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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기가 쓴 기사

“미국인은 전쟁을 싫어해” (2006 11/07ㅣ뉴스메이커 698호) #1.제2차 세계대전 당시인 1942년 어느날, 그해 중간선거를 앞둔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32대 대통령은 당시 육군참모총장인 조지 마셜 장군과 연합군의 북아프리카 공격 계획을 논의하고 있었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마치 기도하듯 두 손을 모은 채 마셜 장군에게 “제발 선거 전에 결정해달라”고 간청했다. 하지만 선거 당일까지도 미군은 북아프리카 해상에 머물렀다. 미 스탠퍼드 대학 역사학자 데이비드 케네디 교수는 1999년 쓴 퓰리처상 수상작 ‘공포로부터의 자유:1929~1945, 대공황과 전쟁 시절의 미국인’이라는 책에서 당시 상황을 이렇게 묘사했다. “1942년 11월 3일 중간선거일에 북아프리카에 파견될 미군을 실은 수송선은 여전히 해상에 있었다.” 결국 루스벨트 대통령의 민주당은 하원에서 47석을, .. 더보기
미국 일부다처제 종말 고하나 (2006 09/12ㅣ뉴스메이커 691호) 지난 8월 28일 밤, 미국 네바다주 경찰이 도박의 도시 라스베이거스 외곽에서 2007년형 빨간색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승용차를 세웠다. 콜로라도주 임시 번호판을 단 데다 글자가 잘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찰이 운전면허증을 요구하자 3명의 탑승자 중 한 명이 콘텍트렌즈 영수증을 제시했다. 의심을 한 경찰은 차를 수색했다. 경찰은 수색 끝에 가발 3개, 휴대전화 15개, 현금 5만4000달러, 1만 달러 어치의 기프트카드, 랩톱 컴퓨터 4대, 위성추적장치(GPS) 1대, 현금이 든 것으로 추정되는 봉투 등을 찾아냈다. 그리고 경찰의 연락을 받고 현장에 도착한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은 `‘예언자(The Prophet)’라는 e메일 주소를 발견했다. 그리고 쾌재를 불렀다. FBI가 ‘10대 수배자’로.. 더보기
헤즈볼라 지도자 아랍영웅 반열에(2006-08-04)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가말 압델 나세르 전 이집트 대통령에 버금가는 인물이다.” 나세르 전 이집트 대통령이 수에즈 운하 국유화 조치를 단행한 지 50주년을 맞아 이집트의 일부 야당 지도자들과 야당 성향의 신문들이 레바논의 무장단체이자 정치조직인 헤즈볼라 최고지도자(공식직함은 사무총장) 하산 나스랄라(46)를 영웅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AP통신이 지난 7월 25일 보도했다. 나세르 전 대통령(1918~1970)은 이집트 왕정을 타파한 뒤 이집트 초대 대통령에 오른 인물로 수에즈 운하 국유화와 아랍연합 창설을 통해 아랍민족주의를 서방 세계에 과시한 20세기 최대의 아랍 지도자로 추앙받고 있는 불세출의 영웅이다. 나스랄라는 주지하다시피 6월 12일 이스라엘 병사 2명을 납치해 이스라엘의 .. 더보기
‘사연’ 많은 그림이 값어치도 높다(2006-07-06)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 Ⅰ’ (1907), 138×138cm.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 Ⅱ’ (1912), 190×120cm. 19세기와 20세기 초 유럽화풍을 지배했던 장식미술 양식인 아르누보의 대표적인 화가인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의 1907년 작품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Ⅰ’가 5월 19일자 ‘뉴욕타임스’ 보도를 통해 회화 작품 사상 최고가인 1억3500만 달러에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작품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2004년 5월 미국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1억416만8000달러에 낙찰된 기존 최고가 회화 작품인 파블로 피카소의 1905년 작품 ‘파이프를 든 소년’을 넘어 최고가 작품으로 등극했다는 점 때문만은 아니다. 또 ‘최고가 작품 가치가 있느냐’ ‘작품이 최고가로 팔렸다고 해서 최.. 더보기
“아프리카 돕자” 아주 특별한 신문(2006-05-26) 보노(오른쪽)와 동료 보비 슈리버가 5월 15일 영국 런던에서 레드 마케팅에 참여키로 한 모토롤라의 ‘레드’ 휴대전화를 선보이고 있다.영국 ‘인디펜던트’지 가수 보노의 ‘레드마케팅’에 동참 파격적 편집으로 하루 수익 절반 기부 '지난 5월16일자 영국의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특별했다. 1면이 온통 붉은 색인데다 붉은 색 제호 안에는 `” ‘레드’라는 단어가 들어 있었다. 제호 위에는 ‘오늘 신문 수익금의 절반은 아프리카 에이즈 퇴치기금으로 쓰임’이라는 광고문이 실렸다. 1면 표지는 붉은 색 바탕 위에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 주사기, 기도하는 손, 해골 등의 그림과 함께 ‘오늘 뉴스 없음’이라는 제목이 달렸다. 아래쪽에는 작은 글씨로 ‘예방·치료 가능한 병 때문에 오늘 650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씌어.. 더보기
