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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실에서15]‘드론 페이퍼’(2015.11.03ㅣ주간경향 1149호) 딴 나라 이야기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이 한창이던 10월 15일, 어쩌면 역사적인 사건이 될지도 모를 문건을 한 미국 인터넷 언론이 폭로했다. ‘드론 페이퍼’. 미국이 무인비행기 드론을 활용해 벌이는 ‘드론 전쟁’에 관한 비밀 문건이다. 보도 언론은 라는 인터넷 매체다. 기억하는가. 2년여 전 에드워드 스노든이 폭로한 국가안보국(NSA) 불법 대량 정보수집을 보도한 언론인 글렌 그린월드를. 어쨌든 가 ‘암살복합체’라는 이름으로 보도한 총 10건의 관련기사는 오바마 행정부 드론 전쟁의 민낯을 보여준다. 암살복합체라는 이름은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이 퇴임연설에서 경고한 ‘군산복합체’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드론 전쟁은 백악관, 중앙정보국(CIA), 국방부, 합동특수전사령부(JSOC) 등이 수행하고.. 더보기
[편집실에서14]지식인의 그릇된 자기확신(2015.10.27ㅣ주간경향 1148호) 에밀 졸라. 진정한 지식인을 말할 때 단골로 꼽히는 프랑스 작가다. 그는 19세기 말 ‘드레퓌스 사건’과 관련해 모두가 침묵을 지키고 있을 때 ‘나는 고발한다’라는 글로 국가 폭력에 맞섰다. 그 결과 그는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데 기여했을 뿐 아니라 진정한 지식인의 표상을 우리에게 심어줬다.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으로 조성된 갈등이 한국 지식인의 역할을 묻고 있다. 전국 역사학과 교수들의 국정교과서 필진 참여 거부 움직임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가운데 눈에 띄는 이가 있다. 국정교과서 편찬의 책임을 진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이다. 역사학계의 원로이자 고려대 사학과 명예교수이기도 한 그는, 말하자면 제자들과 역사학계 후배들로부터 배척당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이 김 위원장으로 하여금 그런 평가를 받게 .. 더보기
[편집실에서13]괴물은 되지 말자(2015.10.20ㅣ주간경향 1147호) 아이들에게 세상은 괴물 천지다. 부모는 물론이고 주변 환경 모두가 괴물이다. 2012년 작고한 미국의 유명한 그림책 작가 모리스 센닥의 대표작 에는 그런 두려움에 가득찬 아이의 모습이 잘 드러나 있다. 어느 날 엄마한테 야단 맞은 맥스는 벌로 저녁을 굶은 채 잠이 든다. 꿈속에서 그는 오히려 무시무시한 괴물들이 사는 나라로 가서 괴물들과 함께 논다. 맥스가 꿈속에서 괴물을 상상하는 것은 현실에서 느끼는 고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들이 자란 뒤 그들이 겪은 고통은 어떤 모습으로 드러날까. ‘일 못하는 사람들 유니온’ 회원 오수경은 이번 호 ‘그래, 나는 일을 못한다’란에 기고한 글(47쪽)에서 영화 를 본 소감을 전하면서 비슷한 질문을 하고 답한다. “사도세자처럼 미치광이가 되거나 견고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