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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기가 쓴 기사

온두라스 쿠데타 ‘훈수꾼의 대결’(2009 07/14ㅣ위클리경향 833호) 지구상에 대통령이 두 명인 나라가 있다. 한 명은 군부쿠데타에 의해 국외로 강제추방됐지만 국제사회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다른 한 명은 자국 의회와 사법부, 군부에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지난달 28일 군부쿠데타가 발생한 중미 온두라스의 두 대통령 이야기다. 쫓겨난 대통령은 마누엘 셀라야(56)이고 그를 쫓아내고 권좌에 오른 것은 새 대통령 로베르토 미첼레티(63)다. 그러나 한 하늘 아래 최고권력자가 두 명 있을 수는 없는 법. 한 명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 두 사람 가운데 누가 남게 될까. 온두라스 쿠데타는 내부 권력투쟁의 성격을 띠고 있다. 쿠데타 세력은 셀라야를 축출한 표면적인 이유로 그가 대법원의 반대에도 개헌 국민투표를 강행함으로써 법을 어겼다는 점을 내세운다. 하지만 개헌 국민.. 더보기
오바마 100일 ‘기대 반, 우려 반’ (2009 05/05ㅣ위클리경향 823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4월 29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오바마는 지난 1월 20일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 위기와 두 개의 전쟁(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이라는 조지 W 부시 전임 대통령이 남긴 최악의 유산과 변화를 향한 강한 의지를 안고 취임했다. 언론들은 이런 그를 노예해방을 위해 남북전쟁을 치른 에이브러햄 링컨이나 대공황을 극복한 프랭클린 루스벨트(FDR) 전 대통령에 비유했다. 일부는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음을 빗대 그를 ‘판매 총책임자(salesman-in-chief)’나 ‘보수수리 총책임자(plumber-in-chief)’라고 불렀다. 실제로 그는 취임 후 경제 위기 해결과 미국의 대외 이미지 개선을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취임 100일은 오바마의 전모를 평가하는 데 짧은 시.. 더보기
유럽 순방 나선 ‘세일즈맨 오바마' (2009 04/07ㅣ위클리경향 819호) 4월 초 국제 정치·경제의 중심 무대가 미국에서 유럽으로 옮겨진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아소 다로 일본 총리,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 등 주요국 정상들이 유럽으로 몰려든다. 4월 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G20 금융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4월 3~4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와 접경 독일 켈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창설 60주년 정상회의도 이목을 집중시킨다. 예년보다 국제 정세 전반에 영향을 미칠 현안이 많기 때문이다. 국제 무대의 중심은 미국에서 유럽으로 옮겨지지만 주인공은 여전히 오바마 미 대통령이다. 세계 경제위기 해결과 새 아프가니스탄 전략 등 최대 현안의 중심에 미국이 있기 때문이다. 취임 후 첫 국제 무대에 데뷔하는 오.. 더보기
‘오바마의 아프간 전략’ 성공할까 (2009 02/24ㅣ위클리경향 813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것인가. 오바마가 테러와 전쟁의 주 무대를 이라크에서 아프가니스탄으로 옮기기로 함에 따라 그의 아프간 전략과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등에 따르면 오바마는 취임 후 국가안보위원회(NSC) 소집, 리처드 홀브룩 아프간·파키스탄 특사 임명, 아프간 전략 검토 지시 등 아프간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아프간 현실이 당초 기대한 것보다 심각한 데 따른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의 신중한 태도는 지난 2월 8일 독일 뮌헨 국제안보회의에 참석한 고위 관계자들의 잇단 발언에서 확인된다. 홀브룩 특사는 “이라크보다 아프간 상황이 더 힘들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임스 존스 국가안보보좌관은 “아프간은 미국만의 고민이 아닌 세계적인 .. 더보기
케네디 2세 첫 상원의원 ‘초읽기’ (2008 12/23ㅣ위클리경향 805호) ‘케네디가의 전통’을 캐롤라인이 이을 것인가. 존 F 케네디(JFK) 전 미국 대통령의 딸 캐롤라인 케네디(51)가 아버지와 두 삼촌의 뒤를 이어 연방 상원의원이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월 1일 힐러리 클린턴 뉴욕 주 연방 상원의원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 행정부의 국무장관에 내정되면서 그 후임자로 캐롤라인의 이름이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캐롤라인은 20여 명의 후보군 가운데 앤드류 쿠오모 뉴욕 주 검찰총장과 함께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캐롤라인이 힐러리 후임 상원의원 후보군에 떠오른 것은 뉴욕 주는 상원의원직이 공석일 경우 보궐선거를 실시하지 않고 차기 선거가 있을 때까지 주지사가 상원의원을 임명하기 때문이다. 캐롤라인이 최근 칼자루를 쥐고 있는 데이비드.. 더보기
