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편집국에서9] 존 매케인은 영웅인가(180914) 지난 1일 치러진 존 매케인 미국 상원의원의 장례식은 미국 내에서의 그의 위상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그의 시신이 담긴 관은 의회의사당 중앙홀에 안치됐다. 미국 역사상 30명만이 누린 특권이자 명예였다. 국립대성당에서 열린 장례식은 국장을 방불케 했다. 빌 클린턴·조지 W 부시·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앨 고어·딕 체니 전 부통령은 물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참모와 각료 등 유력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말 그대로 여와 야, 진보와 보수, 적과 동지가 따로 없었다. 한 언론인은 ‘레지스탕스 모임’이라고 했다. 참석자들이야말로 미국의 가치와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지도자라는 의미일 터이다. 각계 인사들이 쏟아낸 헌사들을 보면 경이롭기까지 하다. 애국자, 영웅, 자유의 수호자, 평화의 전사…. 지나치지 않나 .. 더보기 [편집국에서8]어느 '기후변화 선지자'의 회한(180810) 서울 올림픽이 열린 1988년은 기후변화에도 의미 있는 해였다. 온실효과, 지구온난화, 기후변화 같은 용어가 그해 본격적으로 대중의 뇌리에 각인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해 6월23일, 기후변화의 새 역사가 쓰였다. 40대 후반의 한 과학자가 그날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 역사적인 증언을 했다. “지구온난화가 이산화탄소와 다른 온실가스에 의해 강화된다고 99% 확신할 수 있다.” 그의 증언은 이튿날 ‘지구온난화는 시작됐다’는 제목으로 뉴욕타임스 1면 머리기사를 장식했다. 기후변화가 언론에 처음 대서특필된 순간이었다. 향후 가열되는 기후변화 논쟁의 예고탄이기도 했지만. 그날의 주인공은 훗날 ‘기후변화 선지자’로 불린 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 과학자 제임스 핸슨 박사였다. 당시 핸슨 박사가 말한 핵심은 세.. 더보기 [편집국에서7]'‘저주받은 자들의 항해’ 세인트루이스호의 비극(180706) 1939년 5월27일 새벽 4시. 대서양 횡단 독일 여객선 세인트루이스호는 2주간의 항해 끝에 목적지인 쿠바 아바나 해안에 도착했다. 탑승객 937명은 항구의 불빛을 보고서야 안도했다. 대부분이 나치의 핍박에서 탈출하려는 유대인이었다. 자유를 향한 희망에 부푼 이들은 짐을 꾸리고 하선 준비를 했다. 배에 올라온 쿠바 관리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피어났다. 하지만 희망은 곧 절망으로 변했다. 당시 6살이던 제럴드 그랜스턴은 쿠바 관리들이 외치는 “마냐나, 마냐나” 말만 반복해 들었다고 회고했다. “내일” 또는 “언젠가는”을 뜻하는 낙관적인 이 말은 배반의 단어가 됐다. 6살 소년조차도 이 말의 뜻을 알아차렸다. 배의 입항 및 승객의 하선 금지임을. ‘저주받은 자들의 항해’로 불리는 세인트루이스호의 비극은 5월.. 더보기 [편집국에서6]김영철의 뉴욕행, 조지 슐츠의 모스크바행(180601)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미국 뉴욕으로 날아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만났다. 역사적인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불과 13일 앞두고서다. 세 번째 만남이지만 그 의미는 앞의 두 번과 비교가 안된다. 만남 자체가 회담의 청신호다. ‘회담이 성사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을 없애는 쐐기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예상 밖의 기대감까지 일게 한다. 33년 전 미·소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1985년 11월4일 조지 슐츠 미 국무장관은 모스크바로 날아갔다. 회담을 꼭 보름 앞둔 때였다. 로널드 레이건과 미하일 고르바초프(고르비)는 11월19~2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정상회담을 하기로 합의한 터였다. 슐츠는 왜 모스크바로 날아갔을까. 1985년 미·소 정상회담은 .. 더보기 [편집국에서5]체임벌린의 시간, 문재인의 시간(180427) 남북이 ‘3·5합의’를 이끌어내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성과를 깎아내리는 데 바빴다. 그는 3월7일 페이스북에 “남북회담 합의문을 보니 1938년 뮌헨회담을 연상시킨다. 당시 영국 체임벌린 총리는 히틀러의 수데테란트 합병을 승인해주고 유럽 평화를 이룩했다고 했지만, 이는 히틀러의 속임수에 불과했다”고 썼다. 28일에는 “문재인 정권의 위장평화쇼”라고 했다. 홍 대표가 남북 합의를 “속임수”와 “위장평화쇼”라고 평가절하하는 이유는 문 대통령에게 ‘체임벌린 이미지’를 씌우기 위함이다.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까지 열리니, 안보를 강조해온 보수 야당으로서는 좌불안석일 터이다. 