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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프간 '특별기여자' 수용, 난민 인식 전환점 되길(210827)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 정부를 도운 현지인과 가족 378명이 26일 마침내 한국 땅을 밟았다. 탈레반의 아프간 재장악 후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이들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탈출시킨 결과이다. 정부는 이들에게 일단 난민이 아닌 ‘특별기여자’ 자격을 부여해 단기방문(C-3) 비자로 입국시켰다. 향후 장기체류가 가능한 방문동거(F-1) 비자와 취업이 자유로운 거주(F-2) 비자를 발급해 이들의 국내 생활을 도울 예정이다. 이 땅에 안착한 아프간인들을 환영한다. 법무부는 이날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날 입국한 아프간인들에게 난민에 준하는 장기체류 자격과 취업 자격을 부여할 법적 근거를 신속하게 마련하기 위함이다. 이들을 특별기여자로 규정한 만큼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들이 .. 더보기
[경향의 눈24] 보트피플, 세인트루이스호 그리고 아프간 난민(210826) 한 여성이 휴대전화 속 사진을 보며 흐느낀다. “두 딸을 두고 왔다. 난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다.” 한 남성은 “고맙다”는 말을 연발한다. 또 다른 남성은 기뻐하면서도 불안한 기색이 역력하다. 비자 발급에 필요한 서류를 담은 가방을 잃어버려서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는 희비가 교차했다. 탈레반 재집권 후 예상되는 탄압을 피해 필사의 탈출을 감행한 아프가니스탄인들이 도착했다. 카불 함락 8일 만이다. 대부분 미 정부 협력자와 그 가족이다. 이들의 얼굴에는 안도와 함께 불안, 초조의 빛이 뒤섞여 있었다. 그래도 아프간에 남겨진 이들에 비하면 행운아들이다. 이륙하는 군용기에 타려고 활주로를 달리는 시민들, 공항 철조망 너머로 던져지는 아이들…. 카불 함락 후 카불공항.. 더보기
[사설] 위기의 아프간 난민, 국제사회의 수용 협조 절실하다(210823)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재장악한 지 22일로 일주일이 지났지만 수도 카불공항은 국외로 탈출하려는 아프간인으로 아수라장이다. 미국과 탈레반이 암묵적으로 합의한 ‘이달 말’ 탈출 시한이 다가오면서 아프간인들의 필사의 탈출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 체류 시 탈레반의 탄압에 직면할 아프간인의 탈출과 이들의 수용이 국제사회 현안으로 떠올랐다. 미국은 아프간 탈출 대상자를 미국인 1만5000명을 포함해 6만5000~7만5000명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이 미국 등 서방 협력자와 그 가족이다. 지난 일주일간 카불공항을 떠난 사람은 1만7000명에 불과했다. 이런 속도라면 이달 말 시한까지 난민 전부를 탈출시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더욱이 여기에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성장한 젊은층이 대거 빠져 있다... 더보기
[사설] 탈레반의 여성 인권 보호 약속, 국제사회가 주시한다(210819) 아프가니스탄을 20년 만에 재장악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17일 밤(현지시간) 대변인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반탈레반 세력과 화해를 약속했다. 반대자에 대한 보복 금지를 비롯해 여성 권리 보장, 언론자유 허용, 외국과 평화적 관계 유지 등이 내용이다. 탈레반이 아프간 시민들과 국제사회를 향해 내놓은 첫 공식 메시지여서 주목된다. 약속이 제대로 이행된다면 아프간에 긍정적 변화가 올 것이다. 그러나 이 약속에는 ‘이슬람 율법’과 ‘국가의 가치를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라는 조건이 달려 있어 과거 탈레반이 보여준 극단적 이슬람 율법 정치가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탈레반 재집권에 가장 불안을 느끼는 이는 여성들이다. 탈레반은 1996~2001년 집권하면서 엄격한 이슬람 율법(샤리아)을 앞세워 여성의 권리.. 더보기
[여적] 카불 공항(210818) 공항은 흔히 한 나라의 관문으로 불리며, 그 나라의 이미지를 대표하기도 한다. 아프가니스탄 수도의 카불 공항은 전쟁으로 점철된 아프간의 슬픈 현대사와 궤를 같이한다. 1960년에 문을 열었지만 1970년대 말 이후 국제공항으로서 기능을 상실했다. 옛 소련·아프간 전쟁(1979~1989) 때는 소련의 군기지로 활용됐다. 소련 퇴각 후 탈레반 집권기에는 제한적으로 운용됐다가 2001년 9월 미국의 침공으로 파괴됐다. 2008년 11월 재개장했지만 하루 이용객은 200~300명에 불과했다. 군 공항 역할도 하지만 미군은 북쪽으로 40㎞ 떨어진 바그람 공군기지를 이용한다. 탈레반이 지난 15일 수도 카불을 20년 만에 재장악하면서 카불 공항은 유일한 탈출구가 됐다. 하지만 카불 공항은 한때 탈출하려는 아프간인이.. 더보기
