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무기가 쓴 칼럼 썸네일형 리스트형 마감후22/프랭클린 다시 읽기 미국에서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반월가 시위’는 노동과 정당한 부의 축적 문제를 다시 생각하게 한 계기가 됐다. 2008년 금융위기의 장본인인 월가 금융인의 탐욕과 부도덕성은 일반 미국인들을 두 번이나 울렸다. 많은 미국인은 금융위기로 초래된 경기침체로 일자리도, 살 곳도 잃었다. 굶주리느냐 마느냐 생존의 기로에 서 있는 사람들도 많다. 반면 정부의 구제금융 덕에 살아남은 월가 금융인들은 보너스 잔치를 벌이고 자기 배만 채운다. 그러면서 시위대의 주장에 정당한 부의 축적이라고 반박한다. 정당한 부의 축적은 미국을 지탱해온 자본주의 정신의 원천이라는 이유에서다. 많은 미국 부자들도 여기에 동조하고 있다. 반월가 시위가 초래한 정당한 부의 축적에 관한 논쟁은 두 사람을 떠올린다. 이라는 책을 통해 자본주의 .. 더보기 마감후21/리비아의 친구들 프랑스와 영국 등 60개 국가와 국제기구 대표들이 지난 1일 파리에 모였다. 무아마르 카다피를 축출한 반군 대표기구인 과도국가위원회(NTC)가 이끄는 새 리비아의 출발을 축하하기 위한, 전승국 잔치 같은 자리였다. 한국에서는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대표로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리비아의 친구들’이라고 불렀다. 이들은 과도국가위에 축하선물로 150억달러의 지원을 약속하며 우정을 과시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공습에 반대해온 중국과 러시아, 브라질도 참석했다. 카다피 이후 리비아 재건 논의에서 제몫을 챙기기 위해서였다. 러시아는 염치가 있었는지 회의 직전 과도국가위를 인정하고, 모스크바 초청을 약속했다. 반면 중국은 유엔 주도의 재건을, 브라질은 외부 간섭 배제를 강조하는 독자적인 목소리를 냈다. 중.. 더보기 마감후20/우리 안의 '브레이비크'들 지난 2일 오후, 기자를 찾는 전화가 왔다. 점잖은 목소리의 남성은 북유럽 극우정당의 뿌리를 다룬 기사(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8012110355&code=970205)를 보고 궁금한 점이 있다고 했다. 그러더니 뜬금없이 ‘다문화주의’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기사 내용과 관련한 내용이 아니어서 답변드릴 수 없다고 했다. 그러자 “다음 번에는 한국의 다문화주의 실태를 다뤄달라”고 부탁했다. 엉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일까 궁금해하며 수화기를 내려놓으려는 순간이었다. 수화기 너머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안산에 가면 외국인 노동자가 한국인을 폭행하고, 심지어 여자를 성폭행하는 일이 다반사인데….” .. 더보기 마감후19/‘미국인 탈레반’ 구명운동 지난 10일 영국 일간 가디언 일요판인 옵서버에 장문의 글이 실렸다. 기고자는 ‘미국인 탈레반’으로 낙인찍힌 존 워커 린드(30)의 아버지 프랭크 린드였다. 글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 10년사를 보여주는 압축판이었다. 아버지는 10대 때 이슬람으로 개종한 아들이 겪은 고초와 테러와의 전쟁을 보는 미 행정부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담았다. 아버지의 바람은 하나였다. 10년째 수감 중인 아들의 석방이다. 글을 읽고 나니 린드가 누구이며, 왜 미국인 탈레반이라는 꼬리표가 붙었을까 하는 의문은 눈녹듯 사라졌다. 그러나 국가와 테러, 종교와 신념, 법과 정의 같은 단어들은 한동안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아버지의 글은 린드의 존재조차 까맣게 잊고 있는 우리를 질책하는 죽비 같았다. .. 더보기 마감후18/펜타곤 페이퍼와 위키리크스 1971년 6월13일 미국을 뒤흔든 문건이 뉴욕타임스를 통해 공개됐다. ‘펜타곤 페이퍼’다. 당시 국방부 정보분석가였던 대니얼 엘스버그가 공개한 45~64년 미국의 베트남에 대한 정책 결정과정을 담은 1급 기밀 7000쪽은 역사를 바꿨다. 미 국방부가 64년 베트남전 확전을 위해 통킹만 사건을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고, 반전운동으로 번지면서 미국에 패배를 안겼다. 그로부터 정확히 40년 뒤인 지난 13일, 페이퍼 전문이 일반에 공개됐다. 중요한 내용이 이미 공개됐기 때문에 새로운 내용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소식은 잠시 잊고 있던 이름들을 떠올렸다. 위키리크스와 그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 정보제공자로 지목받고 있는 브래들리 매닝 일병이다. 지난해 위키리크스가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전쟁 일지와 미 국.. 더보기 마감후17/오바마의 ‘빈 라덴 모멘트’ 2003년 5월1일. 