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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바이든의 '유리천장' 깨기(201202) 지난 3월8일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유리천장 지수(Glass-ceiling index)’ 순위에서 미국은 29개국 가운데 22위였다. 1위는 아이슬란드였다.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북유럽 3국이 그 뒤를 이었다. 이 지수는 고등교육을 받은 남녀 비율, 여성의 취업률, 남녀 임금차, 여성 고위직 진출 비율 등 10개 항목을 100점 만점으로 산정한다. 미국은 2016년 대선에서 첫 여성 대선후보(힐러리 클린턴)를 배출했다. 하위권 순위는 일터에 팽배해 있는 남녀 불평등의 심각한 현주소를 보여준다. 클린턴 후보는 4년 전 대선 패배 인정 연설에서 “가장 높고 단단한 유리천장을 깨진 못했지만 언젠가 누군가가 깰 것”이라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지난 8월11일 조 .. 더보기
[여적] '셀프 사면' 꼼수(201128) “대통령은 완전한 사면권을 갖고 있다고 모두가 동의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7월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미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러시아 게이트’로 한창 궁지에 몰렸을 때다. ‘완전한’이란 단어에 주목한 언론과 헌법학자는 권력남용 의혹을 받고 있던 트럼프가 스스로를 사면 대상에 넣으려는 의도로 해석했다. 이렇게 시작된 ‘셀프 사면’ 논란이 트럼프 퇴임 목전에 미 정가의 현안으로 재부상했다. 트럼프는 탈세, 보험사기, 성폭행 의혹 등으로 수사받고 있다. 현직 대통령은 형사소추를 받지 않지만 퇴임하면 보호막은 사라진다. 셀프 사면이 퇴임 후 안전망이 될 수 있지만, 관건은 어느 것 하나 문제가 간단치 않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사면권을 보장한 헌법엔 관련 규정이 없다. 전례도 없다.. 더보기
[사설] 정부, 바이든 외교안보팀의 새 북핵 정책에 준비해야 (201125)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자신의 대외정책을 이끌어갈 외교안보팀 인선 내용을 23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외교 사령탑인 국무장관에는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을 지명했다. 안보 사령탑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는 제이크 설리번 전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을 내정했다. 바이든 당선자는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인물들을 대외정책 책임자에 기용함으로써 국제사회에 동맹 강화와 다자주의 복원이라는 강한 신호를 보낸 것이다. 이처럼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이끌 외교안보 사령탑이 정해짐에 따라 한국 정부도 본격적으로 이들과 소통·대응할 필요성이 커졌다.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는 빌 클린턴·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민주당의 대외정책을 담당해온 인사다. 그는 대외정책에서 미국의 리더십과 관여, 동맹과 국제조약.. 더보기
[여적] 코로나 백신 ‘언행불일치'(201123) 상위 20%가 80%의 부를 가져간다는 ‘80 대 20 법칙’이 있다. 그처럼 보건 분야에도 불평등을 설명하는 용어가 있다. ‘90 대 10 격차’다. 세계의 90%가 감염병 위험에 처해 있지만, 정작 세계 의약품의 90% 이상은 인구의 10%에만 공급된다는 의미다. 2009년 신종플루 사태 때 백신은 부자 나라의 몫이었다. 지난 3월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 이후 이 문제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 국제사회가 손을 맞잡았다. 국제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를 추진한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주도해 2021년까지 ‘참여국 인구 20% 접종’을 목표로 백신 생산·분배에 협력하자는 프로젝트다. 지난 4월 시작돼 10월 말 현재 180여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WHO가 강조하는 ‘백신=공.. 더보기
[사설] 세 번이나 학대 신고 무시된 16개월 입양아의 불쌍한 죽음(201114) 첫돌도 안 된 영아 A양을 입양한 뒤 학대해 생후 16개월 만에 숨지게 한 입양모 B씨가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되는 일이 일어났다. 사건 발생 후 드러난 비정한 모정과 뻔뻔함의 극치를 보면 그의 구속은 너무나 당연하다. 이 사건은 세 차례 학대 의심 신고에도 비극을 막지 못한 아픔을 품고 있고, 사회적 경각심과 재발방지책이 시급하다는 숙제를 남겼다. A양은 지난달 13일 서울 양천구의 한 병원에 온몸에 멍이 든 채 실려온 뒤 짧은 생을 마감했다. 사인은 아동학대를 의심할 만한 ‘외력에 의한 복부 손상’이었다. 문제는 지난 5월 A양이 다니던 어린이집 교사가 멍 자국을, 6월엔 엄마의 지인들이 차 안에 혼자 3시간이나 방치된 것을, 9월엔 소아과 의사가 영양실조를 이유로 세 차례나 아동학대 신고를 했.. 더보기
