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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 ‘전술핵’ 무기시험에 한·미훈련, 더 절실해진 상황관리(220418)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하에 신형 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7일 보도했다. 북한은 이어 “전술핵운용의 효과성과 화력임무 다각화를 강화하는 데서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고 밝혔다. 군당국은 이번 유도무기의 비행거리가 짧아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 축소형인 것으로 추정했다. 올 들어 13번째 무력시위인 이번 발사에는 이전과 다른 특징이 있다. 앞선 12번의 발사체보다 거리가 짧은 유도무기를 쐈는데, 타격 대상을 한반도 내 그것도 남측의 전방지역으로 제한하고 있다. 특히 조선중앙통신이 ‘전술핵 강화’가 이번 발사의 의의라며 김 위원장이 ‘핵전투 무력’ 강화 지침을 줬다고 소개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번 단거리 전술유도 무기가 소형 핵탄두를 탑재하기 위한.. 더보기
[사설] ‘광주 참사’ 현산 영업정지 푼 법원, 이래서 중대재해 줄겠나(220415)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철거건물 붕괴사고로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이 받은 8개월 영업정지 처분의 집행이 미뤄지게 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는 14일 현산 측에서 ‘서울시가 내린 영업정지 처분을 일시적으로 멈춰달라’며 낸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오는 18일부터 영업정지 예정이던 현산은 당분간 영업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본안소송이 아닌 일시적 처분이기는 하나, 중대재해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할 시기에 잘못된 신호를 주지 않을까 우려된다. 재판부는 “영업정지 처분으로 현산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고, 그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한 (집행정지) 필요가 인정된다”며 “본안소송 1심 선고 후 30일 되는 날까지 집행을 정지한다”고 결정했다. 앞서 서울시는 시민 9명의.. 더보기
[여적] 불량국가(rogue state)(220409) 미국은 적대국을 향해 여러 개의 용어로 지칭했다. 냉전 말기인 1983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소련을 ‘악의 제국(evil empire)’이라고 불렀다. 2년여 뒤 레이건은 테러지원국이라는 의미로 ‘무법국가(outlaw states)’라는 말을 썼다. 미 국무부가 지정한 테러지원국과 일치하진 않았는데, 그가 지목한 것은 이란·리비아·북한·쿠바·니카라과 5개국이었다. 2001년 9·11테러를 겪은 후 조지 W 부시는 북한, 이란, 이라크를 ‘악의 축(exis of evil)’이라고 불렀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중국을 ‘불량배(rogue actor)’라고 칭했다. ‘불량국가(rogue state)’도 빼놓을 수 없다. 자국민에 대한 인권 유린과 테러 지원, 대량살상무기 추.. 더보기
[여적] 마리우폴 봉쇄(220408) 아돌프 히틀러의 나치 독일은 1941년 6월22일 소련을 침공한다. 그해 9월 초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진격한 독일군은 도시를 점령하는 대신 봉쇄를 선택한다. 악명 높은 ‘레닌그라드 봉쇄작전’에 들어간 것이다. 주민들을 굶겨서 항복시키는 전술로, 1944년 1월27일까지 872일 동안 전체 주민의 3분의 1인 100만명이 희생됐다. 기아뿐 아니라 독일군의 계속된 공습과 포격, 괴혈병, 혹독한 추위 등이 주민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굶주림에 지친 주민들은 동물은 물론 의약품과 아교풀, 가죽 등을 먹어가며 연명했다. 심지어 인육을 먹는 비인간적인 행위까지 강요함으로써 군사적 봉쇄작전의 잔혹함을 보여줬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현대판 레닌그라드’로 만들고 있다. 지난달 초.. 더보기
[사설] 러군의 우크라 민간인 집단학살, 용납 안 될 전쟁범죄다(220405)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을 집단학살한 정황이 여럿 확인되고 있다. 민간인 대량학살은 명백한 전쟁범죄로, 절대 용납해서는 안 된다. 러시아군의 반인륜적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며 잔혹 행동을 즉각 중단한 것을 촉구한다. 추가 학살을 막을 국제사회의 행동이 절실하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3일 러시아군으로부터 탈환한 수도 키이우(키예프) 주변 부차 마을에서 민간인 시신 410구를 수습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대변인은 “일부 시신들의 손과 다리가 묶여 있었고 머리 뒤에는 총알구멍이 있었다”고 했다. 민간 인공위성 사진에는 부차의 한 교회 앞마당에 집단매장지로 보이는 길이 14m가량의 구덩이가 포착됐다. 러시아군이 민간인을 집단학살한 증거라고 우크라이나 정부는 주장했다. 러시아군의 학살은 여러 증언을 통해 사실.. 더보기