탁신 사임 결정타는 ‘금 간 우정’(2006-04-14) 사업파트너인 재벌 손티 반탁신운동 선봉에… 경제적 이권 앞에 영원한 동지는 없다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는 말이 있다. 인간사의 본질을 꿰뚫은 이 말은 특히 정치판에서 통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끊임없이 이합집산하는 정치판에서는 오늘의 동지가 언제 적이 될지 모른다. 오랜 친구도 예외가 아니다. 동서고금이 따로 없다. 지난 4일 탁신 친나왓 총리(57)의 사임발표로 진정국면에 들어선 태국 정국의 혼란상도 ‘본질’은 마찬가지다. 겉으로는 언론자유와 민주화를 요구하고, 정부의 부패와 권력남용 등을 견제하는 ‘피플파월’와 탁신 총리 정부의 대결이었지만, 그 이면엔 탁신 총리와 사업파트너이자 미디어 재벌인 손티 림통쿤 사이의 이해관계를 둘러싼 다툼이 자리하고 있다. 탁신 총리가 .. 더보기
체니의 오발탄 자신에게 향하다(2006-02-24) 사냥 총기사고 메추라기게이트로 번져… 비우호적 언론들 “기회는 이때다” 연일 맹공 체니 부통령은 자신을 향해 방아쇠를 당긴 것인가.” 딕 체니 미국 부통령(65)이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2월 11일 미국 텍사스주 코퍼스 크리스티에서 일어난 총기 오발 사고가 직접적인 원인이다. 그러나 그의 정치적 위기는 단순한 오발 사고 때문만은 아니다. 체니 부통령은 이라크 침공 주도자, 국가안보국(NSA) 도청 파문, 중앙정보국(CIA) 리크게이트 등 굵직한 정치적인 사안에 직접 연루돼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사안은 단순한 오발 사고를 넘어 정치적 파장을 몰고 올 ‘메추라기게이트(Quailgate)’로 비화하고 있다. 체니 부통령은 자신이 쏜 총에 같이 메추라기 사냥을 간 변호사이자 공화당 지지자인 .. 더보기
고래보호활동 ‘그물’에 걸리나(2006-01-18) 포경국가들 멋대로 쿼터 대폭 늘이고 고래잡이 규제완화 움직임까지 남극해에서는 지금 고래를 잡으려는 일본 포경선단과 이를 막으려는 국제 환경운동단체 그린피스 선박 간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고래를 잡으려는 일본과 보호하려는 그린피스 간의 신경전이 처음은 아니지만 지난해 말과 올 초에 걸쳐 두 차례 충돌할 만큼 최근엔 사태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지난 8일 남극해에서 고래를 잡던 일본 포경선단의 ‘니신마루호’와 포경을 막으려는 그린피스 선박 ‘아틱 선라이즈호’ 간에 충돌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선라이즈호는 충돌하면서 뱃머리가 파손됐다. 양측은 책임공방을 벌였다. 아틱 선라이즈호의 셰인 로텐버리 선장은 “사고 당시 고무보트에 탄 그린피스 대원들이 근처에 있던 일본 배 측.. 더보기
‘희망의 페달’ 지구를 완주하다(2005-12-09) 영국 청년의 자전거 세계일주… 자선기금 모금 위해 4년간 8만㎞ 누벼 두 바퀴로 가는 교통수단이 있다. 사람들은 자전거라고 부른다. 교통수단으로서 자전거는 어떤 나라에서는 ‘가난뱅이의 것’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에게 자전거는 단순한 교통수단을 뛰어넘는다. 4년여라는 긴 시간을 오로지 자전거 하나로 세계여행에 바친 사람이 있다면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영국 청년 앨러스테어 험프리스(29)는 4년 3개월 동안 오로지 자신의 두 발로 페달을 밟아 5대륙 60개국, 약 8만㎞를 누볐다. 자전거로 지구를 두 바퀴 가까이 돌았으니 미쳤거나 대단한 모험가이거나 둘 중 하나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는 둘 다 아니다. 오히려 자전거 하나로 ‘역사’를 썼다는 사실에 경외심이 일어난다. 왜 그런지는 그의 여정을 따.. 더보기
세기적 재판인가, 세기적 쇼인가(2005-10-28) “이름을 말하세요.”(리즈가르 모하마드 아민 재판장) “말하지 않겠습니다.”(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이름을 확인해야 본격적인 재판이 시작됩니다.”(재판장) “당신은 누구요. 이 재판이 원하는 게 뭡니까?”(후세인) “내키는 대로 써도 됩니다.”(재판장) “나는 오전 9시부터 이 옷을 입고 시키는 대로 벗었다가 입기를 여러 번 했습니다.”(후세인) “자리에 앉으세요. 다른 피고인에 대한 인정신문부터 하겠습니다.”(재판장) 10월 19일 ‘세기의 재판’으로 관심을 끈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에 대한 첫 공판은 인정신문부터 설전이 오가는 한편의 드라마였다. 아민 재판장은 웃는 얼굴을 지으며 지금 필요한 것은 이름을 말하는 것뿐이라고 진정시켰지만 후세인은 요지부동이었다. 오히려 재판부의 정통성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