더욱이 두 회담에서 정전협정을 종전협정 등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결과가 나오는 일은 상상조차하기 싫을 법하다. 홍 대표가.. 더보기 [편집국에서4] 또 하나의 워싱턴대행진((180323) 지난 13일 미국 수도 워싱턴 의회의사당 앞 잔디밭에 신발 7000켤레가 놓였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헝가리 파시스트에 의해 죽은 유대인을 추모하기 위해 수도 부다페스트 다뉴브 강변에 설치된 신발 조각을 연상케 했다. 그런데 신발 숫자가 60켤레인 헝가리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많다. 누구를 추모하려는 퍼포먼스일까. 7000이라는 숫자는 무엇일까. 사실을 알고는 말문이 막혔다. 2012년 12월14일 코네티컷주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참사 이후 숨진 어린이 숫자였다. 믿기지 않았다. 어떻게 5년 동안 어린이 7000명이 총기로 숨진단 말인가. 1년에 1300명꼴이다. 하루에 3~4명이 총기에 희생됐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조사니 믿지 않을 수 없다. 사실 놀랄 일도 아니다. 자고 일어나면 총기사고가.. 더보기 [편집국에서3]되살아나는 둠스데이 악몽(180209) 미국과 옛소련 간 냉전이 한창일 때 ‘둠스데이 머신(Doomsday Machine)’이라는 게 있었다. 핵전쟁으로, 말 그대로 인류 파멸의 날이 왔을 때 작동하게 만든 행동 프로그램이다. 예컨대 미국이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쏴 옛소련을 궤멸시키면 옛소련의 둠스데이 머신 ‘죽음의 손(Dead Hand)’ 프로그램이 가동된다. 남은 옛소련의 핵미사일이 미국으로 향하게 되는 것이다. 반대의 경우 미국의 둠스데이 머신이 작동한다. 문제는 실제로 작동하면 되돌릴 수 없다는 점이다. 상상만 해도 소름 끼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다행히도 1945년 8월 인류의 첫 원자폭탄 투하 이후 70여년간 둠스데이는 오지 않았다. 물론 아찔한 순간은 있었다. 로널드 레이건 미 행정부가 군비경쟁에 한창 열.. 더보기 [편집국에서2]트럼프의 ‘왝 더 독’ 전략(180105) “나보고 전쟁을 조작하라고?” “아니, 실제 전쟁이 아니라 ‘전쟁 쇼’ 말이야.” 재선을 위한 대선을 10여일 앞둔 미국 백악관에 비상이 걸린다. 대통령의 여학생 성추행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언론은 이미 냄새를 맡은 상태다. 상대 후보에 앞서고 있지만 곧 역전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여론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일이다. 백악관은 그 방면의 최고인 스핀닥터를 고용한다. 스핀닥터는 정치홍보전문가를 말한다. 그는 할리우드 유명 제작자와 손잡고 가짜 전쟁을 만들어낸다. ‘전쟁 쇼’는 위력을 발휘한다. 대통령의 성추문 뉴스는 뒷전이고, 대통령은 재선된다. 1997년에 제작된 미국 블랙코미디 영화 줄거리다. 영화 제목 ‘왝 더 독’은 개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뜻이다. 주객전도.. 더보기 [편집국에서1]미투 그리고 앨라배마(171201) 지난 11월29일 아침(현지시간), 미국 NBC방송의 간판 앵커 맷 라우어(60)의 해고 소식이 전해졌다. ‘부적절한 성적 행동’을 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라우어는 1952년 시작된 NBC 아침 뉴스·토크쇼 를 21년 가까이 이끈 최장수 진행자였다. 그날 방송 첫머리에 동료의 해고 소식을 전해야만 했던 여성 공동 진행자의 표정이 잊혀지지 않는다. 믿고 의지했던 동료가 성추행범이라는 사실이 얼마나 당혹스러운 일인지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라우어는 지난 10월 중순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행 폭로를 계기로 시작된 ‘미투(나도 당했다)’ 캠페인으로 몰락한 유명인 중 한 명일 뿐이다. 자고 나면 두툼해지는 성추행범 명단에 눈에 띄는 인물이 있다.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93)이다.. 더보기 [사설]세월호 미수습자를 가슴에 묻으며 다짐해야 할 것(171120) 세월호 미수습자 5명이 마침내 하늘나라로 갔다. 단원고 2학년 학생 남현철·박영인군, 단원고 교사 양승진 선생님, 권재근씨·혁규군 부자에 대한 장례절차가 20일 오전 발인을 마지막으로 끝났다. 참사 발생 1315일 만이다. 유해조차 찾지 못한 채 사랑하는 이를 가슴에 묻어야 하는 유가족의 비통한 심정을 어찌 헤아릴 수 있을까. 삼가 미수습자 5인의 명복을 빈다. 미수습자 5인에 대한 장례가 끝났다고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가 끝난 것은 아니다. 유가족들은 앞으로 더 긴 세월을 절절한 그리움과 고통 속에 살아가야 한다. 참사가 남긴 과제는 여전히 미완의 상태로 남아 있다. 이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야말로 살아남은 자들의 도리이자 의무다. 세월호 참사가 남긴 가장 큰 숙제는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 더보기 이전 1 ··· 37 38 39 40 41 42 43 ··· 75 다음