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에서63]환관 조고와 ‘비선실세’ 최순실(2016.11.01ㅣ주간경향 1199호) BC 210년, 중국 최초의 황제 진시황은 순행지에서 갑자기 죽는다. 권력욕에 사로잡힌 환관 조고는 꾀를 부린다. 진시황의 유지를 숨긴 채 태자 부소 대신 후궁 소생의 어린 호해를 후계자로 세운다. 승상이 된 조고는 스스로 황제가 되고 싶어한다. 모반을 앞둔 그는 신하들을 시험한다. 그는 사슴을 끌고 와 호해 앞에 바치며 말한다. “말입니다.” 호해는 웃으며 말한다. “승상이 틀리지 않았소? 사슴을 말이라 하니 말이오.” 호해가 신하들에게 묻는다. 대답은 갈린다. 목숨을 걸고 직언한 신하들은 죽임을 당했다. 사마천의 ‘진시황본기’에 나오는 내용이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하는 ‘지록위마(指鹿爲馬)’ 사자성어의 유래다. 거짓된 행동으로 윗사람을 농락해 자신이 권력을 휘두른다는 뜻이다. ‘최순실 게이트’를.. 더보기 [편집실에서62]밥 딜런과 블랙리스트(2016.10.25ㅣ주간경향 1198호) 미국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이 반가워 ‘블로잉 인 더 윈드’와 ‘노킹 온 헤븐스 도어’를 모처럼 들었다. 들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그의 수상은 문화예술계 인사 블랙리스트로 시끄러운 우리에게 보낸 경종이 아닐까. 나지막이 읊조리는 그의 목소리와 음미하게 하는 가사가 전하는 메시지는 예나 지금이나 울림이 크다. 중장년층이라면 밥 딜런 노래의 힘을 안다. 블랙리스트 파문이 한창이던 때 날아온 밥 딜런의 수상 소식은 현 정부에는 청천벽력일지 모르지만 평범한 시민들에게는 한 줄기 희망의 빛이 아닐까 싶다. 블랙리스트라는 말 속에는 음침함과 조작, 비겁함과 겁박, 반자유와 반풍자 등이 섞여 있다. 역사적으로 블랙리스트의 부정적 측면을 보여준 대표 사례가 ‘할리우드 블랙리스트’다. 1940.. 더보기 [편집실에서61]‘옥토버 서프라이즈’를 기다리며(2016.10.18ㅣ주간경향 1197호) ‘옥토버 서프라이즈는 없었다’. 최근 외신을 보다 이런 제목에 눈길이 갔다. 무슨 이야기일까 궁금해 뒤져봤다. 이런 내용이었다. 지난 4일 새벽(미국 동부시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지지자들의 시선은 독일 베를린에 쏠렸다. 비리 폭로 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를 설립한 줄리안 어산지가 중대발표를 할 것이라는 소문 때문이었다. 특히 트럼프 지지자와 매체 쪽에서는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결정적으로 불리한 한 방이 될 것이라고 분위기를 띄웠다. ‘옥토버 서프라이즈’는 일부 친트럼프·반클린턴 매체 쪽에서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만든 말이었다. 클린턴과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는 트럼프의 지지자들은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새벽까지 졸리는 눈을 비비며 지켜봤다. 그러나 기대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 더보기 이전 1 ··· 170 171 172 173 174 175 176 ··· 25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