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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산재 기업 대표들의 국회 청문회 다짐, 실천으로 이어져야(210223) 포스코·GS건설·쿠팡 등 산업재해 다발 제조·건설·택배업 9개사의 대표들이 증인으로 출석한 산재 청문회가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렸다. 국회 상임위가 산재라는 주제로 개최한 첫 청문회인 데다 기업 대표들이 대거 참석해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산재의 원인을 짚고 이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대안을 찾기 위한 생산적인 논의의 장이 되기는 부족했다. 이날 청문회에 나온 기업 대표들은 산재 책임을 묻는 의원들의 지적에 연신 사과하며 산재 예방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의원들은 고압적 태도로 기업 대표들을 몰아세우고, 기업인들은 또 마지 못해 사과하는 풍경이 재연됐다. 처벌 강화 등 법과 제도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산재가 줄지 않는 현실에 대한 구체적인 .. 더보기
[사설] 사법 독립 완수하겠다며 거듭 사과한 김명수 대법원장(210220) 김명수 대법원장이 초유의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 탄핵소추와 그 과정에서 빚어진 거짓 해명 논란에 대해 또다시 고개를 숙였다. 김 대법원장은 19일 법원 내부통신망에 ‘국민과 법원 가족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올리고 “현직 법관이 탄핵소추된 일에 안타깝고 무거운 마음을 금할 수 없고 국민들께 송구하다”고 밝혔다. 그는 거짓 해명 논란에 대해서도 “여러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저의 부주의한 답변으로 큰 실망과 걱정을 끼쳐드린 점에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두 사안이 터진 지난 4일에 이어 두 번째 공개 사과를 한 것이다. 대법원장의 거듭된 사과는 임 부장판사와의 탄핵 공방이 야기한 사법부 위기를 보여준다. 무엇보다 그 위기는 지난해 5월 정치권 탄핵 논의 등을 언급하며 임 부장판사의 사표를.. 더보기
[여적] 신진 재벌의 기부(210219) 기부의 선구자 빌 게이츠 부부와 워런 버핏이 2010년 만든 ‘더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는 억만장자들의 자선클럽이다. 자산은 10억달러(1조1000억원)가 넘어야 가입할 수 있고, 가입자는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해야 한다. 기부는 살아 있는 동안에 해도 되고 사후에 할 수도 있다. 그동안 24개국에서 모두 218명이 이 클럽에 가입했다. 지난해 3월 기준 포브스 선정 세계 억만장자(2095명) 비율로 보면 약 10%에 해당한다. 대표적인 가입자는 최근 세계 최고 부자로 올라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를 비롯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래리 엘리슨 오러클 회장 등이다. 세계 2위 부자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가입하지 않고 있다. 돈이 많다고 누구나 가입하는 게 .. 더보기
[여적] 빌 게이츠의 원전(210216) 빌 게이츠(66)는 워낙에도 혁신가이지만 최근 그 면모를 두드러지게 한 것이 기후변화 대처를 위한 청정기술 개발 투자다. 지난 15년간 사비 20억달러를 쏟아부었다. 그중에서 가장 많은 시간과 돈을 들인 분야가 원자력 발전이다. 그는 원전을 온실가스 배출이 0이 되는 넷제로의 관건이라고 주장한다. 차세대 원자로 개발을 위해 2006년 테라파워라는 회사까지 세웠다. 재생에너지를 추구한다면서 원전을 짓는다니 얼핏 모순처럼 들린다. 테라파워가 개발 중인 ‘나트륨’ 원자로는 열화우라늄을 원료로 쓰는 핵분열 원자로다. 다만 냉각재로는 물 대신 끓는점이 높은 액체 나트륨을 사용한다는 점이 다르다. 최악의 경우에도 폭발하지 않고 방사능 물질이 유출되지 않아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건설 비용도 4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더보기
[사설] “일생의 아픔이었다”는 학교 폭력 피해자들의 절규(210215) 여자배구 국가대표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의 학교 폭력 사건이 설 연휴를 달궜다. 두 선수는 지난해 1월 한국 여자배구의 3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이끈 주역이고 팬도 많아 사회적 충격이 작지 않다. 학폭 논란은 남자배구와 가수 선발무대까지 이어지며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초유의 위기에 빠진 배구계뿐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학폭 문제를 심각히 직시하고 특단의 대책을 세울 때가 됐다.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학폭 논란은 지난 10일 중학교 시절 숙소에서 함께 생활했다는 A씨가 자신을 포함해 최소 4명이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자매는 학폭을 시인하는 성명을 내고 “피해자에게 사죄하고 자숙하고 반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소속사 흥국생명의 대응이 불만스럽다.. 더보기
