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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투투 대주교의 진실화해위(211228) “이제라도 용기를 내어 진실을 고백한다면 오히려 용서와 화해의 길이 열릴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에서 한 말이다. 문 대통령 메시지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진실화해위원회의 정신을 빌려온 것이다. ‘가해자의 진실 고백-용서-화해’ 과정은 남아공 진실화해위가 추진한 ‘보복 없는 과거사 청산’의 전형이다. 40년이 지나도록 규명되지 않는 5·18 발포 명령자와 계엄군이 자행한 숨겨진 민간인 학살 등을 찾기 위해서는 처벌 그 자체보다 고백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뜻이었다. 1994년 오랜 투옥과 투쟁 끝에 남아공의 첫 흑인 대통령이 된 넬슨 만델라는 아파르트헤이트(흑인차별정책) 청산과 사회통합을 위한 첫 작업으로 진실화해위를 만든다. 이 위원회는 과거사 청산의 새로운 모델.. 더보기
[사설] 대선 후보가 약속한 타임오프제조차 통과 못 시키는 여야(211227)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지난 16일과 21일, 22일 세 차례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를 열고 공무원·교원 노동조합 타임오프제(근로시간면제제도) 법안을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타임오프제는 공무원·교원 노조의 전임자에게 노사교섭이나 산업안전, 조합원 고충처리 등 노무관리 성격이 있는 업무를 근무시간으로 인정해 급여를 지급하는 제도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물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까지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 법안이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기대한 바와 딴판이다. 타임오프제는 노동개혁법안 중에서도 가장 쉽게 풀 수 있는 사안이다. 그런데 이 제도 도입에 따른 비용 추계를 둘러싼 여야 간 이견 때문에 법 통과가 지지부진하고 있다. 타임오프제를 도입하면 노조 전임자에게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그 대상자.. 더보기
[여적] 핑크 타이드(211222) 중남미는 ‘미국의 뒷마당’으로 불린다. 200년 전인 1823년 12월 제임스 먼로 미 대통령이 천명한 ‘먼로 독트린’이 그 시작이었다. 처음에는 유럽 식민주의자로부터 미주 대륙을 보호한다는 데 방점이 찍혀 있었지만 미국의 중남미 개입을 정당화하는 명분이 됐다. 냉전 시절 좌파 정부가 잇따라 등장하자 미국은 그때마다 쿠데타로 정권교체에 나섰다. 한 분석에 따르면 1945년 이후 미국이 시도한 정권교체 횟수는 68번이나 된다. 코스타리카를 제외하고는 모두 미국을 등에 업은 독재자를 경험했다고 한다. 냉전 종식 이후에도 미 주도의 신자유주의 입김이 중남미를 지배했다. 중남미 정치 지형이 바뀌기 시작한 때는 1990년대 말이다. 1999년 베네수엘라, 2003년 브라질, 2006년 볼리비아에 좌파 정부가 잇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