세계 금융위기 대처 ‘폴슨·버냉키의 선택’ (2008 10/07ㅣ위클리경향 794호) 대공황 이후 최대 금융위기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보다 더 주목받고 있는 두 사람이 있다.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과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그들이다. 금융위기 속에서 두 사람이 보여준 환상의 콤비 플레이 덕분에 이들 뒤엔 ‘경제 대통령’이니 ‘투자은행 통수권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폴슨 재무장관은 이번 금융 위기에서 한 역할 덕택에 알렉산더 해밀턴 초대 재무장관 이래 최고의 권력을 가진 재무장관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다. ‘누구를 살리고 죽일 것인가’는 솔로몬의 선택도 그가 한다. 그의 선택에 따라 제5의 투자은행(IB)인 베어스턴스는 살았지만 제4의 IB인 리먼 브러더스는 파산 보호 신청이라는 사형 언도를 받았다. 세계 최대의 보험회사인 AIG는 850억 달러라는 막대한 돈을 .. 더보기
세계은행 총재 든든한 ‘백’은 미국 (2007 05/01ㅣ뉴스메이커 722호) 폴 울포위츠 세계은행 총재(63)가 사임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울포위츠 총재는 지난해 말 물러난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과 함께 ‘이라크전의 기획자’로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2005년 6월 세계은행 총재에 임명됐으니, 5년 임기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상황에서 ‘레임 덕’에 걸린 셈이다. 그의 발목을 잡은 것은 스스로 불러온 인사권 남용 의혹이다. 울포위츠의 입장은 단호하다. 사과는 하되 물러날 수 없다는 것이다. 자신을 임명한 부시 대통령의 지지도 여전하니 그럴만도 하다. 하지만 울포위츠의 ‘버티기’로 세계은행의 명성이 실추하는 등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반발도 무시할 수 없어, 그의 앞날이 장밋빛만은 아니다. 사임 압력의 발단은 인사권 개입 의혹이지만 .. 더보기
과거 너의 도덕성을 알려주마 (2007 03/20ㅣ뉴스메이커 716호) ‘족보 들추기, 주차위반 범칙금 미납, 주식 불법거래 의혹, 마약 복용, 재산신고 누락, 가족과의 불화….’ 내년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미국에서 민주·공화 양당 유력 후보들에 대한 후보 검증이 뜨겁다. 각 당의 공식 후보 지명이 1년 반 가까이 남았는데도,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 공화당의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등 유력 후보들의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 연일 신문에 공개되고 있다. 기실 대선후보에 대한 검증은 후보의 자질을 유권자에게 알려주는 필수과정이다. 유권자들은 각 후보의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사실’에 호기심을 보이며 최종 선택기준의 하나로 삼는다. 하지만 검증당하는 후보로선 곤혹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신인이나 새로운 사실이 드러날 경우 해명에 진땀을 .. 더보기
흑인후보 오바마 ‘검증’이 시작됐다 (2007 01/30ㅣ뉴스메이커 710호) 오늘날 워싱턴에 있는 미국의 지도자들은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방식으로 일을 하지 못한다. 정치가 너무 받아들이기 어렵고, 당파적이며 돈과 영향력 때문에 망가지고 있다. 해답이 필요한 문제들을 다룰 수 없다. 나는 우리 모두가 얼마나 다른 형태의 정치를 갈망하는지 깊이 깨달았다.” 버락 오바마 의원이 2008년 대선 출마계획을 밝힌 다음달인 1월 17일 상원 외교위원회에 참석해 청문회를 듣고 있다. AP=연합뉴스 꿈을 향한 레이스는 시작됐다. 그러나 그 길엔 넘어야 할 장애물이 너무나 많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꿈꾸는 민주당의 배럭 오바마 상원의원(46)이 출사표를 던졌다. 오바마 의원은 1월 16일 자신의 웹사이트(www.barackobama.com)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2008년 대통령선거 출마.. 더보기
공립학교 흑백통합배정 ‘재심판’ (2006 12/19ㅣ뉴스메이커 704호) 미국 연방대법원이 내린 ‘역사적인’ 판결을 거론할 때마다 언급되는 것이 있다. ‘브라운 대(對) 토피카 교육위원회’ 사건에 대한 판결이다. 반 세기 전인 1954년 5월 17일 미 대법원이 내린 이 판결의 요지는 그동안 공립학교에서의 백인과 흑인의 분리교육은 위헌으로 흑백 인종간 통합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판결은 미국 민권운동사의 큰 획을 그은 기념비적인 업적으로 평가받았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1951년 켄터키주 토피카에 살던 흑인 올리버 브라운은 열살 된 딸이 왜 집에서 네 블록 떨어진 ‘백인학교’를 두고 1.6㎞나 떨어진 ‘흑인학교’에 다녀야 하는지 불만이었다. 당시만 해도 흑인과 백인은 ‘분리돼 있어도 평등할 수 있다’는 1896년 대법원의 인종분리 합헌 판결 때문에 각각의 학교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