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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열며15/‘거대한 체스판’에 마주한 푸틴과 오바마 지미 카터 미국 행정부 때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즈비그뉴 브레진스키는 1997년 을 펴냈다. 브레진스키가 체스판에 비유한 지역은 유라시아 대륙이다. 옛 소련 붕괴 후 세계 최강국이 된 미국이 향후 헤게모니에 도전받지 않고 유라시아 대륙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훈수를 두는 것이 이 책을 쓴 목적이었다. 그는 이 책에서 옛 소련 지역인 러시아와 그 인접지역을 블랙홀로 불렀다. 그로부터 17년 후, 브레진스키가 블랙홀이라고 부른 지역의 우크라이나가 말 그대로 모든 국제뉴스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발단은 지난해 11월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유럽연합과 추진하던 무역협정 체결을 러시아의 압력에 밀려 중단한 일이었다. 이후 친유럽계는 ‘유로마이단 시위’를 주도해 야누코비치 대통령을 쫓아.. 더보기
아침을열며14/다시 스노든을 생각할 시간 “올해 해변가에는 상어보다 더 나쁜 것이 있다. 그것은 아마추어 사진가다.” 지난 11월 중순 정보수집 천국이 된 세상과 그에 따른 사생활 침해 문제를 커버스토리로 다룬 이코노미스트 기사는 이렇게 시작한다. 기사 도입부는 120여년 전인 1890년 코닥 휴대용 카메라가 가져온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 당시 신문 기사를 인용한 것이다. 누구든 휴대용 카메라로 일광욕을 즐기는 이들을 훔쳐볼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의미일 터다. 말하자면 정보수집 도구로서의 카메라 시대 도래의 부작용을 지적한 셈이다. 이코노미스트 기사는 120년을 뛰어넘어 정보수집 도구가 카메라에서 폐쇄회로(CC)TV를 지나 차량용 블랙박스와 구글안경으로 진화된 이 시대의 풍경을 전하고 있다. 정보수집은 다방면에서 혜택을 주지만 사생활 침해라는 심.. 더보기
아침을열며13/끝나지 않은 오키나와의 비극 지난 11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본섬 남쪽 끝 해안가에 있는 평화기원자료관을 찾았다. 오키나와 현정부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에서 유일한 지상전이 벌어진 오키나와전쟁의 교훈과 영구평화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세운 것이다. 자료관을 둘러보다 제4전시실 한쪽 벽에 붙은 글에 눈길이 갔다. 일본어로 쓴 길지 않은 글이었다. 한국어로 된 자료관 안내서에는 이렇게 번역돼 있었다. “오키나와전의 실상을 접할 때마다 전쟁이라는 것처럼 잔인하고 이렇게 오욕투성인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생생한 체험 앞에서는 어떠한 사람도 전쟁을 긍정하고 미화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분명히 인간입니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전쟁을 용납하지 않는 노력을 할 수 있는 것도 우리들 인간이 아닐까요. 전후 이래 우리들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