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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열며6/지옥문을 연 올랑드 조찬제 국제부장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말리에 대한 군사개입을 개시하자 이슬람 무장세력은 그가 “지옥문을 열었다”고 했다. 올랑드는 그 말에 콧방귀를 뀌었을 법하다. 하지만 말리 개입에 대한 보복으로 일어난 알제리 인질극은 그가 지옥문을 열었음을 분명히 보여줬다. 인질극은 사흘 만에 끝났지만 이는 불길한 예언의 서막일지도 모른다. 올랑드의 말리 작전은 겨우 문턱을 넘어섰을 뿐이다. 그 문 뒤엔 알제리 인질극보다 더 깊은 수렁이 놓여 있을지도 모른다. 올랑드의 말리 개입은 결말을 알고도 헤어나지 못하는 숙명의 게임과 같다. 자신의 운명은 물론 국민의 꿈마저 앗아갈 수 있다는 것이 이 게임의 법칙이다. 올랑드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아프리카는 다시 한번 전쟁에 휘말리게 됐다. 올랑드는 왜 지옥.. 더보기
아침을열며5/총기 규제, 이제는 행동에 옮길 때 조찬제 국제부장 지난 토요일 오전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검색하던 아내로부터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미국 동부 코네티컷주 한 초등학교에서 총기 참사로 무고한 아이 20명과 교직원 6명 등 26명이 숨졌다는 것이다. 나중에 보니 숨진 아이들은 모두 6~7세 철부지들이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자식들을 졸지에 잃은 부모의 심정을 어찌 헤아릴 수 있을까. 먼 나라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남의 일로만 여길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우리 가족은 버지니아주에서 1년 동안 거주한 적이 있다. 한국계 조승희가 저지른 미국 최악의 총기 참사인 2007년 버지니아텍 사고가 있은 직후다. 기우에 그치긴 했지만 같은 성씨라는 이유만으로도 불안해했다. 이 때문에 총기 참사 소식을 들을 때마다 아무 탈없이 귀국할 수 있었음을 감사.. 더보기
아침을열며4/오바마·시진핑은 중산층에 응답하라 조찬제 국제부장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과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의 최고 지도자 등극을 약 1주일 간격으로 보는 일은 동시대인으로서는 드문 경험이라 할 수 있다. 세계 최강대국 지위를 유지해야 하는 오바마와 그 자리를 넘보는 시진핑 간 대결은 세기의 볼거리가 아닐 수 없다. 두 사람이 펼치는 정책과 지도력에 따라 세계는 좌지우지될 것이 뻔하다. 두 사람이 만들어갈 세계가 갈등의 장이 될지, 화해와 협력의 장이 될지는 엄밀히 말하면 국제정치학자들의 주된 관심 영역이다. 일반 미국인이나 중국 인민들이야 자신들의 삶을 풍요롭게만 해준다면 어떻게 하든 만족할 것이다. 오바마와 시진핑 두 사람에게서 공통분모를 찾는 일은 쉽지 않지만 두 사람 앞에 놓인 과제와 관련한 주제어는 찾을 수 있다. 바로 ‘중산층’..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