였다. 이번 당 대회를 통해 마오쩌둥이나 덩샤오핑 같은 지도자 반열에 오르려는 시 주석의 입장에서는 대만 통일은 매우 중요하다. 마오의 신중국 건설이나 덩의 개혁·개방에 비견할 업적이 그로서는 필요한 것이다. 이날 선언으로 대만 무력 통일 불사는 최소 향후 5년간 중국의 주요한 방침이 됐다. 공산당의 당헌인 당장에 반영되면 향후 중국 정부의 구체적인 대만 통일 조치의 근거가 된다.
문제는 시 주석의 이런 대만 정책이 필연적으로 미국과 갈등을 부추길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미국은 대만 유사시 참전 여부에 대해 그동안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이제 시 주석의 무력 사용 불사 의지에 따라 대만 방어 방침을 공식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대만해협을 둘러싼 미·중 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은 한층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번 당 대회를 통해 시진핑은 3연임을 관철할 것이 유력시된다. 한국이 주목해야 할 것은 시진핑 장기 집권이 한반도 정세에 가져올 영향이다. 일단 대만해협의 긴장 고조는 연쇄작용을 부른다. 최근 미국은 미·중 간 갈등이 고조되자, 한국 정부에 이에 대한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 주한미군의 대만 전쟁 투입은 물론, 그 이상의 협력을 압박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대비해 정부는 명확한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 나아가 더욱 권한이 강화된 시진핑 시대에 대응할 새로운 외교안보 전략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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