미국 샌디에이고 앞바다에 정박 중이던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에 항모 탑재용 제트기 한 대가 착륙했다. 조종사 비행복을 입은 이가 내렸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었다. 부시 대통령은 얼마 뒤 양복으로 갈아입고 함상에 마련된 연단에 섰다. 연단 뒤 함교에는 ‘임무 완료(Mission Accomplished)’라고 쓰인 펼침막이 걸려 있었다. 그리고 “이라크에서 주요 작전은 끝났고 승리했다”는 그의 연설이 전 세계에 TV로 생중계됐다. 이라크 침공 40일 만에 승전선언을 한 그의 표정은 득의양양했다. 미 언론들은 이 순간을 부시의 ‘임무 완료 모멘트’로 불렀다. 공교롭게도 그로부터 정확히 8년이 지난 2011년 5월1일. 부시의 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한밤중에 백악관에서 TV .. 더보기 마감후16/불편한 골드스톤의 변절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 알았다면….” 과거 행동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을 나타낼 때 흔히 쓰는 표현이다. 정치인의 경우 ‘사후 합리화’ 방편으로 악용하기도 한다. 최근 이 화법으로 말미암아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진 인물이 있다. 2008년 말부터 2009년 초까지 3주간 진행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침공(가자전쟁)을 조사한 ‘골드스톤 보고서’로 유명한 리처드 골드스톤이다. 골드스톤은 지난 1일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 알았다면 골드스톤 보고서는 달랐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이유를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보고서 발간 1년6개월 만에 기존 입장을 뒤집은 것으로 해석되면서 논란을 사고 있다. 골드스톤의 언급이 논란이 되는 이유는 보고서가 낳은 파장 탓이다... 더보기 마감후15/리비아 군사개입이 잘못된 이유 국제사회가 8년 만에 또 다른 전쟁에 휘말렸다. 미국·영국·프랑스 주도의 리비아 군사개입은 국제정치 차원에서도 ‘국민보호에 대한 책임’이라는 새 개념이 적용된 첫 사례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두 개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가 주저 끝에 발을 담게 된 것도 이 때문이었다. 돌이켜보면 이 개념은 그동안 국제사회가 군사개입의 명분으로 내걸어온 인도주의적 목적이라는 큰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의 민간인 학살 방지라는 거부할 수 없는 명분은 서방의 리비아 군사개입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몇 가지 점에서 비판을 사고 있다. 무엇보다도 개입의 목적이 불분명하다. 애매모호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내용 탓이다. 안보리 결의는 민간인 학살 방지를 위한 모.. 더보기 마감후14/1848 유럽, 2011 아랍 2011년 초부터 아랍세계가 거대한 변혁의 소용돌이 속에 빠져 있다. 튀니지에서 타오른 민주화 불길이 무아마르 카다피의 42년 철옹성인 리비아로까지 번진 상태다. 튀니지와 이집트는 ‘혁명 이후’ 단계에 접어들었다. 바레인과 예멘, 리비아 등은 혁명의 한가운데 놓여 있다. 하지만 미래는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불확실하다. 혼돈 그 자체다. 한달 이상 계속되고 있는 아랍 민주화 시위를 지켜보는 기자의 심경도 마찬가지다. 자유를 향한 목숨 건 투쟁을 펼치는 국민들에 대한 경의도 잠깐일뿐, 역사의 거대한 흐름 앞에 그저 먹먹할 따름이다. 풀리지 않는 의문들로 머리가 복잡하다. 이집트는 선거혁명을 통한 민주화를 이룰 것인가. 이집트 군부는 끝까지 중립을 지킬 것인가. 이집트-이스라엘의 평화협정은 어떻게 될 것인가.. 더보기 마감후13/검은 대륙에 부는 ‘빵과 자유’ 바람 아프리카 대륙이 연초부터 ‘빵과 자유’를 향한 투쟁 열기로 달아오르고 있다. 그 진원지는 튀니지와 수단이다. 지중해 연안의 튀니지에서는 ‘민중혁명’이 진행 중이다. 튀니지 혁명은 빵을 향한 투쟁의 전형이다. 식민시대 종식 이후 아프리카에서 일어난 민중에 의한 첫 혁명이라는 역사적인 의의도 있다. 주변 아랍국가들이 혁명의 열기에 감염돼 들썩거릴 정도로 파급력도 강하다. 최근 분리독립 투표를 마친 수단 남부는 자유를 향한 투쟁의 본보기다. 오는 7월이면 아프리카의 54번째 주권국가, 193번째 유엔 가입국이라는 새 역사를 쓰게 된다. 빵과 자유를 향한 투쟁으로 점철된 인류 역사에서 튀니지와 수단 이야기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분명하다. 아프리카라는 특수성 때문이다. 아프리카는 다른 어느 곳보다 빵과 자유에 목.. 더보기 이전 1 ··· 30 31 32 33 34 35 3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