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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열며12/무엇을 보았니 아들아 이집트 북동부 수에즈 운하 인근 도시인 이스마일리아. 지난 16일 한 무리의 주민들이 평화적인 거리시위를 벌이며 도로 한복판에 막아선 탱크들을 향해 행진한다. 이윽고 들리는 총성들, 그리고 주춤하는 시위대. 하지만 흰 모자를 쓴 한 남성은 두 팔을 하늘로 뻗은 채 꿋꿋하게 탱크들 쪽으로 걸어간다. 멈춰선 그는 탱크와 당당히 맞선다. 두 팔은 여전히 하늘을 향해 있다. 10초쯤 지났을까. 총성과 함께 그는 고꾸라진다. 총탄이 그의 복부를 관통한 것이다. 비록 그의 두부는 ‘소스라쳐 삼십보 상공으로 튀’어오르지는 않았지만 ‘땅바닥에 쥐새끼보다도 초라한 모양으로’ 그를 ‘쓰러뜨렸다’. 그는 고통스러운 듯 도로 위에서 뒹굴었고, 주민 몇 명이 그를 향해 달려간다. 지난 19일자 경향신문 1면에 실린 3장의 연속.. 더보기
아침을열며11/본말 전도된 스노든 사건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개인정보 불법 감시행위를 폭로한 지 한달 보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본말 전도’의 전형적인 사례를 또다시 목도하고 있다. 스노든 사건은 ‘개인자유 대 국가안보’라는, 오랜 논쟁거리에 대한 문제제기라 할 수 있다. 스노든이 폭로를 통해 강조하고자 한 본질은 국가안보를 위해 개인의 자유가 희생돼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위해 스스로 내부고발자라는 가시밭길을 택했다. 하지만 그가 고발한 본질에 대한 논의는 실종된 지 이미 오래다. 그 자리는 스노든 송환과 정치적 망명을 둘러싼 미국과 반미 국가들의 줄다리기 같은 곁가지가 대신하고 있다. 그리고 23일이면 스노든은 공항 환승구역에 갇혀 영화 의 주인공처럼 웃지 못할 희극의 주인공 신세로 전락한 지 한달이 된다... 더보기
아침을열며10/미국 정보기관 수장들의 거짓말 지난 3월 미국 상원 청문회장. 민주당의 론 와이든 상원의원(오리건주)과 미 정보당국의 총책임자인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DNI)의 질의문답이 이어졌다. “국가안보국(NSA)은 어떤 형태라도 미국인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지 않나요?” “하지 않습니다.” “하지 않는다고요?” “의도적으로는 하지 않습니다.” 같은 달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장. 민주당 행크 존슨 하원의원(조지아주)은 키 알렉산더 NSA 국장을 5분여 동안 추궁했다. “NSA는 미국 시민들의 e메일을 일상적으로 가로채고 있나요?” “아닙니다.” “NSA는 미국인들의 휴대전화 통화내용을 가로채나요?” “아닙니다.” “문자메시지는요?” “아닙니다.” “은행 거래 기록은요?” “아닙니다.” 지난 6일 에드워드 스노든이 NSA가 미국인들을 불법적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