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여적] ‘돼지 같다’는 비유(210320) 2008년 미국 대선 두 달 전, 난데없이 ‘돼지 립스틱’ 논란이 벌어졌다.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돼지 입술에 립스틱을 발라도 돼지는 돼지”라고 한 말이 발단이었다. 공화당은 첫 여성 부통령 후보 세라 페일린을 겨냥한 성차별적 비방이라며 발끈했다. 페일린은 며칠 전 수락연설에서 자신을 자식 뒷바라지에 여념 없는 하키맘에 비유하며 “하키맘과 투견의 차이는 립스틱을 발랐다는 것”이라고 했다. 오바마는 공화당 후보 존 매케인이 강조하는 ‘변화’가 소용없다는 의미로 사용했다며 사과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매케인도 한 해 전 민주당 경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의 건강보험 계획을 비판하면서 똑같은 비유를 했기 때문이다. 미 정가에서 자주 쓰이는 ‘돼지 입술에 립스틱’이라는 표현은 .. 더보기 [사설] 아시아인 혐오 심각성 경고한 미 애틀란타 한인 피격 사망(210319)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 일대에서 20대 백인 남성의 연쇄 총격으로 한국계 여성 4명을 포함해 8명이 사망했다. 범죄의 성격을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희생자 중 6명이 아시아계 여성이라는 점에서 특정 인종과 젠더를 겨냥한 인종차별적 혐오범죄일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아시아계를 겨냥한 혐오범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한국인이 대거 희생된 참극이 일어나 우려를 더하고 있다. 용의자가 페이스북에 중국에 대한 반감을 담은 글을 남긴 것을 보면 이번 사건은 혐오범죄일 가능성이 높다. 현지 언론과 정치권도 혐오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명했다. 그런데 현지 경찰은 초동수사 결과 용의자가 성중독 유혹을 제거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혐오범죄 가능성을 축소하는 듯한 태도.. 더보기 [사설]유엔 등 국제사회 개입 실패에 커지는 미얀마 유혈참극(210316) 미얀마 쿠데타 사태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지난달 1일 쿠데타 이후 최악의 유혈사태를 보인 전날에 이어 15일에도 군경의 무차별 총격으로 사상자가 속출했다. 누적 사망자는 100명을 넘어섰다. 국제사회가 수수방관하는 사이, 희생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군부는 인터넷을 차단하고, 양곤 일부에 내린 계엄령을 양곤 이외 지역으로도 확대하며 진압 수위를 높이고 있어 미얀마는 걷잡을 수 없는 유혈참극에 빠져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태가 더 악화되기 전에 군부의 탄압을 막기 위한 국제사회 개입이 시급하다. 사태가 악화된 책임은 물론 쿠데타로 민주정부를 전복하고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하는 미얀마 군부에 있다. 하지만 국제사회 또한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쿠데타 이후 국제사회는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상.. 더보기 [여적] 샤를리 에브도의 '도발'(210315) 정치만평의 생명은 풍자다. 그래서 만평 속 정치인은 사실과 달리 우스꽝스럽게 묘사되거나 과장되기 일쑤다. 한 컷의 만평엔 촌철살인하는 신랄한 비판이 담겨 있어 독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준다. 반대로 논란을 불러 지면(온라인)에서 사라지기도 한다. 2019년 4월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다룬 뉴욕타임스의 정치만평이 그랬다. 트럼프를 유대인 모자 야물크를 쓴 ‘맹인’에, 네타냐후 총리를 안내견에 빗댄 내용이었다. 반유대적이라는 항의가 쏟아지자 그해 7월1일자부터 정치만평을 없앴다. 프랑스의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는 이슬람 창시자인 무함마드 조롱 만평으로 유명하다. 무슬림은 무함마드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하는 걸 신성모독으로 여기며 금기시한다. 그럼에도 2006년 2.. 더보기 [경향의 눈18] 바이든, 군사 개입 백지수표 AUMF(무력사용권한)를 폐기하라(210311) 지난달 25일 미국이 시리아 내 친이란 민병대 시설을 공습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첫 군사작전이었다. 앞서 있었던 일련의 이라크 내 미군 기지 공격에 대한 보복이었다. 2001년 10월 아프가니스탄 침공 이후 미국과 연합군이 하루 평균 46차례씩 감행한 수십만 건의 공습 중 하나였지만 관심이 집중됐다. ‘미국이 돌아왔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바이든의 약속과 배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안에서도 비난이 쏟아졌다. 바이든은 군사작전 감행 근거로 자위권을 보장한 유엔헌장(51조)을 내세웠다. 