[사설] 이번엔 해군 부사관 성추행 사망, 이러고도 군이라 할 수 있나(210814) 공군 성추행 피해 부사관 사망 사건 수사가 끝나기도 전에 해군에서도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 해군 A중사는 지난 5월 말 부대 밖 식당에서 직속 상관과 식사하던 중 성추행을 당했다. A중사는 외부에 유출하지 말아달라며 주임상사에게 피해 사실을 보고했다가 사건 발생 두 달 보름 후인 지난 9일 피해 사실을 정식으로 신고했다. 그리고 피해자와 분리조치한 지 사흘 만인 지난 12일 숨졌다. 공군 여중사 사망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한 지 석 달이 지나지 않았는데 군 내에서 같은 사건이 재발한 데 대해 충격을 금할 수 없다.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책임자에 대한 엄중한 문책이 있어야 한다. 아직 전모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번 사건은 지난 5월 공군 중사 사망과 흡사하다. 해군 중사는 피해 발생 두 달여 후 극단적 .. 더보기
[여적] 오바마 환갑잔치(210810) 버락 오바마는 역대 미국 대통령 중 다섯 번째로 젊은 나이에 백악관에 입성했다. 취임했을 때 만 47세였다. 8년 뒤인 2017년 퇴임했을 때도 유엔 기준 청년(18~65세)이었다. 한창 일할 나이에 ‘전직 대통령’이 됐지만 현직이 부럽지 않았다. 오바마는 부인 미셸 여사와 함께 강연과 책쓰기로 엄청난 부를 모았다. 뛰어난 사교성을 바탕으로 한 록스타 못지않은 인기 덕분이다. 그렇게 모은 돈은 부동산에 투자했는데, 그중 하나가 매사추세츠주 고급 휴양지인 마서드비니어드섬의 1200만달러짜리 맨션이다. 오바마에게 일생일대의 오점이 될 만한 일이 그곳에서 일어났다. 지난 7일 밤(현지시간) 열린 60번째 생일 파티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춤을 추는 그와 하객들의 모습이 공개됐다. 보안상 이유로 파파라치 접.. 더보기
[사설] 아쉬운 한·미 연합훈련 축소 강행, 절실해진 남북 간 소통(210809) 북한의 반발과 정치권의 공방으로 논란이 돼온 하반기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규모를 축소한 채 예정대로 16일부터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8일 “코로나19 확산 상황 등을 고려해 후반기 지휘소 연습에 참여할 한·미 양측 인원을 모두 줄이기로 했다”면서 “방어와 반격 등 훈련 시나리오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실적 불가피성은 이해하나, 남북 통신선 복원으로 조성된 화해 무드를 감안하면 일정을 조정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이번 훈련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반발과 일정 연기를 둘러싼 정치권 공방으로 논란이 컸다. 김 부부장은 지난 1일 담화에서 “군사연습은 북남관계의 앞길을 더욱 흐리게 할 수 있다”며 남측 결정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남북 통신선을 복원한 지 닷새 만에 북한.. 더보기
[사설] 이상기후와 댐 관리 부실이 수해 빚었다는 정부 보고서(210804) 지난해 8월 집중호우로 섬진강댐 하류, 용담댐·대청댐 하류, 합천댐·남강댐 하류 일대에서 큰 수해가 발생했다. 당시 원인을 두고 댐 관리기관인 수자원공사는 기상청 예보가 빗나가 어쩔 수 없다고 했지만 공사의 관리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컸다. 환경부가 3일 지난해 수해가 기후변화에 따른 이례적인 집중호우와 부실한 댐 관리 등이 빚어낸 것이라는 공식 조사 결과를 내놨다. 천재와 인재가 결합한 재난이라는 지적이지만 방점은 인재라는 데 찍혀 있다. 지난해는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가 두드러진 해였다. 장마는 역대 최장(중부지방 기준)이었고, 강수량도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태풍·호우에 따른 재산·인명 피해는 최근 10년 연평균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집중호우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말에 일리가 없지 않다. 그.. 더보기
[여적] '노 골드' 국가들의 올림픽 도전(210802) 2016년 브하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준 나라가 코소보였다. 발칸반도의 소국 코소보는 20세기 말 유고연방 해체 과정에서 내전의 아픔을 겪은 뒤 우여곡절 끝에 2008년 독립했다. 리우는 코소보의 첫 올림픽 무대였다. 코소보는 겹경사를 맞았다. 첫 금메달까지 딴 것이다. 코소보의 ‘첫 출전 첫 금메달’ 스토리는 ‘국제평화 증진’이라는 올림픽 정신과 맞물리면서 큰 인상을 남겼다. 지난달 23일 개막한 일본 도쿄 올림픽에서도 많은 국가들이 첫 금메달에 도전 중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따르면 도쿄 이전까지 하계올림픽 ‘노 금메달’ 국가는 98개국이나 된다. 나우루나 모나코처럼 인구가 수만명에 불과한 작은 나라뿐만 아니라 방글라데시나 필리핀처럼 1억이 넘는 나라까지 망라돼 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