[여적] 젠더 X(220402) 세상에는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분법으로 구분하기 애매한 사람들이 있다. 신체적으로 남녀 정의에 해당하지 않는 간성(intersex), 성 정체성 면에서 남녀 구분에서 벗어난 논바이너리(non-binary)가 그들이다. 이들은 ‘제3의 성’으로 불린다. 비서구권에서는 수천년 전부터 인정돼왔지만 서구의 경우 1960년대 이후 생물학적 성을 의미하는 섹스와 달리, 후천적인 사회적 성을 의미하는 젠더 개념이 도입되면서 주목받았다. 여권의 성별란(sex)에는 남성(male)은 M, 여성(female)은 F로 표기된다. 성평등이나 젠더평등이라는 용어가 일상화된 지 오래지만 변하지 않는 풍속도다. 2003년 한 호주인의 여권 성별란에 M과 F가 아닌 X 표기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제3의 성인 젠더 X의 존재를 인정한 .. 더보기
[사설] ‘위안부·강제동원’ 지운 일본, 미래는 어떻게 말할 건가(220331) 일본 문부과학성의 교과서 검정 결과 내년부터 고교 2학년 이상이 사용하게 될 역사·정치·지리 교과서에서 일제강점기 조선인의 ‘강제연행’, 일본군 ‘종군위안부’ 표현이 사라졌다. ‘강제연행’ 대신 ‘동원’과 ‘징용’이라는 표현이 쓰이고, ‘종군위안부’는 ‘위안부’로 대체됐다. 반면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주장은 대부분 교과서에 실렸다. 역사 인식의 끝없는 퇴행에 절망한다. 명백한 사실까지 왜곡하면서 어떻게 한국과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이번에 새로 나온 일본 교과서 검정 결과는 역사 왜곡 사례 중 최악이다. ‘일본사 탐구’ 7종 교과서 가운데 유일하게 ‘일본군 위안부’로 서술해왔던 진보 계통의 짓쿄출판마저 일본군을 빼고 ‘위안부’로 표현했다. 표현을 바꾼 이유는 ‘정부의 통일된 .. 더보기
[여적] 바그너그룹(220330) 전장을 누비는 것은 정규군만이 아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도 마찬가지다. 우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국제의용군이 모여들고 있다. 정부 요인과 시설을 보호할 목적으로 합법적으로 계약한 군사그룹도 있다. 이른바 민간군사기업(PMC) 직원으로 불리는 용병이다. 민간인 신분이지만 정부를 대신해 전투도 수행한다. 특수부대(네이비실) 출신의 에릭 프린스가 1996년 설립한 미국의 블랙워터가 대표적이다. 블랙워터(현 아카데미)는 2003년 이라크 침공 당시 중앙정보국(CIA)과 국무부 등 연방정부와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급성장했다. 2007년 수도 바그다드에서 민간인 17명을 총격 살해하는 등 악명도 얻고 있다. 미국에 블랙워터가 있다면 러시아에는 바그너그룹이 있다. 러시아 군정보기관.. 더보기
[사설] 풍계리 실험장 보수하는 북, 7차 핵실험은 안 된다(220329) 북한이 4년 전 폭파한 함북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복구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한·미 군 및 정보당국은 현 복구 속도라면 한 달 안에 실험이 가능한 상태가 될 것으로 본다. 하지만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하면 한반도 긴장은 한꺼번에 최고 수위로 고조된다. 전쟁이 곧 일어날 것 같은 일촉즉발 위기로 치달았던 5년 전으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다. 한·미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중 입구가 폭파된 3번 갱도의 옆구리를 뚫어 새 통로를 내는 공사를 하고 있다. 이 갱도는 북한이 2018년 5월 핵실험 중단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외신기자들을 초청해 폭파했던 3개 갱도 가운데 하나다. 갱도 공사가 끝나면 북한은 7차 핵실험을 위한 모든 조건을 갖추게 된다. 올 들어 빨라지는 북한의 군사적 도발 주기.. 더보기
[사설] ICBM 강대강 대결, 긴밀한 국조공조로 상황 악화 막아야(220326) 북한이 25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전날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해 발사 전 과정을 지도했다며 “용감히 쏘라”는 친필명령서까지 하달했다고 전했다. ICBM 발사가 김 위원장의 의지라고 대놓고 밝힌 것이다. 북·미, 남북 관계가 당분간 강대강 대결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 김 위원장이 이날 “미 제국주의와의 장기적 대결을 철저히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한 발언은 향후 북한이 갈 길을 시사한다. 북한의 ICBM 발사가 장기적으로는 대미 협상력을 높이려는 것일 수 있지만, 당장은 협상 재개보다는 강경 대결로 몰아갈 것임을 내비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우선 지난해 1월 8차 당대회에서 밝힌 시간표대로 전략무기 개발을 이어갈 가능성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