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에서30]샌더스가 만드는 희망의 길(2016.02.23ㅣ주간경향 1164호)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탓으로 가라앉았던 설 연휴 분위기에 한 줄기 희망의 빛을 던진 것은 미국 대선 관련 소식이었다.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이자 사회주의자인 버니 샌더스는 9일(현지시간) 치러진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힐러리 클린턴을 큰 표 차이(21.7%포인트)로 이겼다. 0.3%포인트 차의 아이오와 코커스 석패를 만회하고 대선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승리였다. 물론 몇 시간 후 한국 정부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맞불로 개성공단 전면 중단을 발표하는 바람에 분위기는 다시 가라앉았지만 말이다. 샌더스의 압승이 예견된 까닭에 내 관심사는 그 뒤에 나온 뉴스였다. 거기서 샌더스 바람이 돌풍에 그치지 않고 태풍이 될 수도 있다는 희망의 근거를 봤기 때문이다. 그것은 선거자금 모금 관련 소.. 더보기 [편집실에서29]영원한 갑질인생(2016.02.16ㅣ주간경향 1163호) “평생을 갑으로 살아온 사람의 당연한 선택 아닐까.” 최근 지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안대희 전 대법관이 화제에 오른 적이 있다. 그가 4월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의 ‘험지 차출론’에 부응해 서울 마포 갑 예비후보로 등록한 직후였다. “대법관까지 한 사람이 뭐가 아쉬워 국회의원을 하려 할까” 하는 안타까움이 대화를 이끌었다. 결론은 “그거 아니면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였다. 모두가 동의했다. 지인들과의 대화는 검사와 판사의 차이로까지 나아갔다. 결국 검사가 판사보다 정치적 야망이나 특권의식이 더 클 수 있다는 데 이르렀다. 평생을 갑으로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첫째, 낮은 곳을 바라보지 않는다. 둘째, 갑이 되지 않으면 불안하다. 안 전 대법관만큼 이 조건에 맞는 이도 드물다. 서울법대 .. 더보기 [편집실에서28]“얼마나 답답 하시면…“ 화법 유감(2016.02.02ㅣ주간경향 1162호) 박근혜 대통령의 ‘민생구하기 입법 촉구 천만 서명운동’ 참여에 대한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관제’ 냄새가 난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야당은 대통령의 행위를 “관제 서명”이라고 대놓고 말한다. 아닌 게 아니라 대통령의 담화 발표를 시작으로 재계의 동참 발표, 대통령의 서명, 관료와 대기업의 잇단 참여가 이어지면서 정부의 압박에 의해 짜여진 각본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대통령이 앞장섰는데 관제와 관치에 익숙한 관료와 기업들이 따라가지 않을 재간이 있을까. 울며 겨자 먹는 심정일 테다. 중·고교 시절을 독재정권 시절에 보낸 50대라면 박제된 관제의 추억이 되살아나 몸이 떨릴지도 모르겠다. 물론 청와대는 대통령이 개인 자격으로 했다고 강조하지만 설득력이 약하다. 대통령이 개인 차원.. 더보기 이전 1 ··· 181 182 183 184 185 186 187 ··· 25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