하지만 더 확실한 근거가 있었지만 들먹이지 않았다. 바로 ‘무력사용권한(AUMF)’이라는 법이다. 이 법은 2001년 9·11 테러 일주일 뒤 발효됐다. 이 법의 핵심 조항은 미 역사상 가장 위험한 문장으로 .. 더보기 [여적] 룰라의 귀환(210310) ‘좌파의 아이콘, 노동자의 대통령,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정치인 그리고 부패한 정치인.’ 그의 이름 뒤에는 많은 수식어가 따른다. 21세기 첫 10년을 지배한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76)의 이력에는 질곡의 브라질 현대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가난이 구두닦이 룰라를 노조활동에 눈뜨게 했고, 노조지도자가 되어서 군부독재에 맞선 경험은 그를 정치인으로 거듭나게 했다. 3전4기 끝에 2002년 대통령에 당선된 그는 ‘보우사 파밀리아’ 같은 빈곤층 보호정책을 대대적으로 펼쳐 세계적인 정치인으로 도약했다. 퇴임 직전 지지율 87%만큼 그의 8년 집권을 잘 보여주는 척도는 없을 터이다. 그런 그가 퇴임 8년 뒤 감방에 있을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룰라의 발목을 잡은 것은 부패였다. ‘세차작전.. 더보기 [사설] ‘세슘 우럭’ 수입규제가 편견이라는 일본의 적반하장(210306) 일본 정부가 자국산 농수산물 수입규제를 해제할 것을 한국에 요구했다. 히라사와 가쓰에이 부흥상은 동일본대지진 10주년을 앞두고 4일 한국 언론과 진행한 간담회에서 “안전성에 문제가 없음에도 후쿠시마산이라는 이유만으로 소비자가 심리적 불안감에서 기피하는 경우도 있다”며 한국을 직접 언급했다. 부흥상의 주장은 정부의 수입 금지 조치가 감정적으로 이뤄졌다고도 해석될 수 있다. 한마디로 적반하장이다. 불과 열흘 전 NHK는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잡힌 우럭(조피볼락)에서 기준치 5배 이상을 초과한 방사성물질 세슘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세슘 우럭’은 전량 폐기됐지만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방출 계획으로 높아진 일본산 농수산물에 대한 안전성 우려에 기름을 붓기 충분했다. 후쿠시마산 수산물은 일본 내에서도 평균.. 더보기 [여적] 미국발 코로나 부유세(210303) 세계적인 부자 워런 버핏은 대표적인 부자증세론자다. 그가 2011년 8월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소득세율이 비서보다도 더 낮다”며 부자증세를 요구한 이야기는 유명하다. 2010년 그가 낸 소득세는 약 694만달러였지만 소득세율(17.4%)은 직원 20명의 평균(36%)보다 크게 낮았다. 그보다 70년 전 미국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제안으로 2만5000달러가 넘는 부분에 90%가 넘는 소득세를 부과하기도 했다. 부유세는 부자증세와 결이 다르다. 부과 대상이 이른바 슈퍼부자이며, 기준은 소득이 아닌 순자산이다. 미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런과 버니 샌더스는 대표적인 부유세 옹호론자다. 두 사람은 지난해 대선의 민주당 경선 후보로 나서며 서로 경쟁하듯 부유세안을 내놨다. 워런안은 5000만~10억달.. 더보기 [여적] 밀크티 동맹(210302) 19세기 영국과 청나라 간 아편전쟁의 도화선이 된 것은 차(茶)였다. 당시 영국에서는 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청으로부터 차를 사들일 결제대금 은이 절대 부족했다. 그래서 영국이 고안한 것이 인도를 끼워넣은 ‘삼각무역’이었다. 대중국 무역 독점권을 가진 동인도회사가 영국의 모직물을 인도에 수출하면, 인도는 중국에 아편을 수출하고, 그 대가로 영국이 차를 가져오는 식이다. ‘차의 정치경제학’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차가 다시 국제정치의 중심에 섰다. 태국과 중국 간 소셜미디어(SNS) 전쟁이 계기였다. 태국의 한 유명인이 트위터에 홍콩을 국가로 묘사한 이미지를 올린 것이 발단이었다. 중국 누리꾼들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무시한 처사라며 강력 반발했다. 급기야 두 나라 간 갈등에 .. 더보기 [여적] K주사기의 힘(210301) 의약품을 인체에 주입할 때 사용하는 의료기기가 주사기다. 몸통과 피스톤(밀대), 주삿바늘로 구성되지만 그 속에 놀라운 과학이 숨어 있다. 주사를 하더라도 피스톤과 주삿바늘 사이에 미량의 약물이 남을 수밖에 없다. 흔히 죽은 공간(Dead Space)이라고 부르는 곳이다. 이 죽은 공간을 획기적으로 없앨 수 있다면 버리는 주사액이 줄고 접종 횟수를 늘릴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온 것이 최소잔여형(Low Dead Space·LDS) 주사기다. LDS 주사기는 그동안 투약 비용이 비싼 불임치료나 암치료에 주로 사용됐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면서 한국에서 만든 이 주사기가 또 다른 ‘게임 체인저’로 떠올랐다. 국내에서 접종 중인 화이자 및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병당 접종 권고 인원이 각각 6명과.. 더보기 이전 1 ··· 20 21 22 23 24 25 26 ··· 7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