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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12]트럼프는 왜 '스타워스'를 쏘아올렸을까(190125) 미국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과 도널드 트럼프는 닮은 점이 많다. 우선 역대 1, 2위 고령 대통령이다. 또 워싱턴 정치와는 거리가 먼 아웃사이더 출신이다. 특히 트럼프는 선출직 경험이 없는 첫 대통령이다. 대통령이 돼서도 옛 직업의 엔터테인먼트 능력을 활용한다는 점도 같다. 하나 더 든다면 두 사람 모두 핵전쟁 두려움에 사로잡혀왔다는 점일 게다. 레이건이 옛 소련과의 핵전쟁 공포에 시달렸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래서 나온 게 ‘스타워스’로 불리는 전략방위구상(SDI)이다. ‘우주에 탐지와 요격을 위한 센서와 무기를 배치해 적의 미사일을 발사 후 상승단계에서 파괴한다’는 계획은 매혹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천문학적 비용이 들고, 기술적으로 실현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레이.. 더보기
[편집국에서11]연대의 힘, ‘나디에’에서 ‘캐러밴’으로(181214) 마리아를 알게 된 건 멕시코 다큐멘터리 (2005)를 통해서다. 2006년 여름 EBS가 국제다큐멘터리페스티벌(EIDF)에서 소개했으니 벌써 12년이 지났다. 입술을 깨문 채 애써 담담하게 카메라를 응시하는 마리아의 모습은 결코 잊을 수 없다. 얼굴에는 불안과 초조, 두려움, 막막함, 절망감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듯했다. 무엇이 그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얼마나 많은 사연이 표정 뒤에 감춰져 있는 걸까. ‘나디에’는 스페인어로 ‘하찮은 사람’ ‘별 볼 일 없는 사람’을 뜻한다. 다큐에서는 온두라스,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중미 3국에서 목숨을 걸고 미국으로 가려는 불법 이민자를 가리킨다. 마리아는 그들 중 한 명이었다. 제작진이 마리아를 만난 곳은 멕시코 남동부 베라크루스주 내륙 도시 오리자바에 있는 불.. 더보기
[편집국에서10] 고르비의 선택, 김정은의 선택(181102) 냉전 종식기 미·소 정상 레이건과 고르바초프(고르비)는 모두 다섯 차례 만났다. 1985년 11월19~21일 스위스 제네바 정상회담이 시작이었다. 강경 냉전 전사 이미지의 레이건과 젊은 새 지도자 고르비의 첫 만남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컸던 만큼 별 성과는 없었다. 가시적인 성과라면 고르비의 워싱턴 방문 합의 정도였다. 첫발은 내디뎠지만 후속 회담은 쉽지 않았다. 두 정상이 1986년 10월11~12일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다시 만나기까지 약 11개월이 걸렸다. 레이캬비크 정상회담은 당시 실패한 회담이었지만 훗날 냉전 종식의 전환점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군축의 가시적인 첫 성과인 중거리핵전력(INF)협정이 체결된 3차 워싱턴 정상회담(1987년 12월)의 징검다리가 됐기 때문이다. 군축이라는 거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