[여적] 폭스뉴스의 변신(201111) 폭스뉴스는 미국의 시청률 1위 케이블 방송이다. 지난 3일 대선 개표방송에서도 모든 방송사를 통틀어 가장 많은 시청자를 끌어모았다. 보수 성향 폭스뉴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떼려야 뗄 수가 없다. 2016년 그를 대통령으로 만든 1등공신 가운데 하나였다. 트럼프는 2011년 아침 프로그램 에 고정 출연하면서 관계를 맺었다. 사내 성추문을 다룬 영화 의 장본인인 로저 에일스 전 폭스뉴스 회장(2017년 사망) 덕분이었다. 당선 후에는 주요 인사들을 백악관과 행정부에 중용하며 공생관계를 이어갔다. 대표 인사가 앵커 출신인 헤더 나워트 전 국무부 대변인과 해설자 출신인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이다. 폭스뉴스와 백악관 간 ‘회전문 인사’만 20명이 넘는다. ‘국영 TV’라는 비아냥이 나올 만하다. 그런데 .. 더보기
[사설] 승리와 화합 외친 바이든, '탈 트럼프' 시대 닻 오르다(201109)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제46대 미 대통령에 당선됐다. 미 언론들은 7일 밤(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네바다주에서 이긴 바이든 후보가 279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승리를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도 곧바로 대선 승리를 선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에 쐐기를 박고, 바야흐로 ‘바이든 시대’가 시작됐음을 전 세계에 알렸다. 트럼프 집권 4년간 편가르고 군림하려고만 한 미국은 다시 정상화돼야 한다. 국제사회의 오랜 바람을 바이든 당선자가 실현하기를 기대한다. 바이든 당선자는 이날 승리 연설에서 “분열이 아닌 화합을 추구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그는 “전 세계가 미국을 지구의 등대라고 믿는다”며 “미국이 전 세계에서 존경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에 대처하기 위한 전문가 그.. 더보기
[사설] 당선 유력 바이든의 과제와 주목되는 한반도 정책(201106)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5일 오전(현지시간) 현재 바이든은 264명의 선거인단 대의원을 확보, 당선에 필요한 270명을 채우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로써 지난 4년간 세계를 곤혹스럽게 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국정 운영은 퇴장하게 됐다. 바이든은 선거 과정에서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반세계화, 보호무역, 반이민 등과 결별하고 자유주의 국제질서 회복에 나서겠다고 공약했다. 국제사회의 희망대로 바이든이 미국을 정상화하기를 기대한다. 바이든 후보의 첫 번째 과제는 트럼프 대외정책의 전환이다. 핵심은 ‘미국 우선주의’를 종식시키는 것이다. 바이든과 민주당은 트럼프가 훼손한 동맹관계를 재건해 미국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방향의.. 더보기
[경향의 눈14] '혼돈의 79일’ 고어의 길, 후버의 길, 트럼프의 길(201105) '혼돈의 인터레그넘.’ 3일 치러진 미국 대선 이후 상황을 설명하는 데 이보다 적절한 말은 없을 듯하다. 인터레그넘(interregnum)은 ‘정권과 정권 사이’라는 의미다. 역사적으로는 왕이나 교황 등 최고지도자가 없던 기간을 일컫는다. 미국에서는 대선일과 대통령 취임일(1월20일)까지 기간을 말한다. 통상 권력이양이 이뤄진다. 보통 11주 정도 되는데, 이번엔 79일이다. 올해 대선일 밤 풍경은 여느 때와 사뭇 다르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모두 ‘승복’ 대신 ‘승리’를 주장했다. 심지어 트럼프는 우편투표가 사기라는 주장을 펴며 대법원 소송을 공언했다. 박빙의 승부 탓이긴 하지만 패배 시 대선 불복 가능성을 예고하는 불길한 징조가 아닐 수 없다. 최악의 경우 승자 미확정에 따.. 더보기
[사설] 불확실성의 미 대선, 정부는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야(201103) 3일 실시되는 미국 대선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냐,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냐에 따라 미국의 운명은 물론 국제사회의 역학관계가 크게 달라진다. 선거 결과가 한반도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당선자의 정책기조에 따른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 마련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이번 대선의 가장 큰 특징은 선거 결과 예측부터 대선 불복 가능성까지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대선을 하루 앞둔 2일 현지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전국 단위 지지율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대선 승패를 좌우할 일부 경합주에서 트럼프가 막판 맹추격으로 지지율 격차를 좁혀가고 있어 어느 쪽도 승자를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201..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