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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비정규직 차별 없애는 아베의 노동개혁을 주목한다(170331) 일본 정부가 최근 9개 노동개혁안 세부 실행계획을 제시했다. 골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차별을 없애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적용, 시간외 노동 규제, 고령자 취업 촉진 등이다. 아베 신조 내각은 노동개혁안을 2019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관심을 끄는 것은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위한 동일노동 동일임금 적용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업무와 책임, 근속연수 등에 객관적인 차이가 없다면 원칙적으로 기본급과 상여금을 동일하게 지급해야 한다. 만약 차이를 둔다면 기업 측이 그 이유를 의무적으로 설명하도록 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 적용 내용이 나온 것은 지난해 12월 말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이후 3개월 만이다. 그만큼 아베 내각이 비정규직 차별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음을 확인해준다. 아베.. 더보기
[편집실에서83]봄날은 간다(2017.03.28ㅣ주간경향 1219호) 탄핵 선고를 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난 며칠 뒤 인왕산에 올랐다. 불과 일주일 전과 공기부터 달랐다. 봄기운이 만연한 듯했다. 새싹들과 새순들의 아우성에 무거운 머리가 이내 맑아지는 걸 느꼈다. 어느 정도 오르자 청와대가 한눈에 들어왔다. 탄핵 전과 후, 멀리서 바라보는 청와대에 무슨 차이가 있을까마는 주인 없다는 씁쓸함이 상념의 한자락을 불러냈다. 29년 전 88서울올림픽 전후 기간 동안 나는 대전 시가가 내려다 보이는 식장산 정상부에 있었다. 군복무 중이었는데, 정상에 있는 방송사 중계탑 보호가 우리의 임무였다. 반복되는 일상의 무료함을 달래준 것은 대전 시내 야경과 북쪽으로 희끗 보이는 대청호였다. 당시 대청호 그 어딘가에 있을, 가본 적 없는 대통령 별장 청남대를 떠올리며 권력의 무상.. 더보기
[편집실에서82]박근혜 없는 나라(2017.03.21ㅣ주간경향 1218호)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되기 열흘 전쯤부터 불안한 내 마음을 달래준 이들이 있다. 정태춘과 안도현,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그리고 헨리 데이비드 소로였다. 출퇴근버스 안에서 나는 정태춘의 노래 ‘다시 첫 차를 기다리며’를 무한반복해 들었다. “투명한 유리창 햇살 가득한 첫 차를 타고 초록의 그 봄날 언덕길로 가마.” 사람이 없는 곳에서는 이 대목을 흥얼거리기도 했다. 덕수궁 돌담길 한쪽에 자리잡은 설치작품 ‘연탄재 위에 핀 꽃’을 보고는 안도현을 만났다.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냐”는 그의 시구가 떠올라 가슴이 훈훈해졌다. 폴란드 시인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시구 “확실성은 아름답지만 불확실성은 더욱 아름답다”는 고백컨대, 지인이 전해주기 전까지는 몰랐다. ‘첫..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