[경향의 눈17] 북극마을에서 하계올림픽을 열자고?(210211) 한 편의 짧은 동영상을 소개한다. 2분30초짜리다. 제목은 ‘살라 2032(Salla 2032)’다. 한 남성이 선크림을 바른 뒤 얼어붙은 폭포에서 스노보드를 탄다. 아이스크림을 손에 든 다른 남성은 차가운 호수 속으로 들어간다. 두 여성은 눈발이 날리는 속에서 배구를 한다…. 살라는 북위 66도가 넘는 북극권 핀란드에 있는 마을이다. 인구는 3000여명에 불과하다. 자칭 세계에서 가장 추운 마을답게 연평균 기온은 영하 0.4도다. 그런 살라가 2032년 하계올림픽 유치 신청을 하려 한단다. 북극권에서 하계올림픽이라니. 말도 안 된다. 살라가 하계올림픽을 신청하려는 목적은 다른 데 있다.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서다. 지금 추세라면 11년 뒤 살라에서 눈과 얼음을 보기 힘들지도 모른다. 그래.. 더보기
[사설] “하루만 일하고 싶다”며 부산서 400㎞를 걸어온 김진숙(210206)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복직을 위한 ‘희망뚜벅이’ 행진이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김 위원은 60세 정년을 하루 앞둔 지난해 12월30일 부산에서 청와대를 향해 첫걸음을 내디뎠다. 32일째인 5일 안양까지 400여㎞를 걸어온 그는 7일 목적지에 도착한다. 각계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그의 복직 투쟁은 35년간 그랬던 것처럼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 김 위원의 복직 투쟁은 눈물겹다. 1981년 대한조선공사(한진중공업 전신)에 첫 여성 용접공으로 입사했지만 1986년 노조 활동과 인사이동 불응을 이유로 해고됐다. 35년을 해고노동자로 사는 동안 대공분실에 세 번이나 끌려갔고, 징역살이도 두 번이나 하는 고초를 겪었다. 2009년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돼 복직의 길이 열렸지만 .. 더보기
[여적] 베이조스의 조기 퇴진(210204)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설립자(66)는 세 번의 은퇴를 선언했다. 2000년 1월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났다. MS를 설립한 지 20년 만으로, 당시 게이츠의 나이는 불과 45세였다. 2014년 2월엔 MS 회장직을, 2020년 3월엔 MS와 버크셔 해서웨이 이사 자리까지 내놨다. 게이츠가 은퇴를 선언한 가장 큰 이유는 자선활동에 전념하기 위해서였다. 이후 그는 부인과 함께 만든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통해 보건과 국제개발, 교육, 기후변화 같은 전 지구적 과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스티브 잡스 애플 공동설립자(2011년 사망)는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렸다. 그의 성공에는 뼈아픈 실패의 경험이 녹아 있다. 잡스는 애플 설립 10년 만에 넥스트라는 새로운 회사를 차렸다. 그러나.. 더보기
[여적] 취임식 시 낭송(210130) 마야 앤젤루(1928~2014)는 미국 흑인 여성의 희망의 상징이다. 시인, 배우, 전기작가, 인권운동가 등으로서 그가 미 문화 전반에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 많은 미국인이 그를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는다. ‘흑인 여성의 계관시인’으로 불리는 그의 명성에 날개를 달아준 행사가 1993년 빌 클린턴 대통령 취임식이다. 그는 축시 ‘아침의 고동(鼓動)에 관해’를 낭독했는데, 낭독 시 앨범은 이듬해 그래미상을 안겼다. 유엔 창설 50주년 때는 축시를 낭독하는 영예를 누렸다. 그로부터 28년 뒤 앤젤루의 길을 걷는 흑인 여성 시인이 혜성처럼 등장했다. 지난 20일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서 통합과 치유의 메시지를 담은 시 ‘우리가 오르는 언덕’을 낭독한 23세의 어맨다 고먼이다. 노란색 옷에 빨간 머리띠를 .. 더보기
[사설] 엿새 만에 택배노조 파업 선언, 회사는 합의 충실히 이행하라(210128) 택배노조가 27일 택배사들의 합의 위반을 이유로 29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가 택배 분류작업을 택배사가 전담하기로 합의한 지 엿새 만이다. 당사자들이 양보와 타협으로 힘들게 이룬 합의가 무산 위기에 놓여 안타깝다. 설연휴를 앞두고 총파업에 따른 택배대란은 피해야 한다. 택배노조는 사회적 합의 이후에도 택배 현장이 달라지지 않은 점을 총파업 이유로 들며 택배사에 즉각적인 합의 이행을 촉구했다. 택배사와 노조는 지난 21일 사회적 합의기구의 과로사 대책 1차 합의문에서 ‘분류작업의 비용과 책임을 회사가 진다’고 합의한 바 있다. 이에 택배회사들은 설연휴 전까지 6000명을 분류작업에 투입하기로 하고 4800명을 지금까지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합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