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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김칫국 마시기(200404) '떡 줄 사람은 꿈도 안 꾸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속담이 있다. 상대방은 줄 생각도 하지 않는데 지레 받을 준비를 한다는 의미다. 앞날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눈치 없이 하는 행동을 비꼴 때 자주 쓴다. 떡 줄 사람 입장에서는 어처구니가 없을 것이다. 재미있는 건 같은 뜻으로 쓰이는 ‘떡방아 소리 듣고 김칫국 찾는다’, ‘앞집 떡 치는 소리 듣고 김칫국부터 마신다’처럼 김칫국이 주로 떡과 함께 활용된다는 사실이다. 예로부터 떡과 김칫국은 찰떡궁합으로 여겨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우리 조상들은 떡을 먹을 때 늘 김칫국과 함께 먹었다고 한다. 본뜻은 체하지 않게 조심하라는 것이라고 한다. 일상에서 김칫국부터 마시는 사례는 드물지 않게 본다. 대표적인 것이 정치판이다. 결과야 어떻든 일단 빈말이.. 더보기
[경향의 눈8] 트럼프의 '코로나19 촌극'(200402) ‘5시의 촌극’이라는 말이 있다. 베트남전쟁 당시 미군이 사이공(현재의 호찌민)의 한 호텔에서 오후 5시마다 했던 전황 브리핑의 별칭이다. 이 브리핑이 촌극으로 희화화된 데는 이유가 있다. 진실보다 거짓말이 난무했기 때문이다. 리처드 파일 당시 AP통신 사이공 지국장의 묘사가 정곡을 찌른다. “동남아시아의 부조리극 극장에서 최장 공연되고 있는 희비극.” 실제로 브리핑에서는 기자들과 미군 간 가짜 통계와 거짓 전황을 둘러싼 설전이 벌어지곤 했다. 그 후 ‘5시의 촌극’은 거짓말로 정부의 신뢰를 갉아먹는 행태를 비꼬는 대명사로 활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을 보면 ‘5시의 촌극’이 새삼 떠오른다. 트럼프는 지난달 코로나19 국가비상사태 선포 이후 매일 저녁 백악관에서 ‘코로나 브리핑.. 더보기
[여적] 코로나 청정국?(200331) 코로나19를 막을 최고의 방책은 ‘고립’과 ‘격리’다. 전 세계가 물리적 거리 두기를 강조하는 이유다. 하지만 사람이 매개체이다 보니 확진자가 없는 곳이 없을 정도다. 지난해 12월31일 첫 환자가 보고된 이후 석 달 만인 30일 현재 코로나19 확진자는 72만명을 넘었다. 사망자도 3만4000명에 이른다. 실시간 코로나 자료를 제공하는 사이트 월도미터에 따르면 199개 나라와 지역, 2척의 크루즈선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 실제로 ‘고립’의 대명사로 통하는 에콰도르의 갈라파고스 제도마저 코로나 침투를 피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지구상에는 여전히 감염자가 한 명도 없는 ‘코로나 청정지역’이 있다. 대표적인 곳이 남극이다. 28개국이 과학기지를 운영 중이지만 엄격한 입국 통제 덕분에 확진자가 없다. 코로나19..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