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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직접 고용 강조한 현대위아 대법 판결 취지, 사측은 존중해야(210709) 불법파견 논란을 빚어온 자동차 부품업체 현대위아가 사내하청 비정규직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8일 현대위아의 사내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 64명이 원청을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현대위아가 하청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불법파견 관행에 쐐기를 박은 것을 넘어 직접 고용을 명시한 판결로 의미가 크다. 사내 하청노동자의 불법파견 및 직접 고용 문제는 오랫동안 비정규직 문제의 핵심이었다. 근로자 파견은 파견사업주(하청)가 노동자를 고용해 사용사업자(원청)의 지시와 감독을 받아 사용사업자를 위해 일하는 형태다. 자동차·조선·철강 등 제조업체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진다. 그러다보니 현대위아 사건처럼 하청노.. 더보기
[사설] 산재 터졌는데 독성물질 손으로 막고, 대피도 안 시켰다니(210708) 지난 1월 사망 1명·부상 5명의 인명피해를 낸 파주 LG디스플레이 공장 독성 화학물질 누출사고의 진상이 뒤늦게 드러났다. 경향신문이 배진교 정의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재해조사 의견서’를 보면 사고와 수습 과정은 어처구니없는 일의 연속이다. 사고 당시 배관 수정작업을 하던 하청업체 직원들은 독성 물질이 누출되자 손으로 막았다. 원청이 위험 물질임을 몰라서 현장의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또 작업 전 배관에 남은 화학물질을 제거하지 않고 작업하고, 사고 후에도 차단 밸브를 잠그지 못해 하청업체 직원들이 10분 넘도록 허둥댔다. 유독 물질이 누출됐을 때 즉각 밸브를 잠그는 것은 안전수칙의 기본인데, 어떤 밸브를 잠가야 할지 몰랐다는 것이다. 이런 기초적인 수칙도 지키지 않.. 더보기
[사설] 이 판국에 장군이 성추행, 이래서야 군 성범죄 해결되겠나(210707) 공군 중사가 성추행에 이은 2차 가해로 숨져 수사가 진행되던 터에 현역 장성이 부하 직원을 성추행해 보직해임되고 구속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6일 국방부에 따르면 직할부대 소속 준장이 최근 회식 후 노래방에서 부하를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욱 국방장관이 군 내 성범죄 척결을 다짐한 게 엊그제인데 장관의 직접 지휘를 받는 장성이 가해자라니 말문이 막힌다. 과연 이런 군이 성범죄를 척결할 수 있을지 강한 의문이 든다. 이번 사건은 무엇보다 국민의 지탄 속에 연일 공군 중사 사망사건 수사가 보도되는 시점에서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공군 중사 사건은 피해 신고 후 부대 내 처리, 상급자와 동료들의 2차 가해, 피해 호소 묵살, 사망 이후 조치 미흡 등 온갖 부조리를 만천하에 드러내 군의 .. 더보기
[사설] 대유행 우려 키운 반년 만의 800명대 감염, 방역의식 다져야(210703)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2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826명으로, 지난 1월 이후 처음으로 800명대를 기록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감염세의 진원지가 수도권이라는 점이다. 전체 확진자 중 수도권의 비중은 이날 기준으로 사흘 연속 80%를 넘었다. 지난 1주일간 하루 평균 확진자는 509명으로, 새 거리 두기 3단계에 해당할 정도로 심각하다. 전파력이 강한 인도발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도 90% 이상이 수도권에서 발생하고 있다. 수도권의 확산세가 전국적인 대유행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들어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던 확진자는 지난주부터 다시 늘어났다. 사적모임 5인 제한과 영업시간 오후 10시 제한을 완화하는 새 거리 두기 적용과 접종자 야외 마스크 .. 더보기
[경향의 눈22] “억만장자는 지구를 떠나라”는 경고(210701) 세계 최고 부자 제프 베이조스가 이달 20일 우주여행을 떠난다. 자신의 우주탐사 업체 블루오리진이 만든 우주관광 로켓 ‘뉴 셰퍼드’를 타고 상공 100㎞ 부근에서 11분간 머물다 돌아올 계획이다. 성공하면 또 하나의 역사가 만들어진다. 인류가 달에 첫발을 디딘 지 52주년이 되는 날, 우주관광시대의 문이 열리는 것이다. 영국의 ‘괴짜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이 선수를 칠 것이라는 말도 있어 장담할 순 없다. 그런 그에게 저주가 날아들었다. 우주로 간 베이조스가 지구로 돌아오지 못하게 하자는 ‘지구 귀환 반대’ 청원이다. 지지자들은 베이조스를 “전 세계를 지배하려고 작심한 사악한 지배자”라며 “억만장자는 지구 또는 우주에 존재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물론 실현 가능성은 ‘0’이다. 다만 억만장자를 향.. 더보기
