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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실에서75]권력자 식의 말하기 시대는 끝났다(2017.01.24ㅣ주간경향 1211호) 말은 권력이었다. 고대 도시국가 아테네 민주주의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용어가 있다. 이세고리아와 파레시아다. 이세고리아는 평등한 말하기다. 역사가 헤로도토스가 페르시아전쟁에서 아테네가 승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꼽은 것이 바로 이세고리아다. 참주제, 독재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볼 수 있다. 파레시아는 자유롭게 말하기 또는 진실 말하기다. 철학자 미셸 푸코는 진실, 자유, 비판을 파레시아의 3요소로 꼽았다. 진실을 말하기 위해서는 죽음까지 껴안을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고대 그리스의 말하기 역사는 정치권력이 신에서 영웅(왕)으로, 영웅에서 다시 시민으로 바뀐 것과 같은 궤적을 보인다. 물론 시민은 오늘날의 시민이 아니다. 아테네에서 태어난 남성으로, 여성과 외국인, 노예는 포함되지 않는.. 더보기
[편집실에서74]노란 종이비행기(2017.01.17ㅣ주간경향 1210호) 책꽂이 한쪽 구석에 노란 종이비행기가 놓여 있다. 겉에는 ‘잊지 않기 위해’라고 쓰여 있다. 종이비행기는 왜 거기 있을까. 종이비행기를 펼쳐본다.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2년 전 약속 오늘 다시 되새겨봅니다. 그리고 그 약속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2주기인 오늘 다짐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가만히 있지 않고 행동하겠습니다. 별이 된 모두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그날의 추억이 회한으로 되살아난다. 지난해 4월 16일,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아 뒤늦게 달려갔던 팽목항. 거기에서 아이들에게 보내려고 버스 안에서 꾹 눌러 쓴 편지. 세찬 비바람 탓에 날리지 못하고 품속에 간직한 채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종이비행기. 날릴 수만 있었다면 중력, 추력, 항력, 양력의 원리를 넘어 무한비행으로 천국으로 보낼.. 더보기
[편집실에서73]임금 착취 굴레의 갇힌 삶(2017.01.10ㅣ주간경향 1209호) 확실하지는 않지만 1988~89년 무렵 병장 월급은 1만원이 채 되지 않았던 것 같다. 고맙게도 내가 복무하던 부대는 쥐꼬리만한 월급을 자대 배치 이후 전역 때까지 통장에 차곡차곡 쌓아줬다. 특수부대여서 위험수당이 월급만큼 더해졌다. 27개월 뒤 1989년 봄 제대할 때 30만원가량의 목돈이 든 통장을 받고 기분 좋았던 기억이 새롭다. 28년이 지난 2017년 병장 월급은 스무 배 이상 오른 21만6000원이란다. 격세지감을 느낀다. 어떤 이는 ‘20만원 고지 돌파’에 의미를 두지만 최저임금으로 환산하면 여전히 쥐꼬리 수준이다. 2017년 최저임금은 월급 기준으로 135만2230원이다. 병장 월급은 최저임금의 약 16% 수준에 불과하다. 새삼스럽게 병장 월급 이야기를 꺼낸 것은 이번호 표지이야기 때문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