[사설] 5~49인 기업 52시간 근무 안착으로 '최장 노동국' 벗어야(210628) 오는 7월부터 5~49인 사업장에서도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다. 2018년 7월부터 300인 이상 대기업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처음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한 지 3년 만에 전면 시행되는 것이다. 주 52시간제 전면 시행은 세계 최장 노동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건강권과 일과 생활의 균형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5~49인 사업장의 주 52시간제 7월 시행을 앞두고 논란이 있었다. 경영계가 영세업체의 부담을 이유로 계도기간을 1년 적용할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300인 이상 사업장과 50~299인 사업장에 각각 9개월과 1년의 계도기간을 둔 선례를 적용하라고 한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4월 1300곳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5~49인 사업장의 93%가 .. 더보기
[사설] 노동권 사각지대 ‘5인 미만’ 사업장, 언제까지 방치할 건가(210624) 주말과 겹치는 모든 공휴일에 대체 공휴일을 적용하는 ‘공휴일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23일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제정안이 이달 말 본회의를 통과하면 올해 하반기 주말과 겹치는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성탄절도 대체 공휴일이 돼 쉴 수 있게 된다. 국민의 휴식권을 보장해 삶의 질을 높이고, 내수를 진작시킨다는 측면에서 대체 공휴일 확대는 바람직하다. 하지만 5인 미만 사업장은 근로기준법과 중대재해처벌법에 이어 이번에도 적용 대상에서 배제됐다.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그동안 대체 공휴일 확대가 뚜렷한 기준 없이 선심 쓰듯 진행돼 온 점을 보면 이번 법제화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문제는 기업의 규모에 따라 차등적으로 적용된다는 데 있다. .. 더보기
[사설] 인도주의 협력 논의·워킹그룹 폐지, 대화로 이어져야(210623) 방한 중인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2일 문재인 대통령,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만나 남북 교류·협력에 대한 강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김 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남북 간 의미 있는 대화·관여·협력에 대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를 재확인하고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을 만나서도 “우리는 남북 간 의미 있는 대화와 협력, 관여를 지지한다”고 했다. 한·미는 전날 대북 문제 실무협의체인 한·미 워킹그룹 폐지에 전격 합의했다. 이 같은 조치가 남북을 거쳐 북·미 대화 재개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한·미 워킹그룹을 폐지하는 것은 작지 않은 변화이다. 한·미 워킹그룹은 비핵화, 남북 협력, 대북 제재 현안 등을 조율할 목적으로 2018년 11월 출범했다. 하지만 대.. 더보기
[여적] '걷는 잠수교'(210621) 한강 다리를 걸어서 건너본 적이 있는가. 버스나 지하철에 지친 몸을 맡긴 채 해 질 녘 서쪽 하늘을 발갛게 물들인 노을을 보노라면 문득 걷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난다. 하지만 행동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다. 낭만이 없어서가 아니다.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구조 탓이다. ‘천만 도시’ 서울을 가로지르는 한강에는 다리가 28개가 놓여 있다. 철교 4개와 인도가 아예 없는 청담대교를 제외하면 23개 다리는 이론상으로 걸어서 건널 수는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그런 점에서 잠수교는 특별하다. 10번째 한강 다리로 만들어진 잠수교는 가장 짧지만 795m나 된다. 이름 그대로 홍수 때면 물에 잠긴다. 이 때문에 홍수철 방송사 카메라가 찾는 단골장소가 됐다. 한강 수위를 재는 척도이기 때문이다. 잠수교는 강남 개발.. 더보기
[사설]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의 단식이 드러낸 현실(210616)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지난 14일 공단 본사 로비에서 단식에 들어갔다. 비정규직인 공단 고객센터(콜센터) 노조원 약 1000명이 지난 10일부터 직접고용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나선 데 대해 공단 정규직 노조가 반발하며 ‘노노 갈등’ 양상으로 번지자 돌파구를 찾기 위한 극약 처방이라고 한다. 김 이사장 행태의 적절성 여부도 논란거리이지만 이번 사태가 공공기관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따른 노노 갈등과 공정성 논란을 재점화했다는 점에서 지난해 ‘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와 같은 일이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김 이사장은 단식에 돌입하면서 “이사장으로서 두 노조가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했으나 대립만 깊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해당사자 간 